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수요 못 따라오는 중·대형 공연장 현황...콘서트 대관 전쟁 [N초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최근 K팝, 내한 콘서트 등 공연장 수요가 나날이 늘어가고 있지만, 공연장은 대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중·대형급 공연장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가수 임영웅은 오는 27일부터 11월5일까지 회당 1만명 이상위 관객 수용이 가능한 KSPO 돔(옛 올림픽 체조경기장)을 360도 오픈해 6회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김동률은 지난 7일~15일까지 KSPO 돔에서 6회간 콘서트를 열었다. 아이돌 그룹 NCT 127 오는 11월17일부터 26일까지 같은 공간에서 2주간 6회 공연을 확정 지었다.
지난해 임영웅은 고척 스카이돔에서, NCT 127은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공연을 펼쳤으나 올해는 KSPO 돔으로 규모를 옮겼다. KSPO돔도 대형 공연장이긴 하지만, 회당 관객 수용 규모에선 고척 스카이돔과 올림픽주경기장을 따라가지 못한다.
현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은 지난 8월 말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착공해 사용이 불가능하고, 고척 스카이돔은 스포츠 경기로 인해 대관이 쉽지 않고 12월부터는 내부 수리에 들어간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은 잔디 문제 때문에 사실상 대관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대형 가수들이 일부 특정 공연장으로 몰리는 상황이 됐고, 해외 팝스타들은 월드 투어 일정에서 아예 한국을 빼고 진행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9월 한국을 찾은 포스트 말론은 내한 공연을 서울이 아닌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1전시장에서 열고, 4홀과 5홀을 통합해 3만석 규모로 개최했다. 당시 공연기획사 라이브네이션코리아는 "잠실 주경기장 리모델링, KBO, K리그 경기 스케줄로 인해 대형 공연장 대관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아티스트 측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킨텍스 2개 홀을 합쳐 공연을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음공협) 고기호 부회장은 뉴스1에 "현재 큰 공연장이 없다 보니 도미노처럼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가장 큰 공연장 중 하나인 주경기장이 공사에 들어가다 보니 당장 방탄소년단이 완전체로 공연할 공연장이 없는 것이다, 내한 공연에서도 한국이 패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공연장은 주로 체육 시설을 사용하기 때문에 체육 행사 우선으로 일정이 진행된다. 체육 행사와 국가 행사 등이 일정을 채운 뒤 남은 날짜에 공연 대관을 진행하는 것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연말 공연 일정을 잡기 위해 연초부터 일찌감치 대관 신청을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류호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은 지난 10일 국정감사에서 "상반기에 올해 대관 예약이 다 끝났고, 심지어 장소 부족으로 대관 경쟁이 심해져 웃돈을 주고 대관을 넘기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고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체육 시설에서 공연장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문화 행사를 할 기반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라면서도 "그런데 문화 행사로 더 많이 이용되고 있고, 대관료도 제일 많이 내지만 정작 잠실 복합 개발 사업 등으로 인해 각 체육 단체를 불렀을 때 우리는 그 협상 테이블에도 없었다, 그런데 문화와 체육이 함께 해야 공연장 문제도 해결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오픈하는 K팝 전용 아레나인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비롯해 2025년 준공 예정인 서울 창동 서울아레나와 고양 일산 CJ라이브시티 아레나 등이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다. 또한 지방에 있는 공연장을 활용하는 방법도 제시됐다. 그룹 샤이니 태민은 오는 12월 16~17일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한다.
다만 한 공연 관계자는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1만5000석가량이라 대형 가수들이나 내한 공연에서는 큰 대안이 되기는 어렵고, 솔직히 접근성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트로트 가수는 공연 수요층이 전국에 있어 지방에서 대형 공연이 가능하지만, 아이돌의 경우 공연 수요층이 서울, 경기에 몰려 있는 상황이라 사실상 쉽지 않다"라고 짚었다. 또한 서울아레나와 CJ라이브시티 아레나는 아직 공사에 들어가지 않았거나 중단된 상황이라 당장 대관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고 부회장은 협의체를 구성해 대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호정 의원 측도 "우선 공연, 시설, 프로스포즈, 문체부 등 관련자들끼리 협의체를 구성해 대관하는 과정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라며 "실제 해외에서는 공연 업계와 스포츠 업계가 잘 협의해 문제없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seung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전처, 김병만 명의로 사망보험 20개 가입…수익자도 그녀와 양녀 딸" 충격
- 괌 원정출산 산모, 20시간 방치 홀로 사망…알선업체 "개인 질병, 우린 책임 없다"
- 격투기 선수 폰에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수십개…경찰, 알고도 수사 안했다
- 토니안 "상상초월 돈 번 뒤 우울증…베란다 밑 보며 멋있게 죽는 방법 생각"
- 절도·폭행에 세탁실 소변 테러…곳곳 누비며 공포감 '고시원 무법자'
- 김태희, ♥비·두 딸과 성당서 포착…"꿈꾸던 화목한 가정 이뤄"
- 14만 유튜버 "군인들 밥값 대신 결제" 말하자…사장님이 내린 결정 '흐뭇'
- 박나래 "만취해 상의탈의…이시언이 이단옆차기 날려 막아"
- 최현욱, SNS '전라 노출' 사진 게시 사고…'빛삭'에도 구설
- 12억 핑크 롤스로이스에 트럭 '쾅'…범퍼 나갔는데 "그냥 가세요"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