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형이 원래 겁이 없어서" NC 대역전극 이끈 활약, 담담했던 고교 후배도 이것만큼은 예상 못 했다 [인천 현장]

인천=김동윤 기자 2023. 10. 21. 20: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인천=김동윤 기자]
NC 서호철이 19일 열린 2023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회 말 만루홈런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그 형(서호철)이 원래 겁이 없어서...."

고교 선배의 맹활약에 담담했던 박성한(25·SSG 랜더스)도 이것만큼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만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터진 서호철(27·NC 다이노스)의 만루홈런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한 방이었다.

SSG는 22일 오후 2시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NC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7전4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SSG 선수단은 하루 전인 21일 같은 장소에서 약 한 시간 동안 준플레이오프 대비 최종 훈련에 나섰다. 훈련 분위기는 차분했다. 타격 훈련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춘 훈련에서 한유섬, 하재훈이 최근 성적을 반영하듯 좋은 타구를 날리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잔부상이 있는 선수들은 가볍게 몸을 풀면서 체력 회복에 주력했다.

맏형 추신수(41)는 "다들 나보다 우승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라..."라고 웃으면서 "포스트시즌까지 왔으면 어느 팀이든 경쟁력 있는 팀이라 (누가 올라오든) 다들 크게 신경 쓰지 않은 것 같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마라톤에서도 누가 처음에 먼저 출발했느냐보다 마지막에 들어오는 사람이 기억된다. 선수들에게도 별 말은 하지 않았다. 그저 '우리는 마지막에 기억되는 팀이 되자고 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4위 NC와 5위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관심 있게 본 박성한 같은 선수도 있었다. 불과 보름 전까지만 해도 '한 팀'으로써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수확하고 아시안게임 4연패를 이룬 대표팀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 대표팀에 함께 승선한 김주원, 김형준, 김영규는 지난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NC가 두산을 14-9로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데 기여했다. 김주원은 뛰어난 유격수 수비와 함께 4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으로 3출루에 성공했고, 김영규는 1이닝 무실점으로 허리를 지탱했다. 대표팀 주전 포수 김형준은 멀티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4타점으로 MVP급 활약을 펼쳤다.

박성한. /사진=SSG 랜더스

박성한은 "다들 크게 신경 안 쓰신다. (초반 분위기만 보면) 두산이 이길 줄 알았는데 경기가 그렇게 될 줄 몰랐다. 선배들도 NC가 잘해서 이겼다고 하셨다"면서 "(김)형준이가 대표팀 갔다 오더니 방망이에 눈을 떴는지 잘 치더라. (김)주원이도 수비는 물론이고 방망이도 페이스가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날 NC의 대역전극을 이끈 서호철의 활약에는 '고교 후배' 박성한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박성한은 순천북초-여수중-효천고를 졸업하고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6순위로 SK(현 SSG)에 입단했다. 순천남산초-순천이수중-효천고-동의대 졸업 후 2019년 2차 9라운드 87순위로 NC에 입단한 서호철은 박성한의 2년 선배였다.

박성한은 "고등학교 때 (서)호철이 형이 3학년일 때 내가 1학년이었다. 그 형은 그때부터 공에 겁이 없고 근성 있게 정말 열심히 하는 형이었다"고 담담하게 그 시절을 회상했다.

하지만 만루홈런을 예상했냐는 물음에는 "그건 전혀 예상 못 했다. 부상 후에 실전도 한 경기(실제로는 두 경기) 뛰고 왔다고 하던데 그런 거치곤 너무 잘한다. 우리도 방심하면 안 될 것 같다"고 웃었다.

SSG는 올해 NC와 정규시즌 8승 8패로 호각을 이뤘다. 10월 마지막 5경기에서 4승 1패를 하면서 이룬 결과였다. 김원형 SSG 감독도 "NC는 타선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포진돼 있고, 투·타 모두 성장 중인 젊은 선수들이 많다. 꾸준히 좋은 타율을 유지하는 팀이라 우리도 시즌 내내 고전했다. 그런 만큼 상대보다는 우리 선수의 당일 컨디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경계했다.

박성한 역시 "NC-두산전을 보면서 다들 가을이라 집중하는 것도 남다르다고 느꼈다. 수비 하나가 엄청 중요한 것 같기도 하고 수비 하나 때문에 분위기가 많이 넘어가기도 해서 수비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단기전은 정말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것 같다. 나도 내가 해야 하는 것에만 집중해 잘하려 한다"고 각오를 내보였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