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합하려다 골병" 워크숍 단골 메뉴 '등산'···'허리디스크’ 주의보 [일터 일침]
등산, 낙상사고로 급성 허리디스크 등 부상 위험 급증
평소 활동량 적은 중장년층, 부상 위험 더욱 주의해야
동작침법, 허리디스크 등 급성 통증 완화에 효과적
#김 부장(47)은 가을 워크숍을 앞두고 동료들과 마주칠 때마다 등산 중 안전사고에 대해 신신당부를 하고 있다. 작년 워크숍 때 등산을 갔다가 낙엽을 밟아 미끄러져 허리를 크게 다치는 사고를 겪었기 때문이다. 넘어졌을 당시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허리 통증이 심해 병원에 실려갔던 그는 ‘급성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아 한동안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올해 워크숍에서는 자신과 같은 부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일 계획이다.
붉게 물들어 가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있자면 가을의 절정을 맞이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휴일이면 가족이나 지인들과 산으로 향하는 이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등산은 직장인 워크숍의 단골 프로그램이다. 단풍과 신선한 공기를 즐기며 조직의 단합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단풍이 절정을 맞는 10월은 등산객이 몰려 연중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소방청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최근 5년간 총 5만2101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고, 그 중 1만3574건이 9~10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2020년 기준 실족 및 추락사고가 2992건으로 일반적인 조난 사고(2993건)만큼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가을 등산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주변의 지형지물을 잘 살피는 게 중요하다. 특히 등산로 곳곳에 떨어져 있는 낙엽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쌓여있는 낙엽들로 돌이나 나무뿌리 등이 가려져 있어 자칫 넘어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에는 낙엽에 이슬이 맺혀 있는 경우가 많아 미끄러지기도 쉽다.
등산 중 낙상은 척추에 갑작스레 충격을 가해 급성 허리디스크로 이어지기도 한다. 김 씨처럼 평소 활동량이 적은 사무직은 척추가 약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중장년층이라면 낙상 사고로 인한 부상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급성 허리디스크는 일반적인 염좌나 근육 손상과는 달리 파열된 디스크에서 흘러나온 수액이 주변 신경을 눌러 엉덩이와 허벅지 등에 통증과 저림 증상(하지방사통)을 야기한다. 이 상태에서 무리하게 움직이려 할 경우 손상 부위가 확대되거나 마비 증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낙상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산악구조대나 119구급대의 도움을 받아 조속히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치료,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의통합치료를 통해 급성 허리디스크로 인한 통증 완화와 신체 기능 회복에 집중한다. 급성 허리디스크를 비롯한 급성 통증을 치료할 때에는 동작침법(MSAT)이 자주 사용된다. 동작침법은 환자의 손과 발 그리고 목 등 통증 부위에 침을 놓은 상태로 한의사가 환자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응급침법이다. 근육과 인대의 과도한 긴장을 완화하고 운동능력 회복을 촉진해 통증 진정에 우수한 효능을 보인다. 통증 분야 국제학술지 ‘통증(PAIN)’에는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이 동작침법의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한 논문이 게재되기도 했다. 연구팀이 급성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동작침법을 적용한 결과 치료 30분 만에 환자들의 통증 정도가 평균 4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비해 진통제를 처방 받은 환자들의 통증 감소폭은 8%에 그쳤다. 동작침법의 급성 요통 치료 효과가 진통제에 비해 5배 이상 높게 나타난 것이다.
등산은 심폐력과 근력을 단련할 수 있는 좋은 활동이지만 장시간 오르막과 내리막을 걸어야 해 체력 부담이 적지 않다. 충분한 준비가 없다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쉽다. 산 중턱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구급 차량 접근이 어렵다 보니 신속한 대처가 더욱 힘들다. 따라서 등산 전 스트레칭을 통해 전신의 근육과 관절의 긴장을 풀어주고 항상 주변을 살펴 안전에 유의하도록 하자. 기존에 허리 질환을 겪고 있다면 무리한 산행은 절대 금물이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등산을 가더라도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춰 활동량을 조절하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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