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 죽으면 천국 가?” 가자지구 아홉 살 아들 울며 물었다
지난 7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의 교전이 이어지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라파 국경 검문소가 21일 열리면서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구호품이 전달됐으나 주민들은 여전히 공습 위험에 떨고 있다.
가자지구에서 지역 구호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마흐무드 샬라비는 이날 미국 CNN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끔찍한 현지의 상황을 전했다.
샬라비는 이날까지 약 2주간 봉쇄가 이어지면서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이 정말 비참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의약품은 물론, 깨끗한 물과 전기, 안전하게 오갈 수 있는 통행길 조차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샬라비는 “이 인터뷰를 위해 내 아내는 휴대전화 불빛으로 내 얼굴을 비추고 있다”며 “나 역시도 이 인터뷰를 위해 배터리가 45% 밖에 남지 않은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자지구 북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이 인터뷰를 위한 배터리 소모는 가치가 있다”고 했다.
세 아이의 아버지인 샬라비는 얼마 전 9살 난 아들로부터 어려운 질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은 울면서 ‘아빠, 내가 죽으면 천국에 갈까요, 지옥에 갈까요?’라고 물었다”며 “정말로 대답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나는 목이 메여 몇 초간 말하지 않다가, 아들에게 ‘우리 모두 천국에 갈거야’라고 답했다”고 했다.
샬라비는 “우리에게는 전기도, 연료도, 물도 없다”며 “아이들을 위한 과일이나 야채, 과자, 생필품 조차 살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행히도 의약품도 남지 않았다.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고 했다.
그는 “정말 힘든 상황이다. 우리는 간신히 활동하고 있다. 우리가 가자 지구 내부에서 기능하고 있는 극소수의 조직 중 하나”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한편 이날 이집트 라파 국경 검문소가 열리면서 가자지구 주민을 위한 구호품이 처음으로 반입됐다. 1차 반입 물량은 트럭 20대분으로, 이날 오후 가자지구 남부에 무사히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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