국내 30만명분 마약 유통한 '조선족' 조직 일망타진[영상]

정세진 기자 2023. 10. 2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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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중국에 체류하는 총책의 지시를 받아 한국에 마약류를 밀수입·유통한 조선족 조직원들을 검거했다.

경찰은 A씨가 캄보디아, 미국, 나이지리아, 필리핀, 태국, 중국 등에서 활동하는 마약 공급책과 연계해 국내에 다량의 마약류를 밀반입해 유통할 목적으로 자신과 가까운 친인척과 지인 등 조선족으로 조직을 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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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체류 총책 A씨 지시를 받은 국내 조직원들이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을 거넨 받는 장면. 필로폰 1kg을 보관해두라는 지시를 받은 남성이 쇼핑백에 담긴 필로폰을 건네 받고 있다. /영상=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이 중국에 체류하는 총책의 지시를 받아 한국에 마약류를 밀수입·유통한 조선족 조직원들을 검거했다. 이들은 미국, 필리핀, 캄보디아 등 해외 총책과 연계해 국내에 대량의 마약을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중국에 있는 조선족 40대 남성 A씨 지시를 받아 국내 마약을 밀수입한 1명과, 유통책 8명(조선족), 매수자와 투약자 등 28명을 검거하고 이중 8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특정한 해외 체류 총책 2명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필로폰(메스암페타민) 9㎏를 압수해 국내 유통을 차단했다. 이는 시가 300억원 상당으로 3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조선족 수도권 필로폰 유통사건 개요도. /사진=서울경찰청


경찰은 A씨가 캄보디아, 미국, 나이지리아, 필리핀, 태국, 중국 등에서 활동하는 마약 공급책과 연계해 국내에 다량의 마약류를 밀반입해 유통할 목적으로 자신과 가까운 친인척과 지인 등 조선족으로 조직을 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와 연계된 공급책 중에는 지난 4월 서울 강남의 학원가에서 발생한 강남 마약사건의 총책도 포함돼 있다.

경찰은 지난해말 조선족(재한중국동포)로 구성된 마약류 판매책들이 수도권 일대서 필로폰을 대량 유통하고 있다는 첩보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첨보 내용 확인을 위해 경찰 수사관이 이들 조직과 위장거래를 하는 한편 CC(폐쇄회로)TV 분석 등을 통해 일면 '드랍퍼'라 불리는 말단 배달책을 검거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 유통책과 매수자, 투약자를 순차적으로 붙잡았다.

서울경찰청이 중국 내 총책 A씨 지시를 받고 국내에 마약류를 유통하려면 피의자들로부터 압수한 증거물. /사진=서울경찰청


경찰이 검거한 국내 유통책들이 A씨 지시를 받아 범죄를 실행했다고 진술하면서 A씨 인적사항을 특정해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이어 국내 유통조직 배달책에게 마약류를 밀수입책 B씨도 특정했다. B씨는 필리핀에 체류하는 밀수입 총책 C씨 지시를 받아 3회에 걸쳐 소지품과 속옷에 필로폰을 숨겨 밀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19년4월 한국법원에서 필로폰 수수 등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중국으로 강제 추방된 전과가 있다. A씨는 국내에 체류할 당시 국내 마약유통 시장에 대해서 상세히 알게됐고 자신이 직접 마약류를 유통하기 위해 친인척과 고향 지인 등으로 점조직 형태의 조선족 범죄집단을 결성했다. 그는 자신의 부인과 처조카 등과 함께 신뢰할 수 있는 조직원을 국내 유통 조직원으로 구성했다.

드라마 '수리남'에서 한국에 마약유통을 시도하는 마약상 전요환 역할을 맡은 황정민.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음. /사진=넷플릭스


경찰은 A씨가 구성한 조직이 단순 마약류 유통사건의 상·하선이 아닌 마약류 범죄를 목적으로 한 조직이라고 판단해 형법 제 114조 '범죄집단 구성 및 가입·활동'죄로 추가 의율했다.

수사팀이 검거한 피의자 진술과 확보한 정보에 따르면 A씨는 대량 마약류 확보를 위해 6개국 (캄보디아·나이지리아·태국·미국·중국·필리핀) 밀수입 총책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이들로부터 마약류를 구매한 것으로 파악된다. 구매 대금은 위챗페이 등으로 지급해 자금추적을 어렵게 했다.

A씨가 거래한 미국인 마약 총책의 경우 미국 사법당국이 멕시코 카르텔과 연계된 것으로 보고 주요 인물로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체류국 현지 법집행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한 국제공조수사를 실시해 범인들의 신병을 조속히 확보, 국내법상 엄중하게 사법처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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