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도울 차례"…튀르키예 한국전 참전용사에 새집 선물
[앵커]
지금까지,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주변 중동 국가들의 동포들 상황 전해드렸는데요.
이어서, 그 밖에 각국 한인 사회의 다양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튀르키예입니다.
남동부 지역에 강력한 지진이 난 지 어느덧 8개월이 지났습니다.
복구 작업은 계속되고 있지만, 이재민 상당수가 천막에서 지내는 등 일상 회복까진 갈 길이 아직 먼 상황인데요.
특히 대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한국전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을 위해 우리 동포들이 힘을 모아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줬습니다.
임병인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2월, 규모 7.8의 강진과 잇단 여진으로 무려 5만여 명의 사망자가 난 튀르키예.
건물 잔해더미를 뚫고 복구 작업이 한창이지만, 곳곳은 여전히 폐허 상태입니다.
강진은 이 지역에 거주하던 튀르키예 한국전 참전용사와 가족의 삶도 송두리째 앗아갔습니다.
[인터뷰: 파트마 카라케츨리/ 튀르키예 한국전 참전용사 부인]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어요. '집 안에 갇혀서 죽는구나' 하고서 계속 기도했어요."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고 간이 천막에서 지낸 지도 어느덧 8개월이 넘었습니다.
[무스타파 알칸/ 튀르키예 한국전 참전용사 손자 : 천막에서 지내는 생활은 너무 힘들어요. 날씨는 춥고 천막에서는 가족이 6~7명씩 흩어져서 살아야 했거든요.]
튀르키예 한인 단체가 이들 한국전 참전용사와 가족을 위해 주택 지원 사업에 나섰습니다.
하타이주와 오스마니예주를 포함해 남동부 지역 참전용사 열 가정을 선정해 집을 새로 지어주거나 내부 보수 작업을 진행한 겁니다.
국내 기업과 한국인들도 멀리서나마 모금에 동참했습니다.
[유영선/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사업회 팀장 : 아버지, 할아버지의 희생과 숭고한 희생정신을 다시 한 번 기억하면서 더 의미 있는 미래로 달려갈 수 있는 그런 발판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희 뜻이고요. 한국에서 후원하신 많은 단체와 기관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곳에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안락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여섯 달 동안 진행된 공사.
그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준공식 현장에는 참전용사 가족은 물론 지역 주민들도 함께했습니다.
덕분에 마을은 모처럼 생기가 넘쳐납니다.
[하제르 부르주/ 오스마니예 부시장 : 단순히 복구에 필요한 지원만 해주신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준 것 같아요. 지원과 도움에 힘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조규백 /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사업회 회장 : 70년 전에 어려울 때 그분들이 도왔고 현재는 이분들이 어려울 때 저희가 도왔고 미래는 어려움이 있을 때 항상 저희는 이분들과 같이 있을 겁니다.]
기약 없던 천막 생활을 끝내고 새집에 입주한 참전용사 가족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메흐맷 카라케츨리/ 튀르키예 한국전 참전용사 아들 : 덕분에 새집이 생겼다는 희망을 주셔서 너무 행복했어요. 지진이 언제 일어났는지 다 잊게 해주셨어요. 정말 큰 감동입니다.]
한국전에 파병됐던 튀르키예 참전용사 만 5천여 명 가운데 지금까지 생존한 용사는 3백 명 남짓.
튀르키예 동포 사회는 앞으로도 주택 지원 사업과 함께 참전용사 후손들을 위한 장학 사업을 이어가며, 70여 년 전 한국 땅에서 청춘을 바친 이들의 희생과 노고를 오래 기억하고 보답하고자 합니다.
튀르키예 하타이주에서 YTN 월드 임병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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