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 부를 때 반드시 ‘님’…교정공무원 예절 규정 38년 만에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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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에겐 꼭 '님'자를 붙이고 함께 걸을 땐 한발짝 뒤에서 걸어라.
마치 군인들 제식 같은데.
군대가 아니라 교도소와 구치소에서 근무하는 '교정 공무원' 예절 규정입니다.
자칫 갑질로 보일 수 있는 이 규정이 폐지됩니다.
성혜란 기자입니다.
[기자]
선배 교도관이 앞에 서자 허겁지겁 손을 올려 경례하는 후배 교도관.
[현장음]
"충성! 교도 오재경입니다. 오늘 처음 발령받았습니다. "
하급자가 상사에 먼저 거수경례를 해야 한다는 '교정 공무원 예절 규정'에 따른 겁니다.
교정 공무원이 따라야 할 예절 규정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상사를 부를 땐 반드시 '님'자를 붙여야 하고 상사와 함께 걸을 땐 한발짝 뒤에서 걸어야 합니다.
악수도 상사가 요청할 때만 할 수 있는데, 악수 태도와 방식까지 상세히 정해져 있습니다.
상사의 한발짝 앞에 서서 오른손을 내밀고, 차렷 자세로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절도 있게 직위와 성명을 말해야 합니다.
이 규정은 지난 1985년 만들어졌는데, 아직까지 그대로 남아있던 겁니다.
[금용명 / 교도소연구소 소장(전 안동교도소장)]
"수용자들의 일상생활을 직접 관리하고 (제복 공무원으로서) 감독 체계가 필요했기 때문에 예절 규정이 만들어졌는데 시대가 많이 변화해서…."
법무부는 지난 19일 이 규정을 전격 폐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부 사문화된 규정도 있지만, 자칫 상급자의 갑질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겁니다.
이번 결정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한 장관은 장·차관 등 간부를 부를 때 '님'자를 붙이지 않도록 하고, 관용차 문을 여닫는 의전을 금지시키기도 했습니다.
법무부는 교정 공무원의 처우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성혜란입니다.
영상취재 : 김근목
영상편집 : 방성재
성혜란 기자 saint@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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