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M자형 탈모' 환자 절반이 2030 남성…"원인별 치료 필요"
치료 늦을수록 효과 떨어져…중단 시 3~6개월 내 또다시 탈모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환절기 탈모라는 말이 나올 만큼 가을은 큰 일교차로 두피가 건조해지고 각질이나 염증 등으로 인해 모발이 빠지기 쉬운 계절이다.
이미 남성형 탈모를 앓고 있거나 의심되는 남성이라면 호르몬 영향뿐만 아니라 계절적으로 탈모 발생 위험이 높은 만큼 세심한 관리와 주의가 요구된다.
남성들의 주요한 외모 관리 영역 중 하나인 '헤어스타일'에 영향을 미치는 탈모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앞이마 선이 넓어지는, 일명 'M자형 탈모'를 의미하는 안드로젠 탈모증에서 20~30대 환자는 전체 환자 수의 약 50%(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기준)를 차지할 만큼 많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서 의학적 치료보다 해외직구 등을 통해 개인적인 경로로 약물을 구입하거나 영양제나 샴푸 등 자기관리 제품에 의존하는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탈모를 관리하는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관리 방법을 조사한 결과, 탈모 방지용 샴푸가 39.8%로 가장 높았고 탈모 치료제와 병원 방문은 각각 12.2%, 7.4%에 그쳤다.
문제는 이들 사이에서 흔한 자기관리 방법이 의학적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부분 탈모 방지용 샴푸는 기능성 화장품으로 분류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탈모 기능성 화장품의 역할을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뿐 탈모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도 탈모 범위가 넓어질수록 탈모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가급적 조기에 의학적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일부 환자들은 치료비에 대한 부담으로 해외직구를 통해 약값이 저렴한 반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되지 않은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탈모약은 식약처 허가를 거쳐야 하는 엄연한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에게 처방받은 뒤 약국에서 약을 수령해야 한다.
의사 처방 없이 해외직구로 구매한 무허가 의약품은 성분·주의 사항 등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최소한의 주의사항 조차 기재하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다.
유통 및 보관 과정에서 불순물 혼입이나 변질·오염 등 문제가 발생할 위험 역시 높다.
남성형 탈모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전환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에 의해 유발되는데, 5-알파 환원효소의 활성을 억제하는 형태로 치료가 이뤄진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진행되는 질환이라 초기 원인에 따른 의학적 치료를 받으면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그 효과가 낮아지게 된다.
국내 식약처 허가를 받고, 의학적으로 치료 효과가 입증된 경구용 치료제(먹는 약)로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가 있다. 두 성분 모두 5-알파 환원효소의 활성을 억제한다.
5-알파 환원효소는 크게 1형과 2형 2가지 종류가 있는데 1형은 피부에, 2형은 주로 생식기나 전립선 등에 분포한다.
이 가운데 피나스테리드는 2형 효소를 차단하며, 두타스테리드는 1형과 2형을 모두 차단해 DHT 생성을 더욱 효과적으로 억제한다고 알려졌다.
이들 약은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복용하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이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
치료를 중단하면 3~6개월 내 다시 탈모가 진행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최지웅 아주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남성형 탈모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나이가 들며 모낭의 소형화가 진행될수록 탈모약의 효과 또한 떨어지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할수록 효과가 커질 수 있다.
최 교수는 "많은 환자가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가 단기간 내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포기하지 말고, 원인에 맞는 의학적 치료를 꾸준히 한다면 분명 치료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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