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전기차 배터리 탈 중국… 수입 의존도↑
[편집자주]판매량 정체기에 접어든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에 중국산 저가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돼 출고를 낮춘 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RWD)은 국내 시장에 출시되자마자 날개 돋친 듯 팔리며 단숨에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모델Y RWD와 같은 승용차뿐 아니라 버스·트럭까지도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돼 저가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용 배터리 수입 금액도 폭증하고 있다.
①중국산 저품질 우려 밀어낸 '가격 경쟁력' 비결
②승용차 이어 전기 버스·트럭도 중국산이 잠식
③힘겨운 배터리 탈 중국… 수입 의존도↑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을 중국산 제품이 잠식해 가고 있다. 저렴한 중국산 리튬·인산·철(LEP) 배터리가 탑재된 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RWD)의 흥행세는 무서울 정도다. 올해 중국산 전기차용 배터리 수입금액은 전년 대비 115%나 폭증해 의존도가 심화됐다. 국내 완성차업체도 주요 판매 모델에 중국산 LEP 배터리 적용을 넓혀가고 있다. 중국의 저가 전기차 공세가 심화되는 가운데 배터리까지 중국 의존도가 커지면서 자립 전략이 부족한 국내 업계에는 위기감이 고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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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업체는 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 무대인 자국 시장을 앞세워 영역을 넓혀가고 있지만 판매량 감소세를 겪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가격경쟁력도 밀리며 갈수록 중국 의존도만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중국산 전기차용 배터리 수입금액은 지난해 기간보다 114.6% 증가한 44억7000만달러(약 6조1000억원)다.
한국이 전체 전기차용 배터리 수입 금액 가운데 중국산을 97% 규모로 채웠지만 반대로 전기차용 배터리의 중국 수출 금액은 6600만달러(약 894억원)로 전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전기차 배터리 한 품목에서만 약 6조원의 대중 무역적자를 봤다.
그동안 중국에 진출한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배터리업체가 현지 공장에서 만든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업체에 공급하는 수량도 수입 통계로 집계됐지만 올 들어서는 상황이 바뀌었다.
이 같은 현실은 최근 각 완성차업체가 전기차에 중국업체가 생산한 값싼 배터리 적용을 확대해 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업체의 NCM 배터리가 아닌 중국 CATL의 LFP 배터리 적용을 늘려가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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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모델Y RWD에 값싼 LEP 배터리를 적용해 출고가를 떨어트렸고 판매 흥행으로 이어졌다. 국내 완성차업체의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대비 급감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에도 CATL의 NCM 배터리가 적용된 바 있으며 최근 출시된 전기차 레이 EV에는 CATL의 LFP 배터리가 탑재됐다. 레이 EV는 전기차 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대 초반부터 구매가 가능하다.
현대차·기아는 그동안 국내 배터리업체와 협력해 전기차를 생산했지만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가성비 모델인 테슬라 모델Y RWD의 흥행을 확인한 만큼 보금형 모델 등에는 저렴한 중국산 LFP 배터리 사용을 늘릴 것으로 예측된다.
KG모빌리티가 선보인 전기 SUV 토레스EVX에는 중국 비야디(BYD)가 만든 LFP 배터리가 적용됐다. 토레스 EVX는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할 경우 30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적용이 확대되면서 중국 의존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뒤늦게 LFP 배터리 개발에 나섰지만 양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당분간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영향력에 기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전무는 "국내 업체가 소비자 입맛에 맞는 싼 전기차를 생산하려면 가격이 낮은 중국산 배터리를 쓸 수밖에 없다"며 "최근 중국산 LFP 배터리 장착으로 눈을 돌리는 것 역시 떨어진 판매량 회복을 위한 결단"이라고 짚었다.
이어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가 커질수록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인 데다 국내 배터리 업체도 LEP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배터리 제작에 필요한 광물 수입 경로를 다양하게 확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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