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리 편하게 좀 앉겠다는데"…챗GPT가 바라본 '등받이 논란' [일문Chat답]
챗GPT "자신의 편안함만 우선시했다"면서도
"좌석 기능을 사용한 건 문제 없다고 볼 수 있어"
버스 기사, 사과문 내고 "세상 아름다웠으면"
최근 고속버스 안에서 좌석 등받이를 둘러싸고 승객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는 영상이 인터넷을 달궜습니다.
영상에서 앞자리에 앉은 승객 A씨는 좌석 등받이를 끝까지 뒤로 젖힌 채 앉아 있자, 버스 기사 B씨가 뒷자리 승객을 위해 "의자를 좀 올려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하지만 A씨는 "뒤에 있는 사람이 불편하다고 제가 불편할 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불편한 것 같으니 자리를 옮겨 주겠다'는 B씨의 제안에도 "아니, 뒷사람이 불편한 거다"라며 거절합니다.
"조금만 올려주면 뒷 분이 편할 거다. 더불어 사는 세상 아니냐"는 정중한 B씨의 부탁에도 A씨는 "애초에 이만큼 숙이라고 만든 건데 뭐가 문제냐"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옆자리에서 지켜보던 할머니가 "이게 침대냐? 안방이냐?"라고 꾸짖자, A씨는 "그렇게 불편하면 차를 끌고 가라", "너나 잘해", "X발"이라며 반말과 욕설로 응수합니다.
고속버스 민폐녀 논란이 채 식기도 전에 고속열차 SRT에서 '등받이' 논쟁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SRT 직원이 중재에 나섰지만 욕설과 고성이 난무면서 실랑이는 계속됐습니다.
누리꾼들은 "영업 방해로 신고해야 하는 거 아니냐", "뒷사람이 없으면 몰라도 있으면 저렇게까지 젖히지 않는 게 예의다", "어쩜 저렇게 이기적이냐" 등 비난의 화살은 대부분 등받이를 젖힌 앞 사람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고속버스와 SRT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등받이 논쟁, 과연 앞 사람의 이기심과 비매너에서 비롯된 걸까요?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는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요?
챗GPT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앞좌석 승객의 행동이 논란의 주요 원인"이라면서도 "여러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먼저 챗GPT는 "앞좌석 승객은 등받이를 최대한으로 뒤로 젖힘으로써 뒷좌석 승객들의 공간을 협소하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뒷좌석 승객이 불편해했다"며 "따라서 앞좌석 승객이 다른 승객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편안함만을 우선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공공 교통 수단을 이용할 때는 다른 승객들에 대한 협력과 배려가 필요하다"며 A씨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음을 비판했습니다.
다만, 여러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챗GPT는 "앞좌석 승객은 버스 이용자로서 최대한 뒤로 젖히는 좌석 기능을 사용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다"며 "버스 제조사 또는 운영 회사가 좌석 간격과 등받이 조절 범위를 설계하거나 선택할 때, 모든 승객들의 편안함을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한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챗GPT는 ▲등받이를 최대한 젖혔을 때도 뒷좌석 승객에게 충분한 공간을 보장하는 좌석 디자인 ▲'긴 시간 동안 좌석을 완전히 뒤로 젖혀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안내 규정 신설 ▲다툼에 대한 중재 역할을 하는 버스 기사와 승무원들을 위한 교육과 지침 마련 ▲'무릎 보호 걸쇠(knee defender)'와 같은 장치 활용 등을 개선 방안으로 내놨습니다.
하지만 'knee defender'를 사용해 갈등이 촉발된 사례도 있습니다. 'knee defender'은 앞좌석이 뒤로 젖혀지지 않도록 해서 뒷좌석 승객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장치인데, 실제로 유나이티드 항공기에서 한 승객이 이 장치를 사용했다가 의자를 젖히지 못하는 앞자리 승객에게 물세례를 맞았습니다.
이에 챗GPT는 "앞좌석 승객 입장에서 보면, 그들은 좌석의 기능 중 하나인 등받이를 젖히는 것을 제한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이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 있다"며 "따라서 이 장치 사용에 대해서도 적절한 규정과 안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자동차 및 자동자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승합ㆍ화물ㆍ특수자동차의 경우 앞좌석 등받이의 뒷면과 뒷좌석 등받이의 앞면 간의 거리가 65cm 이상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좌석 사이 거리에 대한 규정만 있을 뿐 '등받이 각도가 어떻게 되어야 한다'는 규정이 따로 없기 때문에 버스나 비행기 등에서 등받이 관련 논쟁이 꾸준히 이어져 왔음에도 국내외에서 논쟁의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고속버스 민폐녀' 논란을 두고 "애초에 버스 좌석을 저렇게 만든 것도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등받이를 최대한으로 젖히는 것이 버스 좌석 티켓을 구매한 A씨의 권리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A씨의 행동은 권리의 영역이 아닌 '매너', '에티켓'의 영역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뒷자리에 사람이 없으면 누워갈 수 있도록 만든 거지, 뒤에 사람이 있어도 누워서 가라고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후 뒷자리 승객이 처음부터 정중하게 올려달라고 애기한 게 아니라 A씨의 좌석을 발로 툭툭 치면서 반말을 했다는 목격담이 나왔지만, 여전히 지난친 대응을 한 A씨를 향한 눈초리가 따가운 이유입니다.
이러한 승객들 간 다툼 방지를 위해 아예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없는 좌석을 도입되기도 합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항공사들은 다툼 방지, 좌석 경량화 등의 이유로 이코노미석의 등받이 조절 기능을 없애는 추세라고 알려졌습니다.
한편, 중재 역할을 차분히 해내 뭇사람들의 칭찬을 받았던 버스 기사 B씨는 사과문을 올려 다시 한 번 주목 받았습니다.
B씨는 "자고 일어났더니 영상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저도 속상했는데 많은 칭찬 글에 보람을 느끼며 감사의 글을 올린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제가 모시는 승객 분들 중 한 분이 계셨다는 부분이 송구스럽다. 상처 받으신 어르신 부부께 너무 죄송하다"며 "사람 사는 세상이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더욱 안전, 친절로 승객 분들을 모시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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