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과 허탈함의 표현’ 뿔난 정관장 팬들, 개막전에서 피켓 시위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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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정관장 팬들이 개막전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하프타임 체육관 2층 로비에서 정관장 팬 6명이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의 피켓 시위는 또 다른 정관장 팬들에게 많은 의미를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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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공식 개막전 안양 정관장과 서울 SK의 맞대결. 하프타임 체육관 2층 로비에서 정관장 팬 6명이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항의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침묵을 지키며 서있었다.
팬들이 분노한 이유는 분명하다. 정관장은 2010년대 들어 KBL을 대표하는 강호로 자리 잡았다. 성공적인 리빌딩으로 양희종(은퇴), 김태술(은퇴), 박찬희(DB), 이정현(삼성), 오세근(SK)을 동시에 품었다. 김태술, 박찬희, 이정현이 팀을 떠났지만 이재도(LG), 전성현(소노), 문성곤(KT) 등 새로운 스타들을 발굴했다. 그 결과 4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황금기를 열었다.
그러나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정관장은 승자가 되지 못했다. 2021년 이재도가 창원 LG로 이적했고, 2022년 전성현 또한 김승기 감독을 따라 고양 캐롯(현 고양 소노)으로 떠났다. 올해 오세근과 문성곤마저 각각 서울 SK와 수원 KT로 이적을 선택하며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단순히 주축 멤버들이 팀을 떠난 것만이 이유는 아니었다. 전성현, 오세근, 문성곤 모두 이적 과정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원 소속 구단 정관장에 서운함을 표했다. 프로는 돈이라고 하지만 진심을 다해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잔류가 가능할 수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위를 주도한 팬 A씨는 “모든 팬들이 아는 것처럼 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들을 몇 년 동안 떠나보냈다. 그리고 떠나보내는 과정이 그렇게 깔끔하지 않았다고 우리는 생각했다. 구단이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지만 팬의 입장에서 이렇게 목소리를 내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 소란 피우지 않는 선에서 이렇게 시위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팬 B씨는 “설렘이 가득해야 하는 우승 다음 시즌 개막전인데 너무 공허하고 허탈하다. 팬들은 구단에 큰 걸 바라는 게 아니다.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만 운영을 해줬으면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운영을 해왔다. 팀의 기둥, 존재 자체라고 생각했던 오세근 선수마저 떠났는데 분명 구단이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위를 통해 조금이라도 구단이 바뀔 수 있다면 얼마든지 더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해당 팬들은 경기 전 우승 반지 수여식에서 또 다른 현수막을 펼쳤다. SK로 떠난 오세근을 향해 ‘영원히 하나뿐일 안양의 41번, 안양의 오세근을 기다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 이들의 피켓 시위는 또 다른 정관장 팬들에게 많은 의미를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 사진_조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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