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와 예술을 보러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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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와 예술을 보러 가다'는 저자인 가와우치 아리오가 선천적 전맹인 시라토리 겐지와 함께 일본 각지의 미술관을 방문하여 다양한 작품을 감상한 기록을 담았다.
예술, 사회, 인간, 장애, 정상성에 관한 통념을 뒤흔드는 이 책은 일본에서 출간 즉시 화제를 모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제53회 오야 소이치 논픽션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일본의 서점원들이 한 해 동안 최고의 책을 선정하는 2022 서점대상 논픽션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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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미술 작품을 볼까?"
이 책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와 예술을 보러 가다'는 저자인 가와우치 아리오가 선천적 전맹인 시라토리 겐지와 함께 일본 각지의 미술관을 방문하여 다양한 작품을 감상한 기록을 담았다. 저자는 닛타 지로 문학상, 가이코 다케시 논픽션상 등을 수상한 작가다.
시라토리 겐지는 선천적 전맹으로 시각의 기억이 거의 없다. 맹학교를 졸업한 뒤 당연한 듯 안마사 자격증을 취득하지만 ‘맹인 사회밖에 몰라도 괜찮을까?’ 하는 의문을 품고 맹인 답지 않은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된다. 그러다 우연히 다빈치의 작품 전시에 가게 되면서 그의 인생이 달라진다. 미술 관람에 매력을 느낀 그는 한 미술관에 전화해 “눈이 보이지 않지만 작품을 보고 싶습니다.”라고 안내를 요청한다. 그렇게 그의 미술관 방문이 시작됐다.
예술, 사회, 인간, 장애, 정상성에 관한 통념을 뒤흔드는 이 책은 일본에서 출간 즉시 화제를 모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제53회 오야 소이치 논픽션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일본의 서점원들이 한 해 동안 최고의 책을 선정하는 2022 서점대상 논픽션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시각장애인이라고 해도 선천적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과 어느 정도 성장한 다음 실명한 사람은 살아오며 전혀 다른 경험을 했기에 머릿속에 축적된 정보량과 그 내용이 다르게 마련이다. 그래서 사물을 본 경험이 극도로 적은 시라토리 씨가 ‘보는’ 세계는 눈이 보이는 사람, 그리고 중도에 실명한 사람들과 같지 않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지금 내가 눈앞에 두고 있는 컵을 시라토리 씨는 머릿속에서 같은 크기, 색, 형태로 재현하지 못한다. 그는 전혀 다른 상상력을 써서 컵을 ‘본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 ‘눈이 보이는 사람’ 또한 시라토리 씨가 ‘보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139쪽)
예술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냉소와 오만에 저항하는 ‘함께 보기’의 여정이 담긴 이 책은 '다른 존재와 함께한다'는 것은 이 모순투성이 세계를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전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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