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범죄 현장서 바로 차단…경찰, 가상 사격훈련·신형 삼단봉 도입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인 30일 서울 중부경찰서 을지지구대 시뮬레이션 사격장을 찾아 사격 훈련 시연을 참관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경찰이 가상 스크린과 모형탄을 이용해 어디서나 사격 연습을 할 수 있는 '스마트 사격훈련 시스템'을 도입하고 테이저건(전자충격기) 훈련을 확대한다. 경찰관 기동대에도 방검복과 삼단봉을 지급해 흉기 난동 등에 대비하고, 정신질환자를 원활하게 병원에 연계하기 위해 정신 응급 경찰대응팀 센터도 구축한다.

경찰은 이처럼 치안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예산을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시켰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청은 13억원을 투입해 실제 총기의 중량·반동 등 유사한 사격감을 구현하는 스마트 사격훈련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해당 시스템은 '스마트 타깃'이라 불리는 가상 스크린 표적을 설치한 후 모형탄을 활용해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탄 사격장이 없는 90개 경찰서와 전국 지구대에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보급될 예정이다.

전자충격 실사격 훈련을 1인당 연간 2발에서 3발로 늘리기 위해 전년 대비 31억원이 늘어난 93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전자충격기는 범죄 현장에서 즉각적인 대응을 돕고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년 사용 빈도도 늘어난다.

경찰관 기동대에 방검복과 삼단봉 등 흉기 대응 안전 장비를 보급하기 위해 16억원이 투입된다. 기동대는 주로 집회·시위 관리 업무를 수행해 왔지만, 최근 흉기난동과 이상동기범죄에도 투입할 필요성이 커져서다.

내년부터 보급되는 방검복은 기존보다 무게와 안전성 등이 개선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경찰에서 사용하는 방검복은 2.7㎏ 정도지만 신형 방검복은 1.8㎏ 이하로 경량화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정신 응급 경찰대응팀'을 지원하기 위해 5억6900만원의 예산도 투입해 △센터구축 △방검조끼 △삼단봉 △동영상 촬영 장비 등 안전 장비를 구입할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해 10월부터 전국 18개팀, 96명 규모로 정신 응급 경찰대응팀을 전국에 운영하고 있지만 관련 예산이 부족해 정신질환자의 응급입원 등 치료 연계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향후 응급입원 기반 시설이 개선되면 관련 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전문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며 "응급입원에 드는 시간이 단축되고 응급입원 거부 사례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