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도 아닌데 “관광객, 도민 발도 묶였다”.. 난데없는 항공권 품귀, 어쩌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3. 10. 2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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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단 등 관광객 계속
주중, 주말 뭍나들이 어려워
‘당일치기’ 등 표 구하기 난항
국내선 부족.. “요금도 올라”


“아예 표가 없다는게 말이 되나요? 지금이 성수기도 아닌데, 대기표까지 막아두고. 이런 일은 정말 처음이에요”

21일 주말. 놀러가는 것도 아닌, 갑작스런 집안 어른의 부고로 부산행 표가 급해 공항을 찾은 윤◯◯(47)씨. 설마했지만, 전 항공사가 모두 매진이라는데 할 말을 잃었습니다. 사전예약을 할 겨를도 없었거니와 빈 좌석을 확인할 상황도 아니었지만 이렇게까지 표가 마를 줄 몰랐습니다.
대기조차 받지 않으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하소연할 곳조차 없어 막막할 뿐입니다.

내일(22일), 심지어 한두 편 보이던 모레(23일)까지도 금새 표가 사라져버려, 입이 바짝 말랐습니다.

“내일도 못가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항공사를 다그친다고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답답하네요”라는 윤씨는 “이 시기에 이 정도로 좌석이 없을 정도라면, 정책적으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심각한 상황 아닌가요?”라고 반문했습니다.


제주 하늘길에 표 ‘가뭄’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관광객도 관광객이지만, 여기에 더해 도민들의 발까지 묶였습니다. 최근 들어 ‘설마, 내 표 하나 없을까’하고 안심했다가, 윤씨와 마찬가지로 ‘매진’사례에 부딪히는 경우가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외여행으로 국내 관광객들이 빠지고, 제주를 찾는 내국인 수요가 줄어 관광시장이 걱정이라는데, 뭍나들이까지 벽에 부딪힌 셈입니다.

주중 항공권은 물론, 주말 표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 버린데다 요금 수준조차 낮지 않아 가뜩이나 고물가시대 부담 수준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 국제선 집중.. 국내선 편성↓, 수급 '한계'

통상적으로 해외로 빠져버린 항공사들의 기재가 1순위, 두 번째는 계속 늘어나는 관광 수요에서 원인을 찾고는 합니다. 

다만 실제 그만큼 항공편 수가 줄었고 관광객이 안오는지는 좀더 살펴봐야할 것이란 주문이 나옵니다.

앞서 제주도의 '제주공항 항공수송 실적' 자료에 따르면 여름 성수기인 지난 6~8월 석 달 제주공항을 오간 국내선 운항편은 4만 3,509편(공급좌석 820만 4,526석), 여객 742만 8,466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운항편 수가 2.3%(1,017편), 공급좌석은 5.5%(47만 석), 여객은 5.8%(45만 3,416명) 줄었습니다.

이를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컸습니다. 2019년 같은 기간 운항편이 4만 5,567편으로 4.5%(2,058편), 공급좌석이 875만 2,062석으로 6.3%(54만 7,536석), 여객이 810만 493명으로 8.3%(67만 2,027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운항편과 좌석 감소에 따라 여객 역시 크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국내선, 지난해보다↓..“회복 추세”

계속 이렇게 줄어들고 있나 봤더니 다소 양상이 달랐습니다. 지난해보다 주춤했지만, 코로나19 때보다 오히려 운항편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9월 한 달만 봐도 도착 기준 제주 국내선이 6,609편으로 지난해(6,785편)보다 감소했지만 코로나 이전 2019년(6,421편)보다는 오히려 많았습니다.

10월 들어서도 상황은 비슷해, 초반 일주일(1~7일) 국내선 도착 운항편 수는 1,603편으로 지난해(1,676편)보다 73편이 줄었지만 2019년 코로나 이전(1,456편)에 비해 오히려 147편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국인 관광객은 일부 주춤해 보이긴 합니다.
10월 들어 지난 20일까지 찾은 국내 관광객이 73만 2,7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3만 3,607명보다 12.1% (10만 842명) 상당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감소 폭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줄어듭니다. 당시 10월 1~20일 79만 5,943명이 찾은데 비해 6만 178명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비교치보다 4만여 명 격차를 좁힙니다. 더 앞서 2018년 10월(1~20일)엔 70여 만명이 찾아, 이때보다는 오히려 더 늘었을 정도입니다.

결국 내국인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줄었다고 해도, 코로나 이전 시기 수준으로 회복되는 양상으로 봐야 한다는데 무게가 실립니다.


■ 가을 단체 계속.. “당분간 좌석난”

더구나 최근엔 수학여행단(학단) 중심으로 가을 단체관광까지 몰리는 추세라 좌석난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항공 탑승률 역시 선호시간대 90% 안팎으로 높아 빈 좌석 찾기가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국적사 관계자는 “학담 수요가 많아 목, 금은 아예 서울을 비롯해 대부분 만석이라고 봐도 된다”면서 “여기에 주말까지 오가는 표들이 대부분 차버리면서 사실 ‘당일치기’로 공항에서 표를 구한다는게 말처럼 쉽지 않은게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11월 들어서도 가을을 만끽하려는 여행 심리와 함께 학단 등 단체 관광객의 발걸음이 몰려 수요가 계속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제주행은 물론 뭍나들이까지, 원하는 시간대는 물론 웬만한 표 구하기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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