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케이션] 지도 펼치며 설레는 맘…전국 ‘休+일’ 명소 골라볼까
사무실 대여서비스 제공기업 등장
평일 방문객 늘어 균형 발전 기대
한옥 스테이가 가능한 경북 경주 숙소. 디어먼데이
각종 워케이션 프로그램
문체부, 16곳 20개 시범사업 마련
무의도 거주·어촌 체험활동 ‘눈길’
◆코로나19 이후 워케이션 열풍=워케이션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15년 유럽이다. 유럽은 주로 한달살기와 관광을 합친 형태의 워케이션을 진행했다. 자기 주도적 라이프스타일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큰 역할을 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도 스타트업과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워케이션이 활발히 이뤄졌다.
우리나라에서 워케이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코로나19 확산 이후부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속하면서 정보기술(IT) 기반 재택근무·원격근무가 늘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일과 여가를 함께 즐기는 워케이션 시장을 확대시켰다. 호텔에선 장기간 머물 수 있는 숙박 상품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여행사와 함께 워케이션 상품을 출시했다.
8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전국 16개 지역 20개 시범프로그램을 마련해 워케이션 시범사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충남 예산 ‘리솜 워케이션 프로그램’, 전남 완도 ‘북고어촌체험 휴양마을 워케이션 프로그램’, 인천 ‘영종 무의도 워케이션 프로그램’ 등이다. 2021년 한국관광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워케이션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강원 강릉·춘천, 충북 제천, 전남 여수, 경북 경주, 제주 등이 꼽혔다. 이런 지역은 접근성이 우수하고 자연친화적이며 레저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한국형 워케이션 성장=워케이션 열풍에 발맞춰 기업도 복지 차원에서 워케이션을 장려하는 모양새다. 네이버의 관계사인 라인플러스는 국내만 아니라 한국 기준 시차 4시간 이내 해외 지역에서 근무가 가능하다. 특히 마이리얼트립은 워케이션 시행 이후 적자를 벗어나 올해 7월 손익분기점을 처음으로 넘겼다.
워케이션 브랜드도 나타났다. 2020년 설립한 스트리밍하우스는 워케이션 브랜드 ‘더 휴일’을 만들어 제주·부산·인천 등에서 원격근무 사무실 대여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260여개 기업과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곳은 관광지를 연계한 미국·유럽형 워케이션과 지역과 연계한 일본형 워케이션을 혼합한 기업·지자체 주도의 한국형 워케이션을 제안한다.
신동훈 스트리밍하우스 대표는 “기존 지역 관광은 주말에 편중돼 있는데 워케이션은 평일에 지역을 방문하므로 균일한 경제 활성화가 가능하다”며 “워케이션이 확대될수록 지역 균형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케이션에서 체류형 관광까지=워케이션이 인기를 얻으며 체류형 관광의 중요성도 커졌다. 체류형 관광은 단기가 아닌 장기로 지역에 머물며 관광하는 형태를 말한다. 또 남들 다 가는 명소를 가기보단 새로운 지역을 발굴하고 현지인처럼 머무는 게 대세다. 충남 서산시, 경남 하동군 등 지자체들도 이에 발맞춰 한달살기 지원사업을 운영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강원 정선 ‘마을호텔18번가’, 전남 순천 마을호텔 ‘어여와’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마을호텔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체류형 관광이 늘면 관계인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정주인구 감소로 당면한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 워케이션이나 체류형 관광으로 관계인구를 늘리면 자연스럽게 지역 관광산업도 육성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지역 농산물이나 건축물 등 특색 있는 자원을 발굴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아졌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워케이션을 통한 생산 유발 효과는 약 4조5000억원이며, 고용 유발 효과도 약 2만7000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윤혜진 배화여자대학교 글로벌관광콘텐츠과 교수는 “인구감소가 눈앞에 닥친 문제인 만큼 워케이션이나 체류형 관광 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역다움’을 강조한 관광상품으로, 불특정 다수가 아닌 세대와 라이프스타일에 알맞은 맞춤형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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