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 사망한 가자지구 ‘병원 참사’...AP “궤도 이탈한 팔 로켓 원인인듯”
지난 17일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자지구 병원 참사가 과연 누구의 책임인지 첨예한 진실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AP통신이 “궤도를 이탈한 팔레스타인 측의 로켓 추락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https://m.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310191619001
21일 AP통신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의 폭발 참사는 가자지구 내에서 발사된 로켓이 궤도를 이탈해 공중에서 폭발한 뒤 지상으로 추락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는 12건이 넘는 병원 폭발 전후 순간을 담은 뉴스 방송 영상과 위성사진, 일반사진, 소셜미디어 게시물 등을 분석한 결과다.
판단의 핵심 근거가 된 영상은 병원 폭발이 일어난 오후 7시 직전 알자지라 방송이 생중계한 가자지구 스카이라인이다. 해당 영상은 인근 지상에서 일제히 발사된 로켓들을 확대 촬영해 보여줬다. 발사된 로켓들 가운데 한발이 다른 로켓들과의 궤도에서 벗어나 멀리 빛이 보이는 이스라엘 쪽에서 멀어지며 대부분의 전기 차단으로 어두운 가자시티로 다시 향한 것으로 보인다고 AP 통신은 설명했다.
이어 멀리 지상에서 작은 폭발이 보였고 2초 뒤에는 촬영 카메라 근처에서 큰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당시 생방송 화면의 자막에는 가자지구 시간이 오후 6시 59분으로 적혀있었다.
AP 통신은 알자지라 영상과 정확히 같은 시간에 이스라엘 영토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 이스라엘과 접한 팔레스타인 국경 쪽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기 전에 최소 17발의 로켓이 가자지구 내에서 발사됐다. 로켓 발사와 폭발 모두 가자시티 쪽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알아흘리 병원에서 남동쪽으로 16㎞ 떨어진 이스라엘 네티보트 마을에서 촬영된 이스라엘 채널12 방송의 영상에도 오후 6시59분 발사된 로켓들이 포착됐다.
이를 종합해 볼 때 가자지구 내에서 여러 발의 로켓이 발사돼 이중 한발이 공중에서 터졌고 3초 후에 알아흘리 병원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이 AP 통신의 결론이다.
폭발 1분 후인 오후 7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은 텔레그램을 통해 “점령된 아슈다드에 로켓들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아슈다드는 이스라엘 남부 항구도시로 가자지구 북부에서 50㎞ 거리에 있다.
전 미군 정보분석가이자 오픈소스 정보 전문가인 헨리 슐로트맨은 “추가 증거가 없다면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가자지구 내에서 발사된 로켓이 비행 도중 추락해 병원을 잘못 강타한 것”이라고 말했다.
폭발 원인을 두고 이스라엘과 미국 등은 감청 정보는 물론 폭발 지역 웅덩이 규모가 이스라엘군 폭탄의 위력에 비해 작다는 점 등을 들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로켓 오발’이라고 규정해왔지만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의 폭격이라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가지 하마드 하마스 대변인은 AP 통신에 이번 폭발 원인에 대한 유엔의 조사를 환영할 것이라고 밝히며 “미국 대통령이 조사도 없이 ‘이스라엘 버전’에 동의한다”고 비난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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