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review] 산체스 실수에 울었다...첼시, '2골 리드' 지키지 못하며 아스널과 2-2 무

한유철 기자 2023. 10. 22.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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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한유철]


로베르트 산체스의 실수가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끼쳤다.


첼시는 22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9라운드에서 아스널과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첼시는 3승 3무 3패(승점 12점)를 기록, 9위로 올라섰고 아스널은 6승 3무(승점 21점)를 기록, 2위를 유지했다.


[프리뷰]


이번 라운드 최대 빅매치다. 런던을 연고로 하는 두 팀은 오랫동안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PL을 대표하는 강팀인 만큼,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매치업이다.


두 팀 모두 승리가 절실하다. 우선 첼시는 토드 보엘리 구단주로 체제가 바뀐 이후, 좀처럼 확실한 색채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엔 두 번의 이적시장 동안 무려 80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고 시즌 도중 두 번의 감독 교체를 단행했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모든 컵 대회에선 탈락했고 리그에서 12위에 머무르며 2015-16시즌 이후 최악의 순위를 기록했다.


이에 리빌딩을 단행했다. 공석이었던 감독 자리엔 유망주 발굴에 능하며 구단의 뿌리를 바로세우는 데 능통한 포체티노 감독을 데려왔다. 동시에 비대해진 스쿼드 정리에 열을 올렸다. 카이 하베르츠, 메이슨 마운트, 마테오 코바시치 등 애매한 자원들을 모두 매각하며 4000억 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


어느 정도 정리를 마친 첼시는 이후 영입에 매진했다. 기록적인 이적료를 발생시키며 모이세스 카이세도를 데려왔고 로베르트 산체스, 악셀 디사시, 로메오 라비아, 니콜라스 잭슨 등 전 포지션에 걸쳐 적재적소 보강을 마쳤다.


이번엔 뭔가 다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강호' 리버풀과의 리그 개막전에서 1-1로 비기며 준수한 출발을 했기에 기대감은 더욱 컸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1-3으로 패하며 2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이어진 루턴 타운전과 AFC 윔블던전에서 승리하며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훨씬 약체인 팀들을 상대했기에 승리의 기쁨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이후 부진의 늪에 빠졌다.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홈 경기에서 충격적인 0-1 패배를 당하더니 본머스와 아스톤 빌라전에서 1무 1패를 기록했다. '우승'을 경쟁하는 라이벌 팀도 아니고 중위권 팀들에게 당한 무승부와 패배다 보니 충격은 더욱 컸다. 이에 포체티노 감독의 경질설이 대두되기도 했으며 이적료에 상응하는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는 선수들이 비판의 중심에 섰다.


그래도 최근엔 어느 정도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브라이튼과의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두며 부진에서 벗어났고 이어진 풀럼과 번리전에서 연속으로 승리하며 착실히 승점을 쌓았다. 지난 번리전에선 무려 4득점을 터뜨리며 오랜만에 다득점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현재 첼시의 순위는 11위. 여기서 승점 3점을 획득한다면, 최대 7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첼시와 달리 아스널은 순항 중에 있다. 지난 시즌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가능성을 확인한 덕에 이번 시즌엔 본격적으로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름 이적시장 때 확실한 보강을 통해 스쿼드를 채웠고 리그 8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토트넘 훗스퍼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선수단 분위기는 최고조다. 지난 랑스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다소 휘청이는 듯했지만, 이어진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챙겼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에 부임한 이후, 아스널은 리그에서 맨시티를 상대로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었지만 이번 시즌 그 오랜 징크스를 깼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기준, 첼시와 아스널 모두 4-3-3 포메이션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팀 모두 부상 선수가 있긴 하지만, 첼시에 비해 아스널은 가용할 수 있는 선수의 폭이 넓다. 첼시는 웨슬리 포파나, 크리스토퍼 은쿤쿠, 라비아, 벤 칠웰, 마커스 베티넬리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며 디사시, 리스 제임스, 카니 추쿠에메카, 트레보 찰로바, 브누아 바디아실, 아르만도 브로야의 몸 상태는 100%가 아니다. 아스널은 율리엔 팀버와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출전 불가이며 윌리엄 살리바와 부카요 사카의 몸 상태가 다 올라오지 않았다.


