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 찍은 '맨 가슴 한국 여인'···노출 이유가 "아들 출산 과시"라는 유명 포럼
한해에만 300만명이 찾는 독일 베를린의 훔볼트 포럼이 한국유물특별전에 전시한 조선 여인의 사진을 철거했다. 이 사진 속 여성은 젖가슴을 드러냈는데 일본인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비녀로 잘못 소개한 일본 머리 장식도 전시장에서 사라졌다.
독일 훔볼트포럼 아시아예술·민속학 박물관은 20일(현지시간) 개장전 한국유물특별전 '아리아리랑'에서 '물긷는 여인'이라고 이름 붙인 가슴을 드러낸 조선 여인의 사진을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이 사진은 독일 베이징 공사관에 근무했던 아돌프 피셔가 1905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직접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과 함께 전시됐었다.
하지만 실제론 이 사진은 일본인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며 1890년대 중반부터 유통됐고 1907년에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경성사진관이 발행한 한국풍속풍경사진첩에 수록돼 있다.
이 사진 앞에 설명에는 '자랑스러운 어머니들'이라는 제목 아래 조선시대 중기부터는 아들만 유산상속을 받을 수 있고 가문을 이을 수 있어 여성들이 아들을 낳으면 매우 자랑스러워했다며 하류 계층 여성들은 항아리를 든 이 여성처럼 수유하는 젖가슴을 드러내면서 자신이 아들을 낳았음을 보여줬다고 기재됐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이날 주독일한국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일본인이 스튜디오에서 모델을 세워서 촬영한 가슴을 드러낸 조선 여성의 사진을 마치 독일인이 찍은 사진인 것처럼 전시했다, 조선 여성을 대상화하고 조선 문화가 열등하고 미개하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일본이 의도를 갖고 제작한 사진"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조선은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사진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박물관측은 앞서 지난 18일에는 20세기 전반 한국 비녀로 소개했던 일본 여성의 머리 장식인 칸자시(簪)로 추정되는 유물을 조선 여성들이 사용한 용품 전시장에서 없애고 "전시물을 제거했다"라는 설명을 적어넣었다. 17일부터 한국언론의 보도가 이뤄진 직후다.
연합뉴스는 19일부터 훔볼트포럼 아시아예술·민속학 박물관 측에 전시물 제거와 관련한 입장과 향후 계획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지만,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
프로이센문화유산재단 관계자는 "전시물을 제거한 게 답이 아니겠느냐"라고 훔볼트포럼의 입장에 대해 언급했다.
주독일한국문화원(원장 양상근) 관계자는 "다른 전시설명에 대해서도 국립중앙박물관이 검토하고 있다"면서 "전체 검토를 해서 보내주면 바로 시급한 것은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증대상은 모두 16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훔볼트 포럼 아시아예술·민속학 박물관은 지난 13일부터 한국유물특별전 '아리아리랑-폐쇄된 왕국에 대한 매혹'을 열고, 프로이센문화유산재단 민속학박물관에 소장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조선시대(1392년~1910년) 등의 한국 유물 1천800여점 중 120점을 선별해 선보이고 있다. 전시 기간은 내년 4월 21일까지다.
이정희 전 베를린자유대 교수가 이끄는 훔볼트 포럼 민속학박물관 한국 소장품에 대한 연구프로젝트가 전시의 학술적 기초를 제공했다고 훔볼트 포럼 측은 보도자료에 소개했다.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채용된 훔볼트 포럼 한국관 전담 큐레이터 마리아 소보트카씨가 기획한 첫 전시인 이 전시는 주독일한국대사관과 한국문화원,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 국립중앙박물관의 후원을 받았다고 훔볼트 포럼은 밝혔다.
주독일한국문화원은 2021년 12월 훔볼트 포럼 아시아예술·민속학 박물관을 관할하는 프로이센문화유산재단과 한국전시실의 연구, 조사, 전시강화를 위한 3년간의 지원협약을 체결하면서 전시 큐레이터 임금과 전시 프로젝트비 등 48만 유로(약 6억8천665만원)를 일괄 지급했다. 문체부의 국외 박물관 한국실 지원사업의 일환으로다. 이번 특별전에는 한독수교 140주년 기념 예산 2억5천만원도 투입됐다.
김홍균 주독일한국대사는 이날 국정감사 답변에서 "제기된 오류에 대해 국립중앙박물관과 훔볼트 포럼 측이 지금 협의를 하고 있는 단계로, 훔볼트 포럼 측에서 전혀 수정할 게 없다는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이어 "앞으로 대사관에서 적극적으로 관여를 해서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고, 또 논란이 있는 부분은 굳이 논란이 있는 작품을 전시할 필요가 있느냐는 논의를 통해 훔볼트 포럼 측과 계속 협의하고 대화하고 협력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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