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수소·푸른하늘... 평택시, 청정도시 만들기 [인사이드 경기]

안노연 기자 2023. 10. 2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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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숲 사업, 2019년부터 300만 그루 심어
하천·도로에 바람길 만들어 맑은공기 순환
화석연료 대신 수소 적극적 활용 ‘대기혁명’
인프라 확충… 친환경자동차 보급 가속페달
평택시가 포승읍 일원 서해안 지역에 조성한 녹지공간. 평택시 제공

 

세계질병부담연구(GBD)에 따르면 2019년 최소 700만명이 대기오염으로 조기 사망했다. 지난해 질병관리청의 ‘제1차 기후 보건영향평가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시기 한국도 2만3000명 이상이 초미세먼지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택시는 지난 2018년 하루 평균 미세먼지농도가 ㎥당 51㎍인 일수인 고농도일수가 60일 이상으로 전국 157개 지자체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대기 환경을 개선하고자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평택시가 국도 1호선변에 조성한 바람길숲. 평택시 제공

■ 도시 전체를 숲세권…도시숲 사업

대기환경을 개선하고자 평택시는 우선 도시숲 조성을 시작했다. 환경 정화를 위해 나무를 심는 일은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가장 효과가 잘 입증된 방법이다. 실제 나무 1그루당 연간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악화된 대기질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하기 위해선 더 많은 나무가 필요하다.

시는 무모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도시숲 사업을 추진해 2019년부터 지금까지 나무 약 300만그루를 평택 전역에 심었다. 환경 개선을 위해 도시 외곽에 숲을 조성, 찬 공기를 만든 후 그 공기가 도시 중심으로 흐를 수 있도록 만드는 등 환경 개선을 위한 설계를 반영했다. 하천과 도로 곳곳에도 나무를 심어 바람길을 만들고 공원숲 등 도심 곳곳에 나무를 식재했다.

도시숲 조성 결과 시는 녹색도시 우수사례 미세먼지 차단숲 부문 최우수상, 학교숲 우수사례 활용 사후 관리 분야 우수상, 대한민국 조경대상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 녹색도시 우수사례 도시숲 부문 최우수상, 모범도시숲 ‘도시숲, 생활숲 부문’ 인증 등을 받으며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도시숲 보유 도시가 됐다.

지난해 7월 평택시 포승읍에 준공한 수소생산시설 전경. 평택시 제공

■ 화석연료와 헤어질 결심, 수소생태계 조성

수소생태계 구축도 평택시의 대표 사업 중 하나다. 미세먼지와 탄소 등을 발생시키는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깨끗한 대기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평택시가 구상하는 수소생태계는 수소의 생산과 가공, 유통과 활용까지 모두 아우르는 미래형 도시를 뜻한다. 생태계가 완성되면 평택에서 생산한 수소를 지역 내 주택‧공공시설‧상업시설‧교통‧물류 등 각종 분야에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7월 수소생산시설이 평택시 포승읍에 들어서 수소를 생산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수소생산시설이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조성 중이다. 수소생산시설에서는 유통에 용이한 액화수소를 만들기 위한 가공 작업도 함께 이뤄진다.

수소도시를 만들기 위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국토교통부 공모에서 ‘수소도시 조성사업 대상지’로 뽑혀 확보한 국비 210억원을 바탕으로 교통·산업·주거에 이르기까지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도시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 같은 도시가 완성되면 수소생산시설에서 생산된 수소가 수소 배관으로 도시에 공급되고 공급받은 수소는 건물형 수소연료전지를 거쳐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쓰인다.

평택항도 수소항만으로 새롭게 조성된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평택항 일대의 공기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수소항만이 구축되면 물류트럭, 야드트랙터, 하역장비, 화물기차, 선박 등 항만 물류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가 수소로 바뀐다. 원활한 수소 공급을 위해 평택항 인근 포승산업단지 내에서 수소교통복합기지가 9월부터 운영 중이다.

지난해 9월 평택시는 경기도 최초 수소버스 충전소인 ‘월곡 수소버스 충전소’를 준공했다. 사진은 준공식 기념촬영 모습. 평택시 제공

이미 수소전기차의 원활한 이용을 위해 지역별로 수소충전소도 마련한 상태다.

올해만 수소전기차, 전기승용차, 화물전기차 등 친환경자동차를 약 1천500대 보급했다. 버스 및 물류 트럭과 관련해서도 전기차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9월 수소버스 충전소를 조성한 뒤 수소 시내버스 10대를 현장에 투입해 운영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국내 최초로 수소화물차 상용화를 시작했다.

평택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수소버스와 수소트럭 보급을 추진해 2030년까지 총 850대를 보급할 계획”이라며 “2030년부터는 모든 시내버스를 수소버스 등 친환경 버스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30일 평택시는 롯데글로벌로지스㈜와 ‘친환경화물차 보급 활성화 및 친환경 물류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수소전기화물차(11t) 전달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전달식 모습. 평택시 제공

■ 먼 미래 내다보고 한 걸음씩

이외에도 평택시는 맑은 하늘을 되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의 중유발전기 4기를 액화천연가스(LNG) 연료로 전환하고 당진 현대제철의 소결로 3기를 개선한 일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11월에는 2026년까지 기존 화력발전을 수소에너지발전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을 한국서부발전 및 한국가스공사와 체결한 바 있다.

다만 오랜 기간 탄소배출량이 많은 현재 산업‧물류‧교통 체계를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바꿀 수 없다. 정장선 평택시장이 평택의 환경 개선 사업이 이제 시작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정 시장은 “평택시는 산업단지가 많고, 평택항이 위치하며, 중국과도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다른 지역에 비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평택시는 어느 지자체보다 앞장서서 깨끗한 하늘을 만드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꾸준히 맑은 하늘을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어느 지역 못지않게 깨끗한 환경을 누리는 미래의 평택을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안노연 기자 squidgam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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