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전 연기 YES"…美 바이든 말실수 '정정'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미국인 인질 2명을 석방한 후 미국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백악관 출입 기자단의 풀 취재(공동취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세인트 에드먼드 성당에서 미사에 참석한 후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침공 연기를 권장(encourage)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말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 개시 연기 문제를 이스라엘과 논의하고 있다는 것.

앞서 이스라엘의 지상전 연기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싸고 일부 혼선이 빚어진 상황에서 재차 바이든 대통령의 관련 발언이 나오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더 많은 인질이 자유의 몸이 될 때까지 지상전을 미루길 원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Yes)고 답했다. 하지만 백악관이 바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착오가 있다며 수습에 나섰다. 벤 러볼트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그렇다'고 답한 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 계획에 관한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는 일부 미국인들이 하마스의 인질로 가자지구에 억류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의 지상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하마스에 억류됐던 미국인 인질 2명이 풀려난 데 대해 기쁨을 표하고 모든 인질에 대한 구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풀려난 미국인 모녀의 신병은 가자지구에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인계됐으며, 이집트를 통해 이스라엘로 이동될 것으로 알려졌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별도 브리핑에서 "이번 전쟁에서 행방이 확인되지 않는 미국인이 10명 더 있다"면서 "이들 중 일부는 모두 200명으로 추정되는 인질들과 함께 하마스에 잡혀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스라엘의 대응 방식에 대해 "국제법, 인도주의법, 전쟁법 등 해당하는 법에 따라 작전을 수행하며 민간인 인명 피해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국민 인질의 안전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이스라엘의 지상전이 가자지구내 다수의 민간인 희생을 초래할 경우 이란과 헤즈볼라(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의 본격적 개입에 따른 확전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미국이 우려하는 부분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 공격을 지지하지만, 전시(戰時) 국제법 준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과도한 보복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

하마스의 공격을 당한 이후 가자지구 인근 지역에 병력을 집결시킨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을 시사하면서, 그 시기를 저울질하는 듯한 인상을 보여줬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19일 이스라엘군에 가자지구를 곧 "안쪽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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