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범 컬럼] 2023-2024 NBA 개막 임박! 꼭 체크해둬야 할 이슈들
[점프볼=손대범 편집인] 2023-2024시즌 NBA는 10월 25일(한국시간)에 개막한다. 올 시즌은 스타들의 이적도 많았을 뿐 아니라 새로운 이벤트가 도입되고, 선수들의 휴식 관련 규칙도 바뀌어 판도 예측이 어렵다. 무엇보다 여름 내내 뜨거웠던 제임스 하든(필라델피아 76ERS)과 대미언 릴라드(포틀랜드 블레이저스)의 이적 문제가 9월 20일 현재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어 판도 예상을 더 어렵게 한다. 트레이드가 언제 발생할 지 전혀 알 수가 없어 완전히 옛날 내용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월 1회 발행되는 매거진의 한계다. 그럼에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슈들은 여전히 많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0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피닉스 선즈는 개막 후 꽤 많은 관심을 받을 팀들이다. 골든스테이트는 ‘슈퍼 기대주’에서 ‘애물단지’가 됐던 조던 풀을 로스터에서 지웠다. 풀의 경우, 드레이먼드 그린의 펀치 사건 이후 코트 안팎에서 계속 겉돌았고 끝내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됐다. 새 시즌 스테픈 커리, 클레이 탐슨 옆에는 ‘우승이 궁금한 남자’ 크리스 폴이 함께 한다. 1985년 5월생인 폴은 은퇴 후 명예의 전당이 유력한 슈퍼스타다. 그 커리어에 유일하게 없는 ‘우승’이라는 경력을 새로 넣을 지 기대된다. 커리와 폴의 호흡도 기대되는 부분. 그러나 관건은 역시 부상이다. 폴은 거의 매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부상으로 고생이 많았다. 커리, 탐슨, 그린의 내구성도 예전 같지 않다.
특급 신인의 등장
지난 시즌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평균 1만6937명의 관중을 동원해 25위에 그쳤다. 원정도 처참했다. 스퍼스의 원정경기에는 1만7293명이 입장했는데 리그에서 26번째였다. 하지만 새 시즌은 좀 다를 것이다. 1순위 유망주 빅터 웸반야마가 데뷔하기 때문이다. 224cm의 웸반야마는 프랑스 리그에서부터 기동력과 외곽슛을 두루 갖춘 빅맨으로 평가되었다. NBA 서머리그는 다소 고전했지만, 7월 이후 미디어 노출을 최소화한 채 훈련에만 집중해왔다. 명장 그렉 포포비치 감독의 케어 아래 NBA에 적응한다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 지 기대된다. 팬들은 현금으로 그 기대치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줬다. 이미 새 시즌 샌안토니오 티켓은 날개돋힌 듯 팔렸으며, 홈구장 네이밍 스폰서(연간 900만 달러)를 비롯해 마케팅 역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물론 팀 던컨과 같은 과거 신인과 달리 당장은 팀 반등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막 성인이 된 슈퍼 유망주의 성장세는 새 시즌을 지켜보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 또, 웸반야마만큼이나 현지에서는 쳇 홈그렌(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데뷔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체 2순위로 지명됐지만 부상으로 한 시즌을 날렸던 그는 서머리그에서 NBA 데뷔 준비가 끝났음을 보였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여전히 샤이 길저스-알렉산더와 조시 기디 등 우수한 젊은 스타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홈그렌 역시 그 대열에 합류, 새 시즌에는 서부 컨퍼런스 경쟁을 더 재밌게 만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NBA 최초로 5순위 이내에 나란히 지명된 ‘쌍둥이 신인’ 아멘 탐슨(휴스턴 로케츠, 4순위)과 아서 탐슨(디트로이트 피스톤스, 5순위), G리그 출신의 에너자이저 스쿳 핸더슨(포틀랜드 블레이저스, 3순위)도 주목해야 할 신인들이다.
르브론 제임스의 대기록
2022-2023시즌 NBA 최고 이슈는 바로 르브론 제임스의 NBA 역대 통산 득점 1위 등극이었다. 카림 압둘-자바가 달성한 이래 ‘불멸의 기록’처럼 여겨졌던 이 기록을 르브론은 기어이 넘어섰고, 이제는 르브론이 코트에서 성공시키는 모든 득점이 다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역대 통산 4만 득점에 도전한다. 2022-2023시즌 종료 시점 그가 올린 기록은 3만 8652점. 앞으로 1348점만 더 기록하면 대망의 4만 득점이 된다.
