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첫 연극 무대 선 한혜진…"내가 할 수 있는 역할 기다린다"
"누군가의 곁에 묵묵히 있어주는 존재 되고파"
"연기의 재미 느끼게 해준 이 연극이 전환점"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강지영
[앵커]
작품마다 섬세하고 깊이 있는 연기로 사랑받는 분이죠. 오랜만에 드라마 복귀에 이어서 이번에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섰습니다. 배우 한혜진 씨를 뉴스룸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화사하십니다. 뉴스 출연은 처음이셔가지고 조금 긴장되신다고…
[한혜진/배우 : 네. 그동안 드라마나 예능으로는 많이 인사드렸는데, 이렇게 뉴스를 전하는 곳에 있다 보니까 설레기도 하지만 좀 긴장도 되고 그렇습니다.]
[앵커]
생경하고 생소하시죠. 올 초에 이제 <신성한, 이혼> 드라마로 복귀하셨었는데 이번에는 연극 무대에 서셨어요. 사실 좀 '연극 무대에 서셨다고'? 그 연극을 도전하게 된 이유라든지, 결심하게 된 배경이 좀 궁금하거든요.
[한혜진/배우 : 항상 그 연극 무대에 대한 열망이 있었는데,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고민만 하다가 이번에 <바닷마을 다이어리>라는 그 영화 원작이 굉장히 좋은 작품이 있는데, 연극화한다고 하기에 '어 이거라면 내가 한번 용기 내서 더 늦기 전에 도전해 보고싶다' 이런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도전해 봤습니다.]
[앵커]
오랜 꿈이셨군요. 이렇게 마음에 품어두었던, 그랬군요. 사실 너무 해보고 싶었던 연극이긴 하지만, 점점 이제 첫 무대 날짜가 다가올수록…
[한혜진/배우 : '어 내가 이거 왜 한다 그랬지'부터 (웃음) 꿈을 꾸는데 정말 대사가 하나도 생각이 안 나는 그런 꿈을 꾸기도 하고, 여러 가지 막 자다가 깨기를 막 수십 번 그렇게 했었어요.]
[앵커]
그러면 또 일어나셔서 또 대본 보시고.
[한혜진/배우 : 네, 불안해서 대본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더라고요.]
[앵커]
연극은 사실 드라마와 좀 많이 다르잖아요. 첫 무대 어땠습니까?
[한혜진/배우 : 그때 정말 심장이 이렇게 빨리 뛸 수도 있구나를 느끼면서, 그렇게 기다렸는데 그 관객들이 주는 그 힘이 엄청나더라고요. 그 에너지를 받으면서 연기를 하니까 금방 풀어졌던 것 같아요.]
[앵커]
네 자매 이야기를 통해서 가족의 소중함을 풀어내는 이야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제 그중에서도 강하고 야무진 첫째 언니 역할을 맡으셨어요. 실제로 세 자매의 막내잖아요. 그러면 이거 연기하기 전에, 첫째 언니한테 좀 참고를 했습니까? 아니면…
[한혜진/배우 : 아니 그런데 사실 제가 막냇동생이긴 하지만, 잔소리를 가장 많이 했던… (웃음) 네, 언니들한테 잔소리를 많이 했던 동생인데 실제 지금 공연 중에도 동생들한테 참 잔소리를 많이 하는… 이질감 없이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연극을 통해서 그러면 한혜진 씨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한혜진/배우 : '사람은 누구나 다 그래. 삶과 죽음은 누구나 다 겪는 거야.' 이런 메시지들이 저희 연극 안에 있는데, 이런 메시지들이 관객들한테도 전해져서 그분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앵커]
위로를 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 담겼군요. 혹시 이번 연극 본인의 대사가 아닐지라도 정말 마음에 와닿고 힘이 돼 주었던, 또 그런 한 줄의 대사들이 있잖아요. 혹시 어떤 게 있었을까요?
