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소아 축농증, 증상과 함께 체질 살펴서 치료해야

이순용 2023. 10. 22.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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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심한 일교차로 비염, 감기가 늘면서 축농증을 보이는 소아 환자가 많다. 보통 심한 코막힘과 함께 누렇고 탁한 콧물이 많아지면 축농증을 의심하게 된다.

함소아한의원 노승희 원장은 “축농증은 콧속에 농이 쌓이는 증상으로, 병명으로는 ‘부비동염’이다. 누런 코가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다 하여 한의학에서는 ‘비연’이라 하는데, 소아는 부비동이 작고 구조적으로 미숙한 상태라 부비동염이 쉽게 발생하고, 자주 재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 “특히 부비동의 발달이 본격화되는 5-8세에 부비동염이 많이 발생하며, 단순 감기에도 부비동에 농이 쉽게 찰 수 있어 환절기에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 소아 감기, 비염 원인으로 코 점막 부으면 부비동이 막히고 염증 생기기 쉬워

눈에 보이는 코는 작지만, 콧 속 빈 공간인 비강은 코끝에서부터 목젖 너머까지 매우 큰 영역을 차지한다. 그리고 코 옆쪽으로 광대, 이마 등의 부위에 역시 크고 빈 공간인 부비동이 있다. 부비동은 건강한 상태에서는 공기로 차 있어서, 외부 공기를 가온, 가습 하기도 하고, 뇌의 열을 식히거나 목소리에 공명을 내기도 한다.

코를 구성하는 비강과 부비동은 서로 통해 있고, 동일한 점막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연결 통로가 1-3mm 정도로 매우 좁다. 부비동염은 감기 같은 상기도 감염, 비염으로 점막이 붓게 되면서 비강으로 연결된 이 좁은 공간이 막히면서 발생한다. 좁은 출구가 막히고, 부비동 내 분비물이 계속 축적되면 2차 세균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면역력이 약해 감기에 자주 걸리고 낫지 않거나 악화되는 경우에도 부비동염으로 진행하고 반복될 수 있다.

◇ 코 부종 완화, 콧물 배출 개선 위한 치료 및 만성화 시에는 체질 살펴야

부비동염 치료의 핵심은, 코 점막의 부종을 가라앉혀 환기가 잘 되도록 하는 데 있다. 배출구가 열리고, 콧물이 잘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시에 점막의 기능을 회복시켜 섬모와 점액의 움직임이 원활히 일어나게 해야 한다. 즉, 부비동이라는 공간을 청소하고 깨끗한 상태로 회복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한의학적 기본 치료법 역시 코를 잘 통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코 주변 순환을 돕기 위해 ‘영향’등의 혈자리에 침치료를 하고, 양명경 적외선과 비강레이저 등 호흡기치료를 시행한다. 아울러, 문제가 발생한 코뿐 아닌 신체 전체의 균형을 맞추는 치료를 한다. 코 점막이 붓고 농이 차는 원인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특히, 증상이 길어지거나 반복되는 만성화 양상을 보일 때는 체질적 특징과 장부 불균형, 체력 저하 등 몸을 살펴 치료하는 접근이 더 중요하다.

아이가 상체로 열이 잘 몰리고 유독 상부 호흡기 염증이 자주 발생하는 체질은 축농증 뿐만 아니라 인후염, 중이염도 자주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염증을 완화하고 호흡기로의 순환을 도와주는 처방인 형개연교탕 등을 사용한다. 또한 감기에 자주 걸리고 찬 바람에 쉽게 악화되는 체질이라면 폐를 보호하고 호흡기 점막의 순환을 돕는 처방을 쓴다. 식욕이 부진하고 힘이 없으며 축농증 증상이 오래 지속되는 체질은 비장을 보호하고 기본 체력을 높이는 치료를 한다.

◇ 자기 전에 코 세척, 미지근한 물 조금씩 자주 마셔 코 점막 촉촉하게 해야

부비동염이 있을 때 가정에서 할 수 있는 효과적인 관리 방법은 생리식염수로 코 세척을 하는 것이다. 코 점막의 붓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누런 콧물도 잘 배출될 수 있다.

반드시 코세척용 생리식염수를 사용해야 하고, 압력이 과할 경우 중이염 우려가 있으므로 방법을 잘 숙지한 후 사용한다. 코 세척은 저녁 취침 전에 하는 것을 추천한다. 코가 편안한 상태로 잠들면, 숙면하는 시간을 늘려 전반적인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면 코 점막이 촉촉해져 섬모운동이 잘 일어난다. 한번에 많이 마시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순수한 물이 가장 좋으며 점막을 자극하는 찬 물은 삼가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면역관리의 기본이 되는 장을 관리해야 한다. 장에 가스가 찰수록 비강 점막도 쉽게 붓는다. 단 음식을 줄이고, 특히 저녁시간에는 과식하지 않고 속을 충분히 비우고 잠들면 코막힘과 후비루로 인한 기침을 줄일 수 있다.

◇ 축농증 관리를 위한 코 세척 방법

1. 코 세척은 만 5세 정도부터 할 수 있지만, 아이가 과도하게 무서워하는 경우 시간이 지난 후에 시도한다.

2. 코 세척을 하기 전에 아이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시범을 보여준다

3. 압력을 세게 하면 통증이 생기거나 귀에 영향을 주기 쉬우므로, 전용 용기를 부드럽게 눌러서 사용한다.

4. 물이 코에 들어가기 전부터 ‘아~’ 하는 소리를 내면 물이 목으로 넘어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5. 코 세척이 끝나면 물이 흘러나오도록 잠시 기다린 후, 한 쪽씩 번갈아 가며 약하게 풀도록 한다. 세게 풀면 귀에 압력을 줄 수 있으니 유의한다.

6. 아이가 귀가 먹먹하거나 아프다고 하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비염 또는 감기에 자주 걸리고 낫지 않는 경우에도 부비동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함소아한의원 제공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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