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뒤따라간 30대 남성은 왜 스토킹 처벌을 받았을까[사건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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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1월, B씨와 연인이 됐다.
더 이상 연락도 되지 않자 A씨는 B씨의 집을 찾아갔다.
3일 뒤, A씨는 또다시 B씨의 집을 찾았다.
법원은 이 사건에 앞서 A씨가 B씨를 찾아간 경위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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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이전부터 반복적으로 찾아가"…벌금 300만 원 선고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3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1월, B씨와 연인이 됐다. 좋은 관계는 1년을 이어가지 못했다. 같은 해 11월 이별을 통보받았다. 더 이상 연락도 되지 않자 A씨는 B씨의 집을 찾아갔다.
아파트 공동 현관문이 A씨를 가로 막았다. 평소 알고 있던 현관문 비밀 번호는 바뀌어 있었다. A씨는 문앞에서 기다리다 입주민이 들어가는 틈에 따라 들어갔다. B씨 집에 도착한 A씨는 문 앞에 화장품을 놓아두고 나왔다.
3일 뒤, A씨는 또다시 B씨의 집을 찾았다. 앞서 했던 방법으로 아파트에 들어가 B씨 집 초인종을 수차례 누르다 입건됐다.
검찰은 A씨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공동 현관문이 열린 틈을 이용해 아파트에 들어간 점에 대해서는 주거침입죄를 적용했다.
A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전 연인과 대화하기 위한 것일 뿐 스토킹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히 B씨를 찾아간 것은 2번 밖에 되지 않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스토킹범죄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는 법률에 근거해서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스토킹 행위가 공소 이전부터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이 사건에 앞서 A씨가 B씨를 찾아간 경위에 주목했다.
법원이 인정한 증거에 따르면 B씨는 11월 이전부터 이미 이별 의사를 밝혔다. A씨는 수긍하지 않고 "만나주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 했다. 또 100만 원을 주면 헤어져 주겠다고 해 돈을 건넸지만 A씨의 연락은 계속됐다.
B씨는 결국 연락처를 바꾸고 SNS도 탈퇴했다. 연락이 끊기자 A씨는 B씨의 집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 꼴이었다. 공소 제기된 2번의 스토킹 행위 이전에도 3차례 집을 찾아오는 일이 있었던 셈이다.
이에 대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9단독 이진규 판사는 "피해자가 공동현관의 비밀 번호를 바꿈으로써 더 이상 출입할 수 없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현했음에도 다른 주민들을 뒤따라 들어가는 방식으로 건물에 침입하고 피해자에게 접근한 행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지속적·반복적으로 찾아가 피해자에게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켰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거침입과 스토킹 범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은 불리한 정상이지만,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이 사건 이후 더 이상 연락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보이는 점 등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스토킹 방지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항소하지 않고 법원 판결을 받아들였다.
issue7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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