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용감한 시민' 이준영 "가해자 연기, 고통스러웠다...모든 순간이 고비"

김성현 2023. 10. 2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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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준영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

"사실 액션은 힘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괴롭히는 것을 즐기는 가해자 역할을 연기해야 하는 것이 감정적으로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웠죠. 마음 편하게 찍은 장면이 없는 것 같아요. 모든 순간이 고비였지만 배우로서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에게는 도전할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었습니다." (배우 이준영, 영화 '용감한 시민' 인터뷰 中)

호스트바 출신 탈영병(D.P.), 학교 폭력으로 인생을 망친 데이트 폭력 범죄자(마스크걸), 임신한 여자친구를 외면하는 바람둥이(이별이 떠났다) 등. 다양한 작품에서 인상적인 악역 연기를 선보이며 악역 캐릭터의 새로운 계보를 잇고 있는 배우 이준영 씨가 이번에는 극악무도한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 돌아왔다.

그가 주연을 맡은 '용감한 시민'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로 불의를 못 본 척하며 살아온 기간제 교사 '소시민'(신혜선 분)이 선을 넘어버린 안하무인의 '한수강'(이준영 분)의 악행과 마주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준영 씨는 경찰과 선생님, 가족 그 누구의 제재도 받지 않고 재미를 목적으로 무자비한 학교 폭력을 저지르는 한수강 역할로 분해 폭력의 가해자 역할을 사실적으로 소화하는 데 성공하며 극의 현실감을 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일 YTN은 이준영 씨와 서울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용감한 시민'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배우 이준영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

앞서 지난 8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을 통해 여자친구에게 데이트 폭력을 일삼는 역할을 맡아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이준영 씨는 이번에도 무자비한 악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선 굵은 캐릭터를 선보였다. 그가 이처럼 연달아 악역 연기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앞선 작품들은 인물들이 나쁜 행동을 하는데 명확한 이유와 상황이 있었어요.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머릿속으로 상황을 인지하면서 연기했죠. 하지만 이번 악역은 아무런 이유 없이 그저 재미를 위해 폭행과 괴롭힘을 일삼는 '서사 없는 악당'이었어요. 악역이라도 전부 다 다른 악역이라 저에게는 도전할 가치가 충분했죠"

평소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이준영 씨는 그렇게 다시 한번 악역 캐릭터를 위해 자신을 내던졌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높은 수위의 폭력 장면들이 다수 포함된 것을 비롯해, 연달아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는 연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준영 씨는 "오늘도 괴롭혀야 하고 내일도 괴롭혀야 하는 상황이라 저 역시 불안하고 힘들었다. 인간 이준영으로서는 가능하지 않고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는 일이 계속돼 모든 순간이 고비였다. 매번 불쾌하고, 불편하고, 잔인해서 마음 편하게 촬영한 장면이 하나도 없다"라면서도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서로 배려해 준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해냈다는 안도감과 캐릭터를 잘 구현했다는 만족감이 든다"라고 촬영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배우 이준영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
작품 중 액션의 99%를 본인이 직접 소화한 만큼, 그가 선보이는 격투 장면은 영화의 주요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작품과 무관하게 당초 태권도, 합기도, 특공무술 등을 배운 바 있다는 이준영 씨는 "이렇게 길게 액션을 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하루에 액션스쿨에서 4~5시간 정도를 훈련하며 체중이 6kg까지 줄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작품을 촬영하며 20대 마지막 액션이라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갈아 넣었다'라고 얘기할 수 있다"라며 화려한 볼거리를 예고했다.

신혜선 씨와 호흡은 어땠을까? 작업을 하며 처음으로 '상대 여배우에게 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준영 씨는 작품 촬영 내내 신혜선 씨의 열정과 아우라에 감탄했다고. 그는 "신혜선이라는 배우가 가진 힘을 눈으로 마주하니 굉장한 아우라를 느꼈다. 모든 순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며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함께한 시너지가 작품에 잘 녹아든 것 같다"라고 만족감 함께 신혜선 씨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용감한 시민' 이후에도 이준영 씨는 마동석 씨와 함께하는 영화 '황야', 이재욱 씨와 함께하는 드라마 '로얄로더', 표예진 씨와 호흡하는 드라마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아이유·박보검 씨가 출연하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등 공개된 차기작만 4편. 누구보다 착실하고 성실하게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그가 바라는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이준영 씨는 "일할 수 있는 날까지 많은 분께 새로운 얼굴을 보이며 이준영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속이고 싶다. 마치 피아노가 모두 다른 음을 내지만 서로 잘 어울리는 것처럼 늘 새로운 모습과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를 꿈꾼다"라며 변함없는 도전을 예고했다.

한편 그가 주연을 맡은 '용감한 시민'은 오는 2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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