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증자한 상장사 전부 주가 하락… ‘반짝 효과’ 그쳐

강정아 기자 2023. 10. 2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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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무상증자를 단행한 상장사들의 주가가 오히려 무상증자 발표 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무상증자=주가 상승' 공식이 통용되면서 기업들의 무상증자가 이어졌지만, 올해는 그 효과가 미미한 모습이다.

권리락 실시 이후 잠깐 주가가 올랐다가 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심지어 무상증자 발표 직후 주가가 하락한 기업도 적지 않았다.

무상증자 공시 직전일 주가와 비교했을 때 17개 기업 모두 주가가 더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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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무증한 17곳 모두 공시 전보다 주가 빠져
권리락 이후 단기 급등하다 하락 전환
“무증은 호재 아냐… 기업의 재무 상태·실적 확인해야”

올해 하반기 무상증자를 단행한 상장사들의 주가가 오히려 무상증자 발표 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무상증자=주가 상승’ 공식이 통용되면서 기업들의 무상증자가 이어졌지만, 올해는 그 효과가 미미한 모습이다. 권리락 실시 이후 잠깐 주가가 올랐다가 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심지어 무상증자 발표 직후 주가가 하락한 기업도 적지 않았다.

무상증자는 기업이 이익잉여금 등을 자본금으로 옮긴 뒤 신주를 발행해서 기존 주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것이다. 여유자금으로 주식을 새로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기업의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인식을 준다. 또 권리락이 실시되면 늘어난 주식 수만큼 주가가 하향 조정되는데, 이로 인해 주가가 떨어진 것 같은 착시 효과가 나타나 매수세가 몰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픽=손민균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무상증자를 결정한 상장사(유·무상증자 동시 진행 기업 제외)는 17곳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미래산업과 한국콜마홀딩스가, 코스닥 시장에선 알비더블유, HLB 등 15개 기업이 무상증자를 진행했다.

무상증자 공시 직전일 주가와 비교했을 때 17개 기업 모두 주가가 더 하락했다. 하락 폭이 가장 큰 곳은 반도체 장비업체 미래산업이다. 미래산업은 공시 전날(8월 2일) 주가가 5933원(무상증자를 반영한 수정주가 기준)이었는데, 20일 41.4% 떨어진 3475원에 거래를 마쳤다. 권리락 실시 이후 3거래일 동안 주가가 1만원대를 넘기기도 했지만, 이후 주가는 하락 전환했다.

OLED 디스플레이 회사 핌스도 무상증자 공시 전날인 8월 3일(6490원) 대비 3815원으로 41.2% 내렸다. 핌스 주가는 권리락 실시일인 8월 18일에도 전 거래일 대비 0.84% 오르는 데 그쳤다.

무상증자 발표 자체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던 ‘무증 약발’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이달 11일과 17일에 무상증자를 발표한 코스닥 상장사 지앤비에스 에코와 에이프릴바이오는 아직 권리락 실시 전이지만 발표 소식 이후 주가가 오히려 각각 17.9%, 15.7%씩 빠졌다.

전문가들은 무상증자를 호재로 인식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통상 기업은 무상증자를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부양 수단으로 이용하지만, 실제 기업 가치가 커지는 것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상증자는 시장에 주식 수를 늘려 거래 유동성을 개선해 주는 일종의 촉매 역할을 하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그 영향도 미미한 상황”이라며 “무상증자가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에 좋은 의미를 준다고 해석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의 무상증자 발표는 기업이 주주들의 불만을 달래고 주주 가치에 신경을 쓴다는 일종의 신호로 사용된다”며 “기업 실적을 꼼꼼히 보고 부실기업인지 아닌지 확인한 뒤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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