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앞에 ‘장애의 벽’은 없다…제주 첫 통합 윈드오케스트라
[KBS 제주] [앵커]
악기 하나를 제대로 다루고, 여러 악기가 모여 하나의 곡을 연주하려면 오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죠.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연주단이 결성돼,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습니다.
민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텅 빈 공연장 무대가 연주자들로 가득 채워집니다.
[이정석/지휘자/제주위드어스 윈드오케스트라 : "1년 동안 준비했던 것을 선보이는 자리라서, 좋은 공연이 성황리에 끝날 것 같습니다. 한 번 해보겠습니다."]
지휘자의 손짓 하나하나에 진중한 표정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단원들.
클라리넷을 부는 앳된 학생부터 색소폰을 다루는 중·노년까지, 여느 연주단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 단원으로 이뤄진 오케스트라입니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홍정원 군은 대회 수상 경력이 있는 플루티스트.
[홍정원/제주위드어스 윈드오케스트라 단원 : "(청중들이) '정원이 잘했다'고 박수도 쳐주고.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얻고 싶어서, 열심히 연주하고 싶습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고민욱 씨는 어엿한 연주자로서 자신감도 가졌습니다.
[고민욱/윈드오케스트라 단원 : "(관객들이 환호해주면) 기분이 좋고, 가슴이 찡합니다."]
지난해 12월 창단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제주의 첫 오케스트라.
단원 50여 명 가운데 1/3이 발달장애인입니다.
[이정석/지휘자/제주위드어스 윈드오케스트라 : "장애 인식 개선 교육과 더불어서 비장애인도 이러한 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같이 통합하고자 장애인과 비장애인, 제주 최초로 통합 오케스트라를 만들게 됐습니다."]
1년간 준비한 첫 창단 공연을 앞둔 시간, 900여 객석이 가득 차고, 공연이 시작됩니다.
웅장한 관악기와 타악기 소리가 적막을 깨고, 하나가 된 화음.
2시간을 훌쩍 넘는 공연 내내 땀으로 흠뻑 젖은 단원들의 모습은 관객들의 마음까지 울립니다.
[남택순·김춘생·임은경/색소폰 동호회원 : "정말 가슴이 뭉클하고. 저희들은 비장애인들인데도 불구하고 자꾸 망설이고, 용기를 내지 못하잖아요. 그런데 장애인이라도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자신감이있고.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사분음표 네 개가 들어가는 '한 마디'를 연주해내기 위해, 셀 수 없을 만큼 반복한 끝에 비로소 하나의 선율을 함께 그려낸 단원들.
음악 앞에선, '장애'라는 벽은 없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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