지난 시즌 55경기에서 그가 올린 득점은 평균 28.9점으로 총 1590점이었다. 현장에서는 그가 2023-2024시즌에도 비슷한 숫자를 올리는 건 쉽지 않으리라 보고 있다. 그러나 데뷔 2년차였던 2004-2005시즌 이후 한 번도 평균 25점 아래를 기록한 적 없는 그였기에 23~24점씩 60경기만 뛴다면 시즌 막판에는 이 기록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 그런가 하면 러셀 웨스트브룩(LA 클리퍼스)은 트리플더블을 2번만 더 기록하면 NBA 최초로 트리플더블 200회를 채운 선수가 된다. MVP 니콜라 요키치(덴버 너게츠)도 트리플더블 3번만 더 올리면 웨스트브룩에 이어 현역 선수 중 트리플더블을 2번째로 많이 한 선수로 등록된다. 현재 그는 105회의 트리플더블을 기록 중이고, 추월 대상은 르브론 제임스와 제이슨 키드(각 107회)다.
새 규칙, 새 포멧은 어떤 영향을 줄까
세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먼저 시즌 초반에 인-시즌 토너먼트가 열린다. 11월 4일 시작해 12월 10일, 라스베이거스에서의 결승으로 끝맺음하는 인-시즌 토너먼트는 30개 구단이 모두 출전하는 신규대회로, 시즌 초반 리그 분위기를 달구는데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토너먼트에는 힘을 빼고 나설 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시즌 초반부터 탱킹을 할 ‘간 큰’ 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중이 적은 경기에 스타 선수를 의도적으로 쉬게 할 것이란 걱정도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2번째 이슈를 꺼낼 수 있다. 아담 실버 총재는 9월의 문을 열며 기자회견을 개최, NBA 선수들의 휴식에 대한 규칙을 발표했다. 전국중계 방송이나 인-시즌 토너먼트 같이 전국적인 관심을 끄는 경기에서는 스타 선수가 2명 이상 결장하는 것을 불허한다는 규칙이다. 실버 총재는 ‘최근 3시즌간 올스타, 혹은 올-NBA 팀에 선정된 선수’를 ‘스타’로 규정했는데 이에 해당하는 선수는 총 49명이었다. 즉, 어느 팀이든 ‘스타’ 2명을 보유하고 있는 팀은 동시에 2명을 쉬게 할 수 없다는 의미다. 현재 ‘스타’ 2명을 두고 있는 팀은 총 15팀인데, 예를 들어 보스턴의 제일런 브라운과 제이슨 테이텀은 전국방송 중계가 있는 날 동시에 쉬지 못한다. NBA는 ‘로드 매니지먼트’로 쉬더라도 부상이나 거동이 불편한 상황이 아닌 이상, 반드시 경기장에는 모습을 비출 것을 규정화 했다.
마지막으로 플라핑 바이얼레이션이다. 새 시즌부터는 플라핑을 한 선수에 대해 심판이 테크니컬 파울을 줄 수 있다. 상대팀에는 자유투 1개가 주어진다. 즉각적으로 바이얼레이션을 불지는 않아도 된다. NBA 서머리그에서도 바로 경기를 끊기보다는 상황이 정리되었을 때 바이얼레이션을 불어 자유투를 부과했다. 습관적인 플라핑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선수들은 이제 이 테크니컬 파울로 민망해질 수 있다. NBA 서머리그에서는 관중들이 플라핑에 적발된 선수들을 향해 야유를 보내는 상황도 있었다. 또 하나, NBA 코치 챌린지는 챌린지를 신청해 성공한 팀은 1회 더 신청할 수 있다. 승부처에서 요긴할 것으로 보인다.
새 시즌 강호와 다크호스는?
릴라드, 하든 트레이드가 남아있기에 전체 판도를 섣불리 보고 싶지 않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가장 우승이 유력한 팀은 전력누수가 거의 없는 덴버 너게츠, 감독 교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 보스턴 셀틱스, ‘BIG 3’를 구축한 피닉스 선즈 등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필라델피아 76ers 역시 하든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여전히 강팀으로 있을 것이다. MVP 조엘 엠비드 덕분이다. 서부 컨퍼런스 결승까지 올랐던 LA 레이커스는 여름동안 선수 보강이 알찼다. 그러나 누가 영입되든 결국 키워드는 르브론과 앤써니 데이비스의 건강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두 선수가 아프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서부에서 기존 강팀들을 휘저을 수 있는 팀은 역시 새크라멘토 킹스다. 지난 시즌 48승 34패(서부 3위)로 마이크 비비 시대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선수들이 ‘이기는 재미’를 알았다. 디애런 팍스가 클러치를 책임지는 가운데, 키건 머레이는 오프시즌 동안 한층 더 레벨업 됐다. 도만타스 사보니스의 존재감은 말할 것도 없다.
