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까지 소환…에스엠 주가 두고 한 달간 벌어진 일

오귀환 기자 2023. 10. 2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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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를 두고 하이브와 카카오가 경쟁을 벌이면서 에스엠 주가는 두 달 만에 두 배 넘게 뛰었다.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탓이지만, 이 과정에서 카카오 측의 수상한 행보가 포착됐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카카오가 에스엠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하이브는 같은 달 12일 에스엠 인수 절차 중단을 선언,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보유 지분 전량을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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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에스엠 인수 과정서 시세조종 의혹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구속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를 두고 하이브와 카카오가 경쟁을 벌이면서 에스엠 주가는 두 달 만에 두 배 넘게 뛰었다.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탓이지만, 이 과정에서 카카오 측의 수상한 행보가 포착됐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카카오가 에스엠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하이브의 진정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시작됐다.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게 오는 23일 오전 출석을 통보했다. 앞서 금감원은 시세조종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올해 8월 김 센터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김 센터장의 심복인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지난 19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 에스엠 주가는 7만원대에 머물렀지만, 지난 3월 8일 16만1200원까지 두 배 넘게 치솟았다. 하이브와 카카오가 에스엠 경영권을 두고 다퉜기 때문이다. 통상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면 인수 주체들이 경쟁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가 오르곤 한다.

하이브의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 선언으로 경쟁이 시작됐다. 하이브는 2월 10일 주당 12만원의 공개매수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 전날 종가는 9만8500원으로 공개매수가가 기존 주가 대비 21.82% 높았다. 그러나 주가는 이보다 더 오르며 공개매수 청약 마지막 날인 2월 28일 종가는 12만7600원에 달했다.

급히 오른 주가에 수상함을 느낀 하이브의 진정으로 금감원의 조사가 시작됐다. 하이브는 2월 16일 IBK투자증권 판교점 한 곳에서 의문의 대량 매수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당시 해당 지점엔 에스엠 발행주식의 2.9%에 해당하는 68만2298주에 대한 매수 주문이 몰렸다.

결국 이날 에스엠 주가는 전일 대비 7.58% 오른 13만1900원에 장을 마쳤다. 업계에서는 해당 주문이 카카오 또는 카카오와 연대한 기관 물량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당시 카카오는 부인했다. 이후 대량 매수 주체가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헬리오스 1호 유한회사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국은 카카오와 이들의 관계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 원아시아는 과거 카카오와 여러 차례 거래했던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원아시아는 2021년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VX에 1000억원 투자를 단행했고, 카카오엔터가 최대 주주였던 지적재산권(IP) 마케팅기업 그레이고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또 원아시아의 사모펀드와 헬리오스 1호의 등록 주소는 같은 건물이다. 배 대표는 김태영 원아시아 사장과 과거 CJ그룹 미래전략실에서 함께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매수 청약 마지막 날인 2월 28일에도 대량 매수가 유입됐다. 기타법인이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을 통해 1338억원에 달하는 108만7801주를 사들였다. 이후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이날 각각 66만6941주, 38만7400주를 매수하면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는 실패했다.

이후 카카오는 3월 7일부터 26일까지 주당 15만원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하이브는 같은 달 12일 에스엠 인수 절차 중단을 선언,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보유 지분 전량을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결국 에스엠 주식의 39.87%를 취득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

한편 카카오 측 변호인단은 지난 13일 입장문을 통해 “이 사건은 하이브와의 에스엠 경영권 인수 경쟁 과정에서 지분 확보를 위한 합법적인 장내 주식 매수였고 시세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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