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시장…‘오일쇼크’로 가는 갈림길 [경제 대기권]

박대기 2023. 10. 2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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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 흐름과 우리 살림살이의 연관성을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경제 대기권> 오늘(21일)도 박대기 기자와 함께 합니다.

박 기자, 오늘은 어떤 내용이죠?

[기자]

2주 전 시작한 중동 사태, 물론 인명 피해가 더 큰 문제이지만 우리 경제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점을 따져보겠습니다.

[앵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유가죠?

[기자]

그렇습니다.

첫 키워드로 '오일쇼크?'를 가져왔습니다.

1970년대 오일쇼크를 경험하지 않은 분들도 이야기는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주유소에 석유가 다 떨어져서 길게 줄이 늘어섰고, 물가상승률이 25%가 넘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 사태를 야기한 것이 '4차 중동전쟁'이었습니다.

1973년에 발발한 이스라엘 대 아랍세계의 싸움이었는데, 이 전쟁 50주년을 맞은 날의 바로 다음 날인 지난 7일에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했습니다.

날짜를 일부러 맞춘 것으로 보이고요, 전쟁의 규모도 50년 만에 최대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또 다른 오일 쇼크를 부르는 것 아니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실제로 '쇼크'로 볼 만한 기미나 조짐이 있을까요?

[기자]

아직은 갈림길에 있습니다.

분석 기관들도 시나리오별로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요.

우선 지금처럼 소강 상태만 계속된다든지, 지상군 투입이 단기전으로 마무리될 경우 유가는 소폭 오르겠지만 큰 경제적 여파는 없을 전망입니다.

반면, 하마스의 방비가 튼튼하고 헤즈볼라 등 인근 무장세력이 가세해 장기전이 된다면 유가는 배럴 당 20달러가량 오를 거란 분석도 있습니다.

이 경우, 상당한 물가 상승과 성장률 하락이 예상됩니다.

더 나쁜 시나리오도 있는데요, 바로 이란과의 직접 교전입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할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공격도 가능합니다.

이때는 이란이 석유 수송로를 통제하면서 유가는 최고 150달러까지 치솟고 물가가 걷잡을 수 없이 오르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습니다.

하마스가 미국인 인질 두 명을 석방하긴 했지만, 아직은 세 시나리오 모두 가능성이 남아있습니다.

[앵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요 며칠 좀 떨어진 거 같은데, 이거 안심할 상황이 아니겠군요?

[기자]

네, 그래서 다음 키워드로 '주유는 일찍'을 가져왔습니다.

주유를 하시려면 오늘이나 내일 하시는 게 좋습니다.

국내 가격에 국제 시세가 반영되는 데 2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전쟁 이후 국제 가격은 두바이유 기준으로 10% 올랐습니다.

[앵커]

기름값 오르면 주유소만 비싸지는 게 아니라 결국, 온갖 물가가 다 뛰게 되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음 키워드로 '공깃밥 2천 원'을 가져왔습니다.

꽤 오랜 세월 동안 식당에서 공깃밥 추가하면 천 원을 받고는 했는데요.

최근엔 2천 원을 받는 식당이 하나 둘 등장하고 있습니다.

쌀값이 평년보다 14% 오른데다, 에너지 요금이 오른 영향을 받은 걸로 보입니다.

밥값이 오른 것이 이번 전쟁 탓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유가를 시작으로 물가를 더 밀어 올릴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뭐 죄다 '오르는' 얘긴데, 이 얘기도 안 할 수가 없죠? 금리 이것도 전쟁 여파가 좀 있지요?

[기자]

전쟁도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전쟁과 빚'을 마지막 키워드로 뽑아봤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두 전쟁을 위해서 140조 원 규모의 안보예산을 미국 의회에 요청했는데요.

군비가 늘어나면 미국의 국채 발행도 증가하고 이 국채를 팔기 위해서 금리는 자꾸 높아집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한때 5%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지요.

뿐만 아니라 환율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쟁이 발생하면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오르는데, 미국의 금리 상승은 원·달러 환율을 더 올립니다.

고환율은 국내 물가를 더 끌어올리고 고금리는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키웁니다.

전쟁이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경제에도 깊은 상처를 남기는 이윱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대기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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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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