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2주 만에 첫 ‘구호트럭’···짧은 안도, 깊은 근심
지난 7일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습을 받은 이스라엘군이 보복 대응에 나선지 ‘2주’만인 21일, 처음으로 구호 물자가 봉쇄된 가자지구에 전달됐다.
하지만 충분한 구호물품이 안정적으로 전달될 수 있을지, 연료 반입 금지 관련 문제, 난민 유입 등 다양한 문제가 여전히 산적해있다.
21일 오전10시쯤(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 20대분이 이집트와 가자지구를 잇는 유일한 통로인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과해 가자지구로 진입했다.
연이은 포격으로 인해 물과 전력, 식량, 의료품 등이 동난 상황에서 봉쇄된 가자지구에 있던 주민들은 하루하루를 불안과 자원 부족에 시달려야 했다.
이에 다수의 국제구호단체들의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 200여대는 지난 15일부터 라파 국경 검문소에 거류하며 가자 주민들에게 구호물자를 전달하려 대기해왔다. 국경 개방에 따른 난민 유입 문제 및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구호물자 전달이 어려웠던 차에 가까스로 성사된 구호물품 전달이라 국제사회는 환호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남아있다는 지적이 있다.
우선 1차 반입분인 트럭 20대분은 200만명의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전달되기엔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유엔은 현재 물, 식료품 등이 거의 고갈된 상태의 주민들에게 고루 전달이 되기 위해선 최소 트럭 100대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입 물품 가운데 연료가 제한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날 보고서에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가자지구 내 1차 의료시설의 60% 이상이 문을 닫았고, 병원들은 전력·의약품과 각종 장비·인력이 고갈돼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남아있는 소량의 연료를 필수 시설인 병원시설로 옮기는 중이라고 전했다.
구호품의 반입이 지속적으로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이스라엘은 1차 구호 물품 반입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해당 물품이 하마스에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조건을 달았으며, 이집트 또한 구호물자 수송대의 안전통행 등을 내세웠다. 이는 반대로 만약 이런 조건이 지켜지지 않으면 언제든 구호품 수송이 중지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라파 검문소 인근에 몰려있는 수백명의 외국인과 이중국적자들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집트는 라파 국경을 통해 난민이 대거 자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왔기 때문이다.
협상 과정에서 이집트는 인도주의적 물자 전달 창구로서 라파 검문소를 일시 개방할 수는 있지만, 팔레스타인 난민을 통과시킬 수는 없다며 강조해왔다.
https://m.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310171522001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 긴급구호 사무차장은 “적대행위가 발생한 지난 7일 이후 처음으로 구호품 호송대가 가자지구에 진입했다는 오늘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늘 일은 구호품을 안전한 방식으로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가자지구 사람들은 수십년 의 고통을 견뎌왔다. 국제사회는 그들이 더 실망하게 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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