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조종사들 “T-50 타고 구름 위 하늘 나는 꿈 이뤘다”…692 대 1 경쟁 뚫어

제9기 국민조종사, 비행체험 및 임명식 개최
선발된 4명의 제9기 국민조종사 국산 고등훈련기 T-50 탑승
서해대교부터 동쪽으로 한반도를 횡단하며 대한민국 영공에서 체험비행 실시

국민조종사와 명예조종사가 2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체험비행에 앞서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12시 방향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종섭, 미셸 장, 이호정, 김의현, 유동현씨. 공군 제공

4명의 국민조종사들이 한반도 상공 구름 위를 나는 꿈을 실현했다.

공군은 21일 서울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개최 중인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3’(서울 ADEX 2023) 행사장에서 ‘제9기 국민조종사 및 명예조종사 임명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국민조종사와 명예조종사는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에 탑승해 하늘을 나는 꿈을 이뤘다.

국민조종사와 명예조종사가 21일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에 탑승해 대한민국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공군 제공

이날 행사에는 692대 1의 경쟁을 뚫고 제9기 국민조종사로 선발된 순직조종사 친형 김종섭(49·회사원), 신경외과 의사 김의현(47), 결혼이민자 이호정(41·주부), 대학생 유동현(26)씨와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명예조종사로 선발된 미 제51전투비행단 미셸 장 중위가 주인공이다.

국민조종사와 명예조종사가 21일 공군 서울공항에서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체험비행에 앞서 블랙이글스 비행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미셸 장, 이호정, 김종섭, 김의현, 유동현씨. 공군 제공

국민조종사와 명예조종사는 오전 서울공항에서 T-50 체험 비행을 실시하고, 오후 2시에는 서울 아덱스 행사장에서 정상화 공군참모총장으로부터 공군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와 국민조종사 및 명예조종사 ‘임명장’을 받았다.

이날 오전, T-50 고등훈련기에 탑승한 국민조종사와 명예조종사들은 서울공항에서 이륙해 서해대교부터 동쪽으로 횡단하며 험준한 태백산맥을 지나 동해안의 정동진과 삼척 해안까지, 대한민국의 영토 곳곳을 약 1시간 동안 둘러봤다. 이어 임무공역에 진입해 전투조종사들의 공중 전투·전술임무 기동을 체험하고 서울공항으로 무사히 귀환했다.

비행을 마친 김종섭 씨는 “국산항공기를 타고 한반도를 내려보면서, 몸과 마음을 바쳐 조국 영공을 지키고자 했던 동생의 마음이 느껴졌다”며 “아버지의 부재에도 건강하고 반듯하게 성장해준 조카들이 오늘 저의 모습을 보고 아버지의 헌신과 그 멋졌던 모습을 기억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베트남에서 온 이민자 이호정 국민조종사가 21일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체험비행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함께 비행한 공사 62기 조종사 신민형 소령과 엄지를 치켜세운 이호정씨. 공군 제공

함께 비행한 이호정 씨는 “한국에 온 이후로 가족들에게 항상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었던 꿈을 이룬 기분이다”라며 “나의 도전이 한국에 있는 이민자들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조요진(중령) 공군 문화홍보과장은 “제9기 국민조종사들이 오늘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군 조종사들의 애국심과 헌신을 기억해주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각자의 위치에서 꿈과 희망을 선물하는 멋진 인생을 살아가시길 기원한다”라고 당부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