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업계 최초 '작업중지권·안전 인센티브'…"안전사고 사전 차단"

김도엽 기자 2023. 10. 22.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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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건설안전]②자체 '안전신문고' 플랫폼 운영
협력사 안전사고 동참 유도…무인 안전 로봇 도입

[편집자주] 중대재해처벌법 2년 차를 맞아 건설안전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뉴스1>은 정부와 건설업계가 건설현장의 안전확보를 위해 기울이고 있는 다양한 노력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건설안전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리뉴얼된 안전문화체험관(현대건설 제공)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2년차를 맞아 건설업계에서도 작업자 안전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 작업자 스스로 작업중지 신고와 작업중지를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도입되는 한편 안전수칙 준수 및 안전교육 이수 등을 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 등 문화가 바뀌고 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작업중지권 △H-안전지갑 적용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접목 안전문화체험관 리뉴얼 개관 △무인 안전 서비스 로봇 도입 △폭염 공동 캠페인 △안전관리 우수 협력사 포상 제도 등을 시행 중이다.

◇업계 최초 작업중지권·안전 인센티브 제도 도입

현대건설은 지난 2021년 11월부터 업계 최초로 건강 상태 이상 및 증상 호소자를 사전에 작업에서 열외하는 '근로자 작업 열외권'을 적극 시행 중이다.

또 작업중지권 사용 독려를 위해 전용 온라인 플랫폼인 '안전신문고'를 자체 구축해 작업자 스스로 작업중지 신고와 제안을 할 수 있도록 소통 창구를 열어뒀다.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 일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안전 권리를 부여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현장 곳곳에 QR코드 스캔만으로 손쉽게 안전신문고에 접속할 수 있는 포스터가 있기도 하다. 휴식 공간에도 QR코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여기에 접속해 △안전시설물 미설치 △화재·폭발·질식·중독 위험노출 △방호장비 미설치 등 위험을 감지했다면 작업중지권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1518건의 근로자 작업중지권, 49건의 작업열이권이 발동됐다. 그만큼의 안전사고를 사전에 차단한 셈이다. 심리적, 육체적으로 불안정한 근로자가 작업열외권을 사용하더라도, 당일 작업 열외는 물론 손실임금의 50%를 보전받을 수 있다는 것이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장에서 작업중지권과 작업열외권을 발행한 근로자의 인사상 불이익을 금지하고, 급여보전과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장려하여 근로자의 안전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안전보건조직을 확대·개편해 '중대재해 제로' 달성을 노력 중이다. 안전보건 경영책임자(COS) 선임은 물론, 안전관리본부를 신설(1본부 2실, 9팀)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분기부터 H-안전지갑 제도를 도입해 현장 근로자의 안전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H-안전지갑 또한 업계 최초로 도입한 것으로 △안전수칙 준수 △안전교육 이수 △안전 신고 및 제안 등 근로자의 안전활동에 대해 포인트를 지급해 주는 인센티브 제도다. 해당 포인트는 1대 1 비율로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전환할 수 있어 네이버 쇼핑과 네이버 페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QR체크인 등 현장근무 확인을 통해 일별 최소 100포인트에서 최대 1600포인트를 지급받게 된다. 안전 신고 및 제안이 선택되면 최대 10만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현재까지 이렇게 지급된 포인트만 무려 9억포인트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안전지갑을 활용하거나 참여한 근로자만 월 2만2600명을 정도로 활발하다.

리뉴얼된 안전문화체험관(현대건설 제공)

◇안전체험관 리뉴얼…무인 안전 로봇 도입도

지난 6월에는 기존 면적 450㎡에서 850㎡로 '안전문화체험관'을 리뉴얼했다. 지난 2018년 문을 연 안전문화체험관은 개관 후 임직원 및 협력사, 근로자 등 6000여명 대상 건설 안전 체험 기회를 제공해왔다.