[한혜진/배우 : 별거 아니었는데, "중요한 건 그냥 곁에 있어 주는 겁니다"라고 얘기하는 그 대사가 있는데 '아 맞아. 정말 중요한 건 내가 그 사람 옆에 그냥 있어 주는 거구나.' 가족은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참 힘이 되는 존재잖아요. 그래서 '나도 누군가한테 정말 묵묵히 그냥 곁에 있어 주는 존재가 돼야겠다.' 이런 생각들을 해봤어요.]
[앵커]
그런 기운을 또 많이 받으셨기 때문에 그 부분에 공감을 많이 하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남편분이라든지. 기성용 씨도 "자랑스럽다" "너무 잘 봤다" 고생했던 그걸 언급하면서 응원을 하기도 합니다. 많이 좀 어떻게 좀 도와주십니까?
[한혜진/배우 : 지금 아이를 많이 케어해주고 있어서 그게 저한테 굉장히 큰 힘이 되고. 또 남편이 이번에 처음으로 연극을 본 거예요, 살면서. 인생의 첫 연극이 제 연극이어서 정말 되게 경이롭게 생각을 하더라고요. 배우들이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저렇게 무대에서 바로 앞에 관객이 있는데 연기를 할 수가 있냐고… 잘은 모르지만 배우들의 캐릭터가 다 살아있는 것 같다고 그렇게 칭찬을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참 큰 힘이 되고 있어요.]
[앵커]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아, 내가 이렇게 힘을 받고 있구나.'
[한혜진/배우 : 맞아요. 네, 정말 힘이 돼요. 결혼을 추천합니다. (웃음)]
[앵커]
본격 결혼 추천 장려… (웃음) 결혼하면 뭐가 제일 좋습니까?
[한혜진/배우 : 결혼하면요, 같이 누군가를 함께 욕해줘요. (웃음)]
[앵커]
완벽한 내 편이 있다. 한혜진 씨의 가장 좋은 점을 듣고 나니까, 결혼해 볼 만하겠는데요. (웃음) 한혜진 씨가 데뷔한 지가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배우로서 전환점이 되어주었던 작품을 꼽는다면 어떤 작품이 떠오르세요?
[한혜진/배우 : 정말 거짓말이 아니고, 지금 이 연극이 저한테 전환점이 되는 것 같아요. 그전에는 사실 연기가 제게 늘 고민이고 좀 두려운 대상이었거든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일이긴 하지만 항상 작품에 임할 때 두려움이 컸었는데, 이번 연극을 하면서 '어 연기가 이렇게 재밌는 거구나' '연기를 할 때 너무 행복하다' 이런 거를 요새 느끼고 있어서 이게 저한테 큰 힘이 돼주고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어요.]
[앵커]
그러면 한혜진 씨가 좀 맡아보고 싶은 역할이라든지,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싶다든지 그런 것들도 좀 있습니까?
[한혜진/배우 : 사실 맡고 싶은 역할은 정말 무궁무진한데, 제가 아직 악한 역할은 한 번도 해보지를 못했어요. 그래서 그런 역할을 좀 한번 도전해 보고 싶기도 하고, 아니면 많이 좀 풀어진 역할을 한번 자유롭게 해보고 싶다. 이제 제가 40대 초반이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애매할 수 있는 나이잖아요. 젊지도 그렇다고 많지도 않은 나이인데, 이 시간들을 잘 넘어갈 수 있는 그런 역할들을 좀 만났으면 좋겠다. 그런 염원은 있어요.]
[앵커]
대중에게 그러면 한혜진 씨가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그런 욕심이 있는지…
[한혜진/배우 : 큰 꿈보다는 그냥 제 자리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낸 배우다, 라고 기억되고 싶어요. 연기라는 것은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항상 인내하고 기다리면서 내 역할 결국은 내가 할 수 있는 그 역할을 기다리는 게 우리가 할 일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평생 할 수 있다"라는 말에서 배우를 평생 하고 싶으시구나, 연기를 평생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맞습니까?
[한혜진/배우 : 네, 맞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작품에서 오래오래 뵙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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