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다가오는데 연탄 후원 '뚝'...쪽방촌도 시름
[앵커]
연탄으로 난방을 하는 에너지 빈곤층은 전국에 7만여 가구에 달하는데요,
겨울을 앞두고 이미 감소세인 연탄 후원이 올해 크게 줄어 걱정이 큽니다.
쪽방촌 주민을 위한 도움의 손길도 절실한 상황입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기자]
1장에 3.65kg.
연탄을 등에 진 봉사자들이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옵니다.
"199, 200장 다 됐습니다."
한 집에 2백 장씩 담벼락에 연탄이 쌓이자 어르신 입가에도 온기가 퍼집니다.
[이상봉 / 서울 정릉동 : 연탄 2백 장을 이렇게 줘서 고맙고, 마음이 흐뭇해요. 실내 난로에 쓰는 거예요.]
오늘 봉사자들이 배달할 연탄은 모두 2천4백 장입니다.
언뜻 많아 보이지만, 12가구가 한 달 정도면 다 써버리는 양입니다.
난방비 인상으로 에너지 취약 계층의 연탄 수요는 꾸준하지만 후원은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전국의 연탄 사용 가구는 7만4천여 가구로, 겨울을 나기 위해 필요한 연탄은 300만 장에 달합니다.
하지만 올해 연탄 후원은 11만 장으로 목표량의 4% 수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넘게 줄었습니다.
코로나19와 고물가, 경기 하락 여파로 안 그래도 감소 추세이던 후원이 최근 더욱 급감한 건데, 후원단체는 애가 탑니다.
[허기복 / 밥상공동체복지재단 연탄은행 대표 : (한 장에) 천 원을 줘도 고지대 달동네 같은 경우는 배달이 안 되는 상태예요. 후원과 봉사가 갈수록 줄어서 (목표량) 300만 장에 턱없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쪽방촌도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역 근처 쪽방촌에 지난 8월 문을 연 '온기창고'.
쪽방 주민들이 무료로 매달 10만 점을 받아 포인트만큼 생필품을 마련하는 공간입니다.
[김소희 / 서울 후암동 쪽방 주민 : 음료수, 화장지, 햄 이런 거 사러 여기 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하지만 정기적으로 물품을 후원하는 기업은 아직 두 곳뿐, 매대 곳곳이 휑하게 비었습니다.
[유호연 / 서울역 쪽방 상담소 소장 : 온기 창고를 이용하는 쪽방촌 주민들은 7백 명 정도, 하루 이용객은 3백 명 정도 됩니다.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곳은 두 군데밖에 없어서 턱없이 부족한 상태여서….]
고물가, 고유가 속 취약계층은 더욱 혹독한 겨울을 앞두고 있습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촬영기자: 이수연
그래픽: 김진호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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