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이 별거냐? 70세를 아프리카에서 보내니 복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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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자유롭게 여행하며 세계를 누빈다는 건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꿈이 되곤 한다.
예비역 공군 준장 안정훈(71) 씨도 그랬다.
1976년 공군사관후보생 71기로 임관한 그는 현역 시절 내내 '새벽형 인간'으로 살았다.
2004년에는 공군 정훈병과장으로는 30년 만에 '별'(준장)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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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은퇴 후 자유롭게 여행하며 세계를 누빈다는 건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꿈이 되곤 한다. 예비역 공군 준장 안정훈(71) 씨도 그랬다.
1976년 공군사관후보생 71기로 임관한 그는 현역 시절 내내 '새벽형 인간'으로 살았다. 정훈장교로서 밤이면 TV뉴스를, 아침이면 조간신문을 모니터링하고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군 관련 이슈를 관리했다. 2004년에는 공군 정훈병과장으로는 30년 만에 '별'(준장)을 달았다. 공군 내 '성골'로 분류돼온 공군사관학교 출신이 아님에도 장군으로 진급한 배경에는 운을 넘어서는 집요한 성실함이 있었다. 후배들에게는 자애로우면서도 깐깐한 상사였다.
그랬던 안 씨는 2006년 드디어 계급장을 떼고 전역했다. 군문을 나선 그에게 새로운 시공간이 펼쳐졌다.
최근 출간된 '아프리카 이리 재미날 줄이야'(에이블북)는 누구보다 규율에 맞춰 살던 한 은퇴자가 마음 가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아프리카를 누빈 체험을 담은 에세이다.
코로나19가 채 사그라지지 않았던 2021년 12월, 저자는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북아프리카, 동아프리카, 남아프리카까지 260일 넘게 11개국 땅을 밟았다.
이집트 홍해의 유명 스쿠버다이빙 관광지 다합. 자그마한 체구의 '한국 할아버지'라 해서 즐기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다이빙 한 번 하지 않았지만 석 달이나 이곳에 머물며 젊은 배낭여행자들과 어울려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케냐에서는 킬리만자로 자락길을 걷고, 탄자니아에서는 영국 록그룹 퀸의 리더 프레디 머큐리의 고향인 잔지바르 군도를 걸으며 그를 기렸다.
생일날에는 미역국 대신 돼지국밥을 먹으며 '70세 고희를 아프리카에서 보내니 복이 터졌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저자는 말한다. 나이가 들어 힘들다면 천천히 가면 된다고.
"웰다잉, 그게 별거냐?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즐겁게 살다가 때가 되면 미련 없이 소풍을 마치는 게 웰다잉이지. 하고 싶은 것 참으며 오래 살기보다는 하고 싶은 짓 실컷 하다가 원 없이 죽는 게 낫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춤추며 살기로 결심했다."
316쪽.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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