카이리 어빙과 처음부터 손발을 맞출 댈러스 매버릭스, ‘Z세대’들이 성장할 오클라호마 시티도 주목해야 한다. 반면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는 역시나 자이언 윌리엄슨의 컨디션에 달렸다. 동부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성장세가 계속될지 봐야 한다. 도노반 미첼과 다리우스 갈랜드, 에반 모블리 등 젊은 핵심들 덕분에 51승이나 챙겼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뉴욕 닉스에 업셋을 당했다. 이들에겐 시간이 약이고 루머가 독이다. 젊은 핵심을 끈기있게 잘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기대되는 젊은 팀은 인디애나 페이서스다. 중후반에 힘이 부친 듯 무너졌지만 타이리스 할리버튼을 중심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팀이다. 지난해 1순위 파울로 밴케로가 올라선 올랜도 매직도 13위(34승 48패) 동부 하위권으로 마쳤지만, 바그너 형제를 비롯해 핵심이 잘 잡혀가고 있어 발전이 기대된다. 반면 여러 악재에도 불구, 늘 중간은 갔던 토론토 랩터스가 밴블릿 없이도 버틸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팀은 프랜차이즈 첫 우승을 안긴 닉 널스 감독 대신, 세르비아 출신 다르코 라야코비치 감독을 임명하며 새판을 짰다. 44세의 젊은 감독으로 NBA 감독은 이번이 처음. 분위기를 어떻게 수습해갈지 궁금하다.
그래서 뛰긴 뛰는거야?
매 시즌 기대를 모으지만 실망만 안긴 두 1순위 선수의 복귀 여부도 궁금하다. 벤 시몬스는 지난 3시즌(총 246경기) 중 단 100경기만 소화했다. 멘탈 이슈와 등부상 탓이었다. 매년 적극적인 선수가 될 것을 약속했지만 약속을 지킨 적이 없었다. 2022-2023시즌, 우여곡절 끝에 돌아오긴 했지만 여전히 슛은 소극적이었고 장점도 잃은 듯 했다. 시몬스의 건강한 복귀 여부는 브루클린 네츠의 차기 시즌 성패를 가를 중요한 요소다. 다행히 그는 이번만큼은 진심인 듯 하다. 비록 케빈 듀란트와 카이리 어빙이 떠났지만 브루클린은 미칼 브릿지스, 캠 존슨이라는 새로운 ‘병기’를 앞세워 도약을 노리고 있다. 경기 조립과 수비에 능한 시몬스가 건강히 온다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자이언 윌리엄슨도 성실히 훈련 중이다. 뉴올리언스의 데이비드 그리핀 단장이 깜짝 놀랐다고 말할 정도로 팀과 어울리는 시간이 늘어났다. 부상과 체중 관리만 된다면 누구도 자이언을 쉽게 막을 수 없다. 부상 직전까지 그의 야투성공률은 60%가 넘었다. 워낙 힘이 좋고 탄력과 기술도 좋아서 자리를 잡을 때는 물론이고, 같이 떴을 때도 영향을 주기가 어렵다. 지난 시즌 뉴올리언스는 브랜든 잉그램이 주축이 되어 필사적으로 버텼다. 여기에 자이언이 돌아온다면? 분명 이 팀을 위한 전국중계 횟수가 늘어날 것이다. 한편 자이언과 같은 해 드래프트(2순위) 됐던 자 모란트는 또다시 총기 논란을 일으켜 25경기를 못 뛴다. ‘재범’치고는 솜방망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팀은 모란트가 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 지난 시즌은 굉장히 맥이 빠진 상황에서 끝났다. 스스로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그를 믿고 투자한 이들을 위해서라도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나서야 할 것이다. 어쨌든 코트에서 힘차게 달리는 모란트를 멈춰세울 선수는 NBA에 그리 많지 않을 테니 말이다.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