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에 ‘샤넬 NO.5’ 향기로 유혹하는 황금색 꽃 금목서 [정충신의 꽃·나무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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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석 시인의 시 '금목서 나무처럼'처럼, 황금색 금목서 꽃은 가을바람을 타고 은은한 향수를 흩뿌린다.
꽃이 귀한 초겨울을 즐길 수 있고, 겨울 내내 푸른 잎과 자주색 열매, 섬세하고 풍성한 가지에 황홀한 향기까지 갖춰 정원수로는 금목서보다 더한 식물이 없다고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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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목서 향기는 샤넬 NO.5의 주된 ‘방향(芳香)’ 신비의 향
겨울내내 푸른 잎, 자주색 열매,향기까지 갖춘 최고의 정원수
꽃말은 ‘당신의 마음을 끌다’ 원산지는 중국, 남도의 향기목
■정충신의 꽃·나무 카페
<‘금목서’라는 나무는/10월이면 꽃 향을 날리는데/꽃 향을 모아/향수를 만든다는데//‘금목서’ 나무는 한 해 한 번씩/어김없이 꽃을 피워 /꽃 향을 날리는데//시인은 ‘금목서’ 나무처럼/향기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낙엽을 지게 하는 /섭섭한 가을바람에도/‘금목서’ 나무는 진한 향기를 뿜어대는데//시인은 평생에 한번이라도/아니, 꼭 한 번이라도/향기를 풍기는, 향기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문일석 시인의 시 ‘금목서 나무처럼’처럼, 황금색 금목서 꽃은 가을바람을 타고 은은한 향수를 흩뿌린다. 아무리 무심하고 목석 같은 사람일지라도, 이 가을 은은한 샤넬의 향수를 떠올리는 부드럽고 달콤한 금목서 향기에 유혹을 느끼지 않고는 못배길 터다.
금목서는 사계절 푸른 잎과 아름드리 풍성한 수형을 갖고 있다. 꽃이 귀한 초겨울을 즐길 수 있고, 겨울 내내 푸른 잎과 자주색 열매, 섬세하고 풍성한 가지에 황홀한 향기까지 갖춰 정원수로는 금목서보다 더한 식물이 없다고들 한다.
금목서는 작고 귀여운 꽃을 피우면서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운 향기까지 선물한다.
‘금목서(Osmanthus fragrans)’는 쌍떡잎식물로 용담목 물푸레나무과의 상록 소교목이다. 원산지는 중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상남도, 전라남도 등 따뜻한 남도에서 주로 자란다. 결점은 내한성이 다소 약하므로 중부 이북에서는 키우기 어렵다.
<달빛아래 그리움을 밟다가/황홀한 향기에 고개를 들어/별과 같이 반짝이는 주황 낯빛을 만났다//연고없는 남부 여러 해를 지나고/그리워 그리워 소리없는 외침에/마침내,/찬란하고 화려한 향기로/화답하는 고운 자태//가을에 꽃 지고 서리조차 견디고/다음에 가을이 되어 꽃이 또 필 때/끝끝내 열매를 활짝 피워내는/주황색 다발의 미//감히/당신을/사랑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고선애 시인의 ‘금목서’처럼 금목서 꽃은 ‘찬란하고 화려한 향기’를 뿜어낸다.금목서의 꽃말은 ‘당신의 마음을 끌다’.
‘목서’는 나무의 결이 코뿔소의 피부와 닮았다고 해서 ‘무소 서(犀)’를 써서 ‘목서(木犀)’라 부른다. 황금색 꽃을 피우면 금목서, 하얀색 꽃을 피우면 은목서다.
중국에서는 ‘목서’로 총칭하는 나무를 ‘계화(桂花)’라고 부른다. 식물의 한자명에 ‘계(桂)’와 ‘계수(桂樹)’는 향기를 내는 방향성 나무를 뜻한다.
중국의 목서는 꽃이 피는 시기와 꽃의 색깔로 4종류로 나뉜다. 꽃이 미색으로 피었다가 황금색을 띠며 향이 강한 ‘금계(金桂)’, 꽃색이 주황빛을 띠는 황금색으로 향기가 강한 ‘단계(丹桂)’,꽃색이 주로 흰색에 가까운 ‘은계(銀桂)’, 꽃색이 은계와 비슷하며 향이 가장 옅고 잎이 가늘지만 일년 내내 꽃을 피우는 ‘사계계(四季桂)’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금목서로 불리는 품종은 중국의 ‘단계(丹桂)’에 해당하는 나무다.
금목서의 영어명 ‘오스만투스(Osmanths)’는 향수를 뜻하는 ‘오스메(osme)’와 꽃을 뜻하는 ‘안토스(anthos)’를 합친 말이다. ‘향기가 나는 꽃’이라는 이름 만큼 최고의 향기목으로 인정받는다.
금목서가 피는 가을 무렵이면 근방의 골목마다 향기가 넘친다. 샤넬 NO.5의 향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그 향을 떠올리게 된다. 실제로 샤넬 NO.5의 주된 ‘방향(芳香)’이 이 금목서 향기라고 한다. 수많은 조향가들이 금목서향을 만들고자 매달렸지만 감히 흉내조차 내기 어려운 신비의 향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고유 품종에도 ‘박달목서’가 있다. 제주도, 거문도, 가거도 등지에서 자란다. 잎이 긴 타원향으로 가장자리가 밋밋하지만 어린잎은 날카로운 톱니가 있다.잎의 앞면이 윤기가 나며 나무가 박달나무처럼 단단하다고 해서 박달목서라는 이름을 가졌다고 한다.
꽃은 암수딴그루이고 지름 5mm 정도로, 9~10월에 우산모양 꽃차례로 잎겨드랑이에 달리며 두터운 육질화로 짙은 향기가 있다. 꽃은 등황색이며 길이 7~10mm의 꽃대가 있다. 꽃받침은 녹색이며 4개로 갈라지고 꽃부리도 4개로 갈라지며 열편은 타원형 원두이고 2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긴 타원형이고 길이와 폭이 각 7~12cm×2.5~4cm로,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있거나 거의 밋밋하며, 표면은 짙은 녹식이고 뒷면 측맥이 어느 정도 뚜렷하게 도드라진다.
꽃이 질 때 쯤이면 초록색 콩만한 열매가 맺힌다. 다다닥 가지에 붙은 아름다운 열매가 겨울을 나고 다음해 여름·가을을 지나 다시 서리가 내리고 꽃이 필 때쯤 열매가 익는다.
글·사진=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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