현재의 상황과 전력을 감안했을 때, 아스널의 승리가 예상된다. 하지만 포체티노 감독은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이유가 있다. 아스널을 상대로 한 리그 홈 경기에선 단 한 번도 지지 않았기 때문.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포체티노 감독은 아스널과 통산 15경기를 치르는 동안 4승 7무 4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리그 홈 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6경기에서 3승 3무를 기록하는 중이다. 사우샘프턴 시절엔 1경기를 치러 2-2 무승부를 기록했고 나머지 5경기는 모두 토트넘 시절 거둔 기록이다. 상황이 어찌 됐든 아스널을 상대로 '지지 않는 법'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아스널의 '전설' 폴 머슨 역시 첼시를 경계했다. 영국 매체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그는 "이번 시즌, 첼시는 원정보다 홈에서 경기력이 더욱 좋다. 그들은 이제 흐름을 타야 할 때다. 아스널과의 매치는 흥미로울 것이다. 첼시는 더 나은 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리버풀전에서도 그랬다. 어떤 팀도 첼시와 같은 팀을 리그에서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다. 소위 '되는 날'이면, 그들은 누구든 무너뜨릴 수 있다. 번리전 라힘 스털링의 움직임을 봤나. 그는 결코 막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첼시가 우위에 있는 점이 한 가지 있다. 그들은 아스널이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갈지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아스널은 첼시가 어떻게 경기를 풀지 전혀 알지 못한다. 첼시가 아스널을 잡는다면, 향후 펼쳐질 빡빡한 일정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경기 내용]


'홈팀' 첼시는 4-3-3 포메이션을 가져왔다. 무드리크, 스털링, 팔머, 엔조, 카이세도, 갤러거, 쿠쿠렐라, 콜윌, 실바, 구스토가 선발로 나왔고 산체스가 골문을 지켰다. 이에 맞선 아스널 역시 4-3-3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마르티넬리, 제수스, 사카, 라이스, 조르지뉴, 외데가르드, 진첸코, 마갈량이스, 살리바, 화이트가 선발 명단을 채웠고 라야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첼시가 포문을 열었다. 전반 1분 박스 앞에서 루즈볼을 잡은 엔조가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대 위로 벗어났다. 첼시가 먼저 앞서나갈 기회를 잡았다. 전반 11분 스털링의 크로스를 무드리크가 헤더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 공이 살리바의 손에 맞았다. 첼시 선수들은 곧바로 항의했고 주심은 비디오 판독실과 대화를 나눈 후, 온필드 리뷰를 진행했다. 이후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팔머가 침착하게 마무리해 선제골을 기록했다.


리드를 허용한 아스널이 동점골을 노렸다. 전반 26분 화이트의 크로스를 받은 제수스가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에게 막혔다. 위기를 넘긴 첼시도 추가골을 노렸다. 전반 30분 갤러거의 패스를 받은 팔머가 박스 안 왼쪽에서 낮고 빠른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골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잡은 것에 대해 첼시 홈관중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경기 주도권은 아스널이 가져갔다. 특유의 짧은 패스를 통한 빌드업으로 기회를 창출하고자 했지만, 첼시의 수비는 견고했고 아스널은 좀처럼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공격은 주도했지만, 확실한 찬스는 맞이하지 못했다. 전반 41분 박스 바깥에서 시도한 제수스의 슈팅 역시 임팩트가 제대로 맞지 않으며 골문 쪽으로 향하지 않았다.


첼시가 역습으로 기회를 잡았다. 전반 43분 스털링이 상대 수비와의 경합을 이겨낸 후, 드리블로 상대 박스 근처까지 돌파했고 패스를 받은 구스토가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 위로 벗어났다. 이후에도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전반은 첼시가 리드를 잡은 채, 마무리됐다.


전반전엔 두 팀의 '팀 컬러'가 확연히 드러났다. 아스널은 볼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짧은 패스와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기회를 창출하고자 했고 첼시는 선수비 후역습에 집중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기준, 점유율은 아스널이 61.2%로 앞섰지만 슈팅 횟수는 6대2로 첼시가 더 많았다.


후반 초반, 첼시가 점수 차를 벌렸다. 후반 2분 박스 왼쪽에서 공을 잡은 무드리크가 크로스를 시도했고 이 공은 그대로 아스널의 골망으로 빨려들어갔다. 아스널이 만회골을 넣고자 했다. 후반 11분 박스 안에서 토미야스가 슈팅을 시도했고 이 공은 상대 수비에게 맞고 굴절됐지만, 주심은 골킥을 선언했다. 아스널 선수들은 곧바로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아스널이 치명적인 실수를 할 뻔했다. 후반 12분 전방 압박을 성실히 하던 팔머가 라야의 패스를 가로채 슈팅을 시도했지만 막혔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콜윌의 헤더 슈팅이 나왔지만 이는 골대 위로 벗어났다. 그리고 부심은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고 있었다.


첼시가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21분 역습을 통해 공격을 전개했고 박스 안에서 스털링의 패스를 받은 잭슨이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이했지만, 빠른 판단을 하지 못했고 주춤한 틈을 타서 라야가 공을 잡아냈다. 첼시가 경기를 끝내고자 했다. 후반 24분 하프 스페이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팔머가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아스널이 추격을 시작했다. 후반 31분 산체스의 패스 미스를 놓치지 않은 라이스가 빈 골문을 향해 다이렉트 슈팅을 시도했고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아스널이 균형을 맞췄다. 후반 38분 사카의 크로스를 받은 트로사르가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첼시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2-2로 마무리됐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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