체험관에선 VR과 AR을 결합한 스마트 XR존을 마련해 건설현장을 생생하게 구현했다. AR 장비안전, 4D VR큐브, 다중 동시 VR 등을 통해 체험기회도 제공한다. 특히 평소 접근하기 어려운 건설장비 26개에 대한 사고사례와 점검방법을 상세히 숙지하고, 가상공간에서 구현한 현장의 위험요인을 간접체험함으로써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엔 국내외 해외 정부부처, 공공기관 등 체험도 활발하다. 리뉴얼 후 필리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정부서울청사, 대한상공회의소, 안전보건공단, 한국수자원공사, 인천항만공사, 서울시설공단, 한국공항공사 등 관계자가 체험관을 찾았다. 지역사회에도 건설안전 체험기회 제공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 현대건설 측의 설명이다. 리뉴얼 후 현재까지 현대건설 임직원 1649명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2545명이 교육을 받았다.

추후 현대건설은 근로자가 일터에서도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VR 체험교육장을 현장으로 점차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부턴 인공지능을 갖춘 무인 안전 서비스 로봇 '스팟'을 건설현장에 투입 중이다.

4족 보행 로봇 스팟은 상부에 센서와 통신 장비 등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를 탑재할 수 있다. 험한 길이 많은 건설현장에서 이동하기 힘든 계단과 좁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울 수 있어, 작업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사각지대까지 이동할 수 있다.

특히 현대건설은 무인드론과 스마트글래스를 연계한 '원격현장관리플랫폼'을 개발해 현장 외부를 자동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해 건설현장 내외부 전체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외에도 △스마트 에어백(추락방지 조치가 어려운 고소작업시 스마트 에어백 착용을 통해 안전사고 예방) △AI 장비협착방지 시스템(카메라 영상 분석을 통한 근로자 식별 알람 기능 및 충도·협착 예방) △재해예측 AI 시스템(빅데이터 기반 현장 내 재해요인별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안전사고 예방) △크람쉘 협착방지(크람쉘 작업 중 버켓의 하강/상승을 근로자가 인지하도록 해 협착 및 낙하물에 의한 사고 예방) 등 스마트 안전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협력사 안전관리체계 강화…투자는 지속 확대

원청-협력사-근로자로 이어지는 합동 안전관리체계는 지속 강화하고 있다. 근로자가 위험성평가에 참여하고, 안전 제안 및 신고 활동에 참여하고, 원청-협력사는 안전보건시스템 구축 지원(컨설팅, 교육 등)이 대표적이다.

안전보건 투자는 지속 확대 중이다. 폐쇄회로(CC)TV는 지난 2021년 12월 대비 1113대 증가한 약 2400대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사각지대를 제거할뿐만 아니라 모니터링 강화도 할 수 있다.

협력사엔 '안전관리비 50% 선지급 제도'를 시행해 적기에 안전관리비를 투입할 수 있도록 독려 중이다. 안전관리자 선임 대상이 아닌 협력사(공사금액 100억 미만)를 대상으로는 안전관리자 인건비를 월 최대 400만원 지원하는 '안전길잡이 제도'도 시행 중이다.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외국인 지구언을 직접 채용해 현장 외국인 근로자를 교육하기도 한다. 매년 평균 1만여명 이상 외국인 근로자 대상 방문과 화상교육 병행해 실시하며, 올해 10월까지 벌써 1만2368명을 교육했다.

이외에도 현대건설은 행정안전부, 대한적십자사, 동아오츠카와 함께 온열질환 솔루션 프로그램 운영 및 근로자 건강 체크를 위한 '폭염 공동 캠페인', 중소협력사 주도 건설현장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해 9월 도입한 '안전관리 우수 협력사 포상 제도' 등을 시행 중이다.

황준하 현대건설 전무(CSO·안전관리본부장)는 "자율적인 현장 안전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협력사와 근로자 중심의 안전정책과 제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스마트 안전기술 또한 적극적으로 현장에 도입해 현장 안전관리의 효율성을 도모해 나갈 것이며, 제도적으로는 상당 부분 갖춰져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실행력을 높여 안전 사고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혹서기 현장 특별점검 및 온열질환 예방 캠페인(현대건설 제공)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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