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를 위한 대책은
고수온으로 인한 집단 폐사 막을 묘책 주목
본래 차가운 물을 좋아하지만, 산란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수온이 높아진 강으로 들어오는 연어를 위한 ‘무더위 쉼터’가 고안됐다. 연어가 지나가는 강 일부 수역에 차가운 지하수를 흘리는 실험을 한 것인데, 연어의 집단 폐사를 막을 방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캐나다 달하우지대 연구진은 산란을 하려고 대서양에서 캐나다의 강으로 헤엄쳐 들어오는 연어의 생존을 돕기 위해 강 수온을 떨어뜨리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지난주 열린 미국지질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연어는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어종이다. 일반적으로 17도 이하의 물에서 산다. 수온이 20도 이상으로 상승하면 연어는 폐사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강물의 수온이 20도를 훌쩍 넘는 일이 많다. 그런데도 연어는 산란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뜨거워진 강으로 들어오고, 이 때문에 죽는 연어가 많다. 연어 개체 감소는 연어를 먹이로 삼는 곰과 새 등 다른 동물의 생존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진은 강물을 인위적으로 시원하게 만드는 실험을 하고 연어의 움직임을 확인하기로 했다. 올해 7~8월 캐나다 남동부 노바스코샤주의 특정 강을 실험 구역으로 정했다. 연구진은 강에 펌프로 퍼 올린 시원한 지하수를 흘려보냈다. 지하수 수온은 9도였다. 강물 수온은 무려 30도였다.
연구진으로 인해 더운 강 한가운데에 차가운 물길이 흐르는 길이 60m의 냉각 구역이 생겼다. 연어를 위한 ‘무더위 쉼터’가 조성된 셈이다. 실험 기간에 수중 카메라로 물속을 찍자 연어들이 냉각 구역으로 대거 모여드는 현상이 관찰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미국지질학회에 제출한 공식 자료를 통해 “강에 인위적으로 차가운 물을 흘려 연어의 생존을 돕는 계획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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