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카이로에 모인 정상들 "중동 안정" 촉구…해법은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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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과 유럽 주요 국가의 정상 및 외무 장관들이 이집트 카이로에 모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초래한 인도적 재앙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국가의 체제가 확립될 때만 중동에서 안보와 평화를 이룰 수 있다"며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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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국들, 팔레스타인 권리보장 방점…이스라엘·미 불참에 실질 해법 난망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중동과 유럽 주요 국가의 정상 및 외무 장관들이 이집트 카이로에 모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초래한 인도적 재앙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스라엘과 그 맹방인 미국의 불참 속에 열린 이번 정상회의에서 분쟁의 참상을 공유하고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자는 제안이 이어졌지만, 엇갈린 이해관계를 풀어내고 분쟁을 실질적으로 멈추게 할 원칙이 도출되진 못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카이로에서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가 열렸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대행 등 유럽 정상들과 카타르, 바레인, 요르단, 쿠웨이트의 왕실 지도자,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중동과 아프리카의 지도자들도 상당수 참석했다.
유럽 주요 국가인 독일, 프랑스, 영국, 노르웨이와 주요 7개국(G7) 회원인 일본에서는 외무장관을 파견했다. 중국 정부는 자이쥔 중동특사를 보냈다.
회의에 참석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휴전을 호소했다.
그는 "인구 240만명의 팔레스타인 거주지에서 수천 명이 사망하고 100만명 이상이 난민이 되는 인도주의적 재앙을 겪고 있다"면서 "이 끔찍한 악몽을 끝내기 위한 조치"로 인도주의적 휴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방국들도 무력이 아닌 대화로 분쟁 해법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이탈리아 멜로니 총리는 "전쟁 확대를 피하고 분쟁 당사자들이 해결책을 찾을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고,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어떤 군사 개입도 정치적 해법을 대체할 수 없다"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평화 프로세스가 재개돼야 한다"고 밝혔다.
중동·아프리카 정상들은 무력 충돌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는 팔레스타인의 권리 보호에 무게를 실은 목소리를 쏟아냈다.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바레인 국왕은 "팔레스타인인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는 중동 안정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아랍 세계가 듣고 있는 메시지는 팔레스타인인의 생명이 이스라엘인의 생명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이스라엘 지도부는 불의의 토대 위에 국가를 세우면 번영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우리 국민을 국경 너머로 이주시키려는 시도에 대해 경고한다"며 "우리 국민은 그들의 땅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국가의 체제가 확립될 때만 중동에서 안보와 평화를 이룰 수 있다"며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자국으로 팔레스타인인을 이주시키는 방안에 명확히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해결책은 이주가 아니라 팔레스타인인이 합법적 권리에 접근하게 하고, 독립 국가에서 생활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정상회의에는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그 우방국 미국이 나오지 않았다.
하마스의 공습을 받은 이스라엘의 방어권 문제를 평화 회의 합의 사항에 반영하기가 실질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회의 참가국의 공동 성명이 도출되기 어렵거나, 성명이 나온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기본 원칙이 담기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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