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앞둔 여권?…‘유승민 이준석 12월 창당설’ 모락모락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sgmaeng@mkinternet.com) 2023. 10. 21.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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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사진출처 = 연합뉴스]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라 불렸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한 기점으로 정치권에선 ‘여권 신당론’이 부상하고 있다.

선거구 획정과 공천 등 총선 밑그림이 시작되는 연말을 기점으로 보수 신당 움직임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모두 신당 창당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12월을 ‘마지노선’으로 설정, “변화가 없다면”이라는 전제 하에 결단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선 신당론이 점점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유승민 “12월 이후 신당 창당?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있어”
사진출처 = 연합뉴스
신당 창당과 관련해 구심점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사는 유 전 의원이다.

그는 지난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우리나라 같은 소선거구제 하에서 1번, 2번 정당만 득세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정당을 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안다”면서 “역설적으로 만약 제가 그런 결심을 하게 된다면 그건 정말 대단히 굳은 강한 결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2월까지는 제가 그 결심을 끝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공천이 이루어지기 전에 결정하는 게 떳떳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당내 집단행동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런 뜻을 가진 사람들이 국민의힘에 아직도 있다고 생각한다. 입만 다물고 있는 것”이라며 “12월까지 당이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변할 수 있다. 김기현 지도부도 못 견딜 것”이라고 답했다.

이 전 대표도 지난 17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유 의원은 12월로 잡은 것 같고 저도 나름대로 마지노선이 있다”면서 “(박근혜 비상대책위 때) 배운 것이 정당을 혁신하는 데 100일 정도가 마지노선이겠구나였다. (제22대 총선) 100일 전이면 12월 말 크리스마스 이후”라고 말했다.

다만 다음날인 18일 대구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국민의힘과) 헤어질 결심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윤상현 “1000표, 1500표 싸움 벌이는데” 김민수 “이준석 나가면 지지율 3~4% 오를 것”
윤석열 대통령이 10월17일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앞줄 맨 왼쪽),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앞줄 맨 오른쪽)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지난해 5월 10일 취임한 윤석열 정부 3년차에 치러지는 내년 총선은 향후 국가운영의 방향을 결정짓게 될 변곡점으로의 성격을 띄고 있다. 특히, 윤 정부의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서는 과반인 150석 의석 확보가 절실하다.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이어도 중요 국면마다 180석의 거대 입법 권력 민주당에 막혀 번번히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 중인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국회의 입법 권한이 뒷받침 돼야 한다. 이에 여당은 ‘비윤 신당’의 실현 가능성과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 을)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1000표, 1500표 싸움을 벌이는 수도권에선 국민의힘 후보를 떨어뜨리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면서 “계속 ‘원팀’ 복원을 얘기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도 같은날 CBS 라디오에서 “(두 사람이) 우리 당이 많이 당선되게 하는 힘은 부족할 수 있지만, 떨어뜨리게 하는 힘은 충분하다. (지지율을) 2∼3%는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 정부와 당 지도부를 향한 두 사람의 비판이 ‘위험 수위’에 이르러 내홍과 분열을 부추기고 있기에 오히려 이들이 떠나는 것이 당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19일 MBN ‘아침앤매일경제’에서 “(이 전 대표가 당에서 나가면) 장기적으로 3~4%포인트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본다”면서 “변해야 하는 것은 이준석 대표다. 배신의 아이콘도 이준석 대표”라고 주장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20일 KBS 라디오에서 “이준석, 유승민이 나가면 단기적으로는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빨리 몰아내는 게 당에 도움이 되고 지지율이 3%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는 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이나 이 전 대표의 정권 비판적 행보가 실제 탈당과 신당 창당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유 전 의원의 경우 2017년 탄핵 사태 이후 당시 집권여당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어, 신당 창당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12월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의 호응을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유승민, 이준석이 탈당하고 나가본들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하기 어려울 것이고 당선되기 위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당을 떨어트리기 위해 나가는 것은 과거 대선 때 이정희 후보 같은 역할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민들의 호응을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한번 배신하고 당을 쪼갠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또다시 그런 짓을 하면 국민들은 절대 그런 사람들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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