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싸움에 감독 입술까지 부르텄다…이제 '2003 김원형'을 찾을 시간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포스트시즌 대비 팀 훈련을 지켜보던 김원형 감독. 윗입술 일부분이 빨갛게 부르터있었다.
"최근에 좀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했지만, 정규 시즌 막판까지 계속된 순위 싸움이 얼마나 큰 압박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줬는지 알 수 있었다.
다행히 해피엔딩이었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도 불투명했던 위기 상황에서 팀을 극적으로 추스렸고, 마지막 경기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한 끝에 3위로 정규 시즌을 마쳤다. 해낼 수 있는 최상의 결과였다.
이런저런 준플레이오프 전력 구상을 밝히던 김원형 감독은 문득 2003년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당시 김원형은 감독이 아닌 SK 와이번스 소속의 선수였다. 김 감독은 "그때 내가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MVP를 받았다"며 웃었다.
당시 SK는 정규 시즌을 4위로 마치고 삼성 라이온즈와 준플레이오프 맞대결을 펼쳤다. 그때는 5전3선승제가 아닌, 3전2선승제였다. SK는 1차전에서 치열한 타격전 끝에 6대5로 승리했고, 2차전도 3대2로 잡으면서 2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는 KIA 타이거즈를 꺾고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 현대 유니콘스와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었다.
김원형 감독이 그때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당시 자신이 맡았던 역할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그때 나는 선발 투수가 던지다가 위기가 오면 올라가서 던지는 역할이었다. 그냥 그 이닝만 막는게 아니라 2이닝, 3이닝씩 두번째 투수로 버텼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김원형은 1,2차전 모두 선발이 흔들리자 조기 투입돼 멀티 이닝을 소화했다. 2차전에서는 무려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구원승까지 챙겼다.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해 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불펜 투수가 포스트시즌에서 MVP로 선정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그만큼 임팩트 있는 역할을 맡았다.
자랑을 하려고 꺼낸 이야기는 아니었다. 지금 SSG에 그런 역할을 할 투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2003년의 강렬한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올랐던 셈이다. 김원형 감독은 "누가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는지 보고 있다. 유형상으로는 최민준이 적합한데…."라고 말하며 훈련 중인 선수들을 바라봤다.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승부수를 하나 던졌다. 바로 커크 맥카티의 합류다. 부상으로 뒤늦게 공을 던지기 시작한 맥카티는 준플레이오프까지 합류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었다. 하지만 회복이 다 됐고, 선수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원형 감독은 "준비가 다 되면 플레이오프에서 선발로 쓰는 게 더 낫지 않겠나"라는 자신의 생각을 뒤집었다. 불펜으로 맥카티를 기용하기로 했다.
현재 SSG 불펜 구성상, 2003년 김원형이 맡았던 역할을 해줄 투수가 필요하다. SSG는 로에니스 엘리아스, 김광현, 문승원, 오원석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을 가동할 예정이다. 이들이 매 경기 최고의 활약을 해주는게 베스트지만 변수는 있다. 정규 시즌에도 기복이 있었던 투수들이다. 이들이 흔들리면 빠르게 불펜을 투입해야 하는데, 고효준-노경은-서진용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나오기 전까지 두번째 투수의 역할이 막중하다. 감독의 바람대로 최민준이 흔들리지 않고 그 역할을 해낸다면 가장 이상적이지만, 승부수를 띄운 맥카티가 하면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
맥카티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불펜 요원으로 뛰었다. 원래는 선발 자원이지만, 지난해에는 팀 사정상 트리플A와 빅리그에서 불펜으로 더 많은 경기를 던졌고 롱릴리프 역할도 가능했다. 불펜 등판이 아주 낯선 경험은 아닌 것이다. 다만, 한달 가까이 경기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감각적인 부분을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벤치도 맥카티를 당장 어느 타이밍에 내야 할지 조심스러울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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