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김태형은 엇갈렸던 김응용-김성근, 누구의 길을 따라갈 것인가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태형 감독은 김응용, 김성근 두 명장 중 누구의 길을 따라갈까.
롯데 자이언츠가 김태형 감독을 선임한 이유는 명확하다. 우승하고 싶어서다. 팀을 꼭 정상에 올려달라는 이유로 김 감독을 모셔왔다. 두산 베어스 시절 팀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고, 3번의 우승으로 이끈 현 세대 최고 감독 중 한 명이다. 이미 '명장' 타이틀을 달았다.
그리고 그 우승을 바라는 건 그룹, 구단 수뇌부 뿐 아니다. 롯데 팬들이 더 바란다. 그래서 이번 김 감독의 롯데행이 흥미롭다. 이전 세대 두 베테랑 감독의 행보와 똑 닮아서다. 그런데 그 두 감독의 운명은 엇갈렸다. 주인공은 바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장 라이벌' 김응용 감독과 김성근 감독. 김태형 감독은 과연 누구의 길을 따라갈 것인가.
김응용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 시절 1983년부터 2000년까지 지휘봉을 잡으며 무려 9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타이틀을 차지했다.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명장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당시 삼성 라이온즈는 정규시즌에서는 잘싸웠지만 번번이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기 일쑤엿다. 해태의 부도와 맛물려 김 감독과 해태 구단 사이가 틀어졌고, 결국 우승을 갈망하던 삼성이 2001 시즌을 앞두고 김 감독을 영입했다. '쇼킹'한 뉴스였다. 늘 삼성 위에서 놀던, 전라도 연고 구단 출신의 감독이 대구로 향한다는 자체에 반발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김 감독을 모시다시피 한 이유는 하나, 우승이었다. 2001년 정규시즌 1위를 하고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패해 김 감독도 그 저주를 풀지 못하느냐는 말이 나왔었지만, 결국 2002 시즌 삼성은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김 감독은 4년간 삼성에서 감독직을 수행하고, 후배 선동열에게 감독 자리를 물려주며 자신은 구단 사장이 돼 오래 그 일을 했으니 대단한 업적이었다. 역대 2개 구단에서 우승을 차지한 감독은 김 감독이 유일하다.
김성근 감독은 태평양 돌핀스, 삼성 라이온즈 감독직을 거쳐 쌍방울 레이더스 시절 어려웠던 구단 사정, 부족한 선수 구성에도 끈끈한 '돌격대'로 만들며 자신의 지도자 컨셉트를 확실히 잡았다. LG 트윈스 시절 2002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는 지금도 회자되는 명시리즈. 당시 김응용 감독이 김성근 감독을 향해 '야구의 신' 언급을 했고, 그 때부터 김성근 감독의 별명은 '야신'이 됐다.
그리고 2007 시즌을 앞두고 SK 와이번스에서 다시 기회를 얻는다. 김 감독의 취임은 SK 왕조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었다. SK는 김 감독과 함께 2011년까지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1번의 준우승을 차지했다. 많은 훈련량, 선수와 타협하지 않는 강인한 이미지, 선수 욕설 논란 때 스스로 출전 정지를 결정하는 결단력까지 김 감독 덕에 비인기팀 SK는 성적과 흥행을 모두 잡았다.
하위권을 전전하며 성적에 목마르던 한화 이글스가 2015 시즌을 앞두고 김 감독을 야심차게 선임했다. 당시, 한화 팬들이 김 감독을 열렬히 지지했다. 1인시위를 하고 동영상을 제작해 그룹과 구단에 어필을 할 정도였다. 결국 한화그룹이 팬들의 목소리에 응답했고, 공교롭게도 김응용 감독의 후임으로 김 감독이 한화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한화에서의 3년은 김 감독에게 '흑역사'로 남았다. 차례로 6-7-8위. 성적은 나지 않고, 선수 혹사 등 논란의 중심에만 섰다.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김 감독도 더 이상 당해낼 힘이 없었다. 그렇게 KBO리그 감독 커리어가 끝나고 말았다.
김태형 감독이 묘하게 닮은 부분이 많다. 먼저 김응용 감독. 롯데도 당시 삼성과 같이 우승을 열망하고 있다. 마지막 우승이 1992년이다. 구단이 돈을 안쓰는 것도 아니고, 팬들도 열정적인데 매 시즌 성과를 못낸다. 그런 가운데, 롯데와 특별한 인연이 없는 김태형 감독을 전격 선임했다. 김 감독 입장에서는 김응용 감독 이후 최초의 2개 구단 우승 감독이 되고플 것이다.
김성근 감독과 닮은 건 팬들이 만든 감독이라는 점이다. 시즌 중 래리 서튼 감독 경질 때부터 팬들은 '감독 김태형'을 원했다. 정규시즌이 끝나고서는 김 감독을 선임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열렬한 지지세를 표출했다. 이게 김 감독 선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수 없다. 하지만 롯데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커리어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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