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또 50년...소양강댐, 기후변화 이기려면?

김평정 2023. 10. 22.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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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4.5배 면적에 물 29억 톤 저장 가능
7∼9월 방류량 줄이고 나머지 기간엔 늘려
현재 댐 저수량으로는 기후변화 대응 역부족
"새로운 댐 짓거나 기존 댐 리모델링 필요"

[앵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댐인 우리나라의 소양강댐은 홍수와 가뭄 해결에 핵심 역할을 해왔습니다.

지은 지 50년이 된 소양강댐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극한 호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댐 리모델링 등의 치수대책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기자]

섬처럼 솟아 있는 산등성이 사이로 마치 바다처럼 드넓은 호수가 펼쳐져 있습니다.

소양강댐이 강물을 가두면서 만들어진 인공호수 소양호입니다.

서울의 4.5배에 달하는 면적에 서울월드컵경기장 6백 개 규모인 29억 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어 내륙의 바다로도 불립니다.

이렇게 막대한 저수량을 바탕으로 소양강댐은 한강 유역의 홍수와 가뭄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강수량이 집중된 여름엔 물을 더 저장해 한강으로 흘러가는 양을 줄이고 나머지 계절엔 반대로 방류량을 늘리는 것입니다.

[홍충기 /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댐지사 스마트댐안전관리팀장 : 여름철에는 홍수기 제한수위라는 기준 수위를 정해서 그 수위를 넘어가게 되면 방류를 한강홍수통제소와 협의해서 진행하고 있고요. 그 외 기간에는 상시 만수위라는 홍수기 제한수위보다 좀 더 높은 수위를 기준으로 해서….]

그런데 지금의 치수 능력으론 점점 더 빨라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 역부족일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댐과 하천제방은 100년에 한 번 정도 오는 폭우에 대응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2050년이 되면 극심한 자연재해를 일으킬 수준의 집중호우가 4년에 한 번꼴로 찾아와 거의 일상화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선 홍수 위험 지역에는 댐을 새로 짓고, 기존에 오래된 댐은 높이를 올리거나 상류에 보조댐을 만들어 저수량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특히 상류에 보조댐을 추가로 만들면 저수량은 20∼30% 더 확보하면서 댐 건설의 부작용인 수몰지역은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권현한 / 세종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요. 저수지 용량을 추가하면서 환경적인 부분들도 좀 저희가 감안해서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 유럽이나 이쪽 지역에서 많이 지금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댐의 높이를 올려 증축하고 독일과 호주에선 댐 상류에 보조댐을 만드는 성공 사례들이 이미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도 댐과 하천제방을 보강할 기본 구상을 시작할 계획인데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평정입니다.

YTN 김평정 (pyu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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