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퍼진 특공대 에이스‥동료들 '경례' 눈물의 작별
"씻, 굿보이 가자!"
경찰관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여행용 짐꾸러미의 냄새를 맡습니다.
높은 곳에 올려진 수하물도 날렵한 몸을 쭉 뻗어 빠짐없이 수색합니다.
대전경찰특공대의 에이스 폭발물 탐지견, '럭키'의 생전 모습입니다.
지난 2015년 4월에 태어난 럭키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대회 등 주요 행사의 폭발물 탐지와 실종자 수색 등 200회 이상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6월, 원인을 알 수 없는 종괴가 생기고 시름시름 앓더니, 급기야 지난달에는 급성 혈액암이 온몸에 퍼졌다는 진단까지 받았습니다.
결국 '더는 손쓸 방법이 없다. 럭키에게 고통만 남을 뿐이다'라는 수의사의 조언을 들은 특공대원들은 뜨거운 눈물로 럭키를 쓰다듬으며 마지막을 지켰습니다.
6년간 럭키와 손발을 맞췄던 특공대 이상규 경사는 "럭키가 워낙 쾌활하고 체력도 좋아서 사실 사고도 많이 치는 개구쟁이였다"며 "다른 개들과도 안 싸우고 대원들과 유대가 깊었다"고 말했습니다.
럭키의 유해는 태극기에 싸인 채, 지난달 25일 대전경찰청 특공대원 20명의 경례를 받으며 특공대 사무실 앞에 묻혔습니다.
럭키의 사연과 예우를 갖춘 안장식 영상은 경찰 내부망에 공개되자 동료 경찰 100여 명은 '하늘에서는 아프지 마. 고생했어. 럭키', '국가를 위해 헌신해줘 고맙다' 등의 댓글을 달며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이동경 기자(toky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535829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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