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직원이 사무용품 납품 대가로 뇌물수수…벌금·집행유예 선고

부산지법, 30대 檢수사관에 벌금 500만 원·180만 원 추징
공무직엔 집행유예·1400만 원 추징명령…“죄질 좋지 않아”
검찰 “수사관과 공무직 범죄 밝혀내 기소…해임·해고 처분”

법정 내부에 설치된 법원 상징물. 연합뉴스 자료 사진

검찰청에 사무용품을 납품하는 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검찰 관계자들이 법정에서 벌금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4단독(부장 장병준)은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부산지검 서부지청 소속 검찰 수사관인 30대 A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A 씨에 대한 자격정지 선고를 유예하고 180만 원을 추징했다.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A 씨와 함께 기소된 부산지검 총무과 공무직인 40대 B 씨에게는 징역 1년 3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1400만 원 추징 명령도 함께 내려졌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2021년 12월 9일 부산지검 서부지청 청사 7층에서 부산의 한 사무용품 납품업자인 50대 C 씨로부터 현금 30만 원을 받는 등 1년 4개월 동안 8차례에 걸쳐 현금과 백화점 상품권 등 18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B 씨는 C 씨로부터 일정한 금액의 사무용품을 납품받기로 한 후, 일부만 납품받는 수법으로 2021년 9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5차례에 걸쳐 C 씨에게 16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게 한 혐의를 받았다.

B 씨는 그 대가로 2021년 9월 16일 부산지검 1층 주차장에서 C 씨로부터 현금 200만 원을 받는 등 8차례에 걸쳐 1400만 원을 받았다. B 씨는 이번 일로 해임됐다.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C 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검찰청에서 사용하는 사무용품 등에 관한 구매는 통상 수의계약으로 이뤄지고, 업무 담당자가 지정한 업체로부터 납품을 받기 때문에 거래업체 선정에 상당한 역할을 담당한다”며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자체 감찰 및 수사 착수, 압수수색과 구속영장 청구 등을 통해 해당 수사관과 공무직의 범죄를 밝혀내 기소한 사안”이라며 “이미 징계절차에 회부해 수사관은 해임 처분을 하고 공무직은 해고했다”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