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상 논란' 육사, 홍범도·김좌진·안중근 등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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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빚은 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김좌진·안중근 장군 등을 기린 교내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육사 충무관에 있는 독립전쟁 영웅실은 지난 2018년 홍범도·김좌진·안중근 장군, 우당 이회영 선생 등 7명의 독립영웅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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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6·25 등 '국난극복사' 학습 장소로 재편
野 "항일 투쟁사 지우고 친일파 면죄부 주려는 것"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빚은 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김좌진·안중근 장군 등을 기린 교내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육사는 이 공간들을 임진왜란, 6·25 전쟁, 월남전 파병 등 '국난극복사'를 학습하는 장소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21일 육군이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육군은 지난 16일 독립전쟁 영웅실 개편에 착공했다. 작업은 다음달 2일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육사 충무관에 있는 독립전쟁 영웅실은 지난 2018년 홍범도·김좌진·안중근 장군, 우당 이회영 선생 등 7명의 독립영웅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공간이다.
육군은 지난해 11월 육사 현장토의회의에서 앞서 논란이 된 '독립전쟁 영웅(홍범도 등) 흉상'과 독립전쟁 영웅실을 "특정 시기 및 단체 관련 중복 및 편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사례로 평가했다. 이어 영웅실을 "사관생도의 국가관, 안보관, 역사관 향상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개편 방안을 세웠다. 지난 7월 육군은 육사에 철거·재편 공사비로 예산 3억7,200만 원을 배정했다.
육군이 '편향성'을 근거로 들어 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핑계일 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마찬가지로 '독립군 역사 지우기'가 숨겨진 의도라는 게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육사 홈페이지에 소개된 육사 내 기념물은 총 37개인데, 이중 91.9%인 34개는 육사 교육이념이나 6.25전쟁 관련이고, 독립군·광복군 관련해선 안중근 의사 동상과 그를 기리는 충의비와 흉상 등 단 3개(8.1%)"라며 "독립전쟁 영웅실은 당초 홈페이지 소개에서도 제외돼있었다"고 비판했다.
개편 작업이 시작되면서 항일 투사들의 명패와 게시물 등은 제거되고, 고대~조선시대부터 현대 한국군까지 역사 속 '국난'을 가르치는 학습 자료와 연표 등이 대신 배치될 예정이다. 특정 인물을 기리는 공간에서 시대별 국난극복사를 통시적으로 학습하는 공간으로 확대한다는 취지다.
野 "항일 투쟁사 지우는 정권, 친일파에 면죄부?"
이날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서면 브리핑을 내고 "윤석열 정권은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한 것도 부족해, 독립전쟁 영웅들을 기리는 공간까지 모두 없애려 하고 있다"며 "중복 및 편향성에 대한 우려로 사관생도의 국가관, 안보관, 역사관 향상을 위한 조치라는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보궐선거로 국민의 질책을 받고도 뭘 반성해야 하는지 모르나. 제대로 반성한다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와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절대 다수의 국민이 반대하는 일을 밀어붙이는 건 종래에 극우 뉴라이트 사관을 정통 사관으로 세워 우리의 항일 투쟁사를 지우고 친일파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걸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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