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2주만에 숨통 트인 가자지구…"구호품 전달 계속돼야"(종합2보)
국제사회 "중요한 첫걸음"…이날 전달된 구호품으론 역부족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라파 통행로가 개방돼 구호물자가 처음으로 가자지구로 진입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21일(현지시간) 오전 10시가 지난 후 라파 통행로를 거쳐 가자지구로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들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오늘 들어갈 예정인 구호 호송대에는 의약품, 제한된 양의 식량(통조림)을 운반하는 트럭 20대가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구호품 트럭이 통과한 후 라파 통행로는 다시 굳게 닫혔다.
국제사회는 이날 구호품 전달이 지난 7일 분쟁 발발 이후 처음이라는 데 의의를 두고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무고한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줄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 책임자는 "이번 수송이 가자 주민들에게 필수 물자를 제공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노력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번 첫 수송이 마지막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구호품에는 약품과 식량 등이 포함됐다.
유엔 세계 보건기구는 부상 환자의 안정을 위한 외상 의약품, 기본 필수 의약품 및 만성 질환 치료를 위한 의약품을 포함한 물품을 보냈다고 밝혔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21일(현지시간) 가자지구로 처음 진입한 구호품에 식량 60톤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WFP는 참치나 밀가루, 파스타, 콩 등이 담긴 통조림을 가능한 한 빨리 도움이 필요한 주민에게 배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디 매케인 WFP 사무총장은 "가자지구에 대한 즉각적이고 안전하며 지속적인 인도주의적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고 이집트 측에 촉구했다.
그러나 이날 구호품에서 연료는 제외됐다.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무기와 폭발물을 제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가자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분배하기 위해서는 연료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하며 구호품 전달을 '협상 카드'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
이날 구호품 전달은 지난 18일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구호물품을 실은 차량 20대분을 가자지구로 반입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유엔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하루에 최소 100대의 트럭 진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라파 검문소 인근에는 세계 각국에서 지원한 200대분(약 3000톤)의 구호품이 대기했다. 이 가운데 이날 전달된 것은 극히 일부인 20대분에 불과한 것이다.
카타르 도하 하마드 빈 칼리파 대학의 마크 오웬 존스 중동학 조교수는 가자지구로 들어온 구호물품 트럭 20대분이 "절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약 10만톤의 구호품으로는 50만명의 사람들이 일주일 가량 버틸 수 있는 양"이라며 "가자지구에 200만명이 거주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지원이 과연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이날 구호품 트럭이 통과하기 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은 현지시간 오전 10시(한국시간 21일 오후 4시)에 개방할 수도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들이 가자지구를 떠날 수 있도록 얼마나 오래 개방될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가자에서 이집트로 넘어가기 위해 기다리던 사람들은 결국 라파 통행로를 건너지 못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라파 통행로는 가자지구 남부에서 이집트 시나이반도와 통하는 길이다. 이집트는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자체는 찬성하지만, 난민이 대거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로 라파 통행로를 막아 왔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트럭에 구호품만 실려있는지, 이 지원품이 하마스가 아닌 민간인에게 전달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국경 개방을 반대해 왔다. 현재 가자지구는 식량과 식수, 연료 부족으로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해 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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