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개혁' 24개 시나리오 손에 쥔 정부…몇 개로 추리나
목표 달성 시나리오 3개…보험료 15·18%
보험료율 18% 제외하면 시나리오 1개뿐
복지부 "재정계산위 참고, 귀속된 건 아냐"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전문가들의 국민연금 개혁 시나리오가 24개로 늘어나면서 정부가 이를 몇 개로 간추려 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 자문 역할을 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가 지난 19일 복지부에 제출한 최종 보고서에 국민연금 개혁 모수(숫자)개혁 시나리오가 총 24개 제시됐다.
이중 18개는 재정 안정화 방안, 6개는 소득 보장 강화 방안이다.
재정 안정화 방안 18개는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2%, 15%, 18% 중 하나로 올리고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인 수급 개시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66세, 67세, 68세 중 하나로 늘리며,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을 현행보다 0.5%포인트(p), 1%p 상향하는 변수를 뒀다. 각 변수를 모두 조합하면 총 18개 시나리오가 도출된다.
소득 보장 강화 방안 6개 시나리오는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45% 또는 50%로 올리고 보험료율을 현행 9%, 12%, 15%로 올리는 변수를 설정했다. 각 변수를 모두 조합하면 6개 시나리오가 나온다.
현행 국민연금 제도는 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은 2028년까지 40%,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인 수급 개시 연령은 1969년생부터 65세로 조정되는 것으로 정해져있다.
그러나 저출산 고령화 현상 등으로 국민연금 기금 소진이 빨라지고 있는데, 지난 1월 복지부가 발표한 제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시산 결과를 보면 국민연금기금 소진 시점은 2055년으로 제4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시산 때보다 소진 시점이 2년 앞당겨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재정계산위는 재정 목표로 "재정계산기간 중 적립기금이 소진되지 않도록 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지난 9월 열린 '2023년 재정계산 결과를 바탕으로 한 국민연금 제도 개선 방향에 관한 공청회'에서 김용하 재정계산위원장도 현재 20대인 가입자가 기대수명까지 사는 동안 연금 고갈 걱정이 없도록 2093년까지 기금 소진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재정계산위의 목표를 고려하면 총 24개의 시나리오 중에서 상당 부분이 추려지는데, 재정 목표 달성이 가능한 시나리오는 3개 뿐이다.
보험료율을 15%로 올리고 수급 개시 연령을 68세로 올리면서 기금 수익률을 1%p 상향하거나, 보험료율을 18%로 인상하고 수급 개시 연령을 68세로 연장, 보험료율을 18%로 올리고 기금 수익률을 1%p 상향하는 것이다.
이 3개 시나리오 중에서도 재정계산위의 그간 발언을 종합하면 사실상 도출되는 시나리오는 보험료율을 15%로 올리고 수급 개시 연령을 68세로 연장하면서 기금 수익률을 1%p로 상향하는 1개 뿐이다.
김 위원장이 공청회 등을 통해서 보험료율을 18%까지 올리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피력했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해보이는 보험료율 15%, 수급 개시 연령 68세, 기금 수익률 1%p 상향이 이뤄질 경우 국민연금 기금 수지 적자는 2083년부터 발생하지만 재정 추계 기간 마지막 해인 2093년에 적립배율이 8.4배(8.4년치)를 달성하게 된다.
단 정부는 재정계산위원회의 재정 목표가 정부의 목표와 동일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어 국민연금 개혁 방안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스란 복지부 연금정책국장도 지난 20일 국정감사에서 "저희는 재정계산위원회 자문안을 참고하고, 거기에 귀속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안이 늘어날 경우 선택지가 많아져 중론을 모으기 어렵다는 문제점도 발생한다.
문재인 정부 때였던 2018년에도 정부가 4개의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내놨는데 이 때도 정부가 개혁 의지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복지부는 국민연금법에 따라 오는 10월 말까지 국민연금 개혁안인 종합운용계획을 국회에 제출해야 하는데, 이르면 이번 주에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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