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공짜, 실화냐?" 요금 없앴더니 도로에 자동차 430만대가 사라졌다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아이가 일곱 살 생일이 지나면 요금 내야 하는 걸 몰랐어요. 무료로 버스를 탈 수 있다니 좋네요.”(경기 화성시 거주 블로거)
만 6~23세, 그리고 만 65세 이상이라면 관내의 시내 및 마을버스요금을 100% 돌려받을 수 있다. 한 마디로 ‘공짜’다. 경기 화성시의 무상교통 실험의 일환이다.
교통편의를 높이는 것 외에 주목할 만한 성과도 나타났다.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났고, 승용차 운행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줄어든 승용차가 2년간 무려 430만대에 이른다.
녹색전환연구소에서 지난달 발간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경기도 녹색일자리 창출방안’에 따르면 무상교통 및 버스공영제 등 정책을 실시한 지역에서는 버스 이용률이 늘어났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무상교통을 도입한 전남 신안군에서 버스 이용자는 연간 19만명에서 65만3000명으로, 2.4배 늘어났다. 수도권에서 무상교통을 처음 도입한 화성시의 버스 이용자도 연 148만2396명에서 384만6685명으로, 1.6배 증가했다.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는 약 2년간 화성시는 도로 위에 승용차가 430만대 이상 줄인 효과를 냈다.
보고서는 “이용객이 160% 늘었고 무상교통 대상자인 청소년 이용비율은 전체 8%에서 11%로 상승했다”며 “2021년 120만5000대, 2022년 312만7000대 승용차 감축 효과를 본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공짜 요금’은 대중교통 이용을 늘린다. 승용차를 타던 사람들을 대중교통으로 유입시키면서 온실가스 배출은 자연히 줄어든다.
교통 분야에서 나오는 온실가스의 90%가량이 도로, 즉 자동차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무상교통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책으로 꼽히는 이유다.
시민단체 환경정의의 지난해 분석에 따르면 대중교통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서울에서 1인당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0.876t이었으나 그외 광역지자체는 평균 2.14t을 배출했다.
경기도만 해도 아직 대중교통보다는 승용차에 의존적이다. 승용차 수단 분담률(44.6%)이 버스(15.2%)의 3배 수준이다. 경기도의 대중교통이 서울로 향하는 광역교통 체계 중심이라 도내에서 이동하기 불편해서다.
이런 탓에 경기도에서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 중 29%는 도로에서 나온다. 국내 전체(13.7%)의 두 배를 훌쩍 웃돈다.
문제는 승용차 의존이 더 심해졌다는 점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에서 사업 승합차(버스)의 주행거리는 2019년보다 2021년 20.9% 감소한 반면 승용차의 주행거리는 같은 기간 15.3%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를 겪는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와 경제회복 정책으로 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녹색전환연구소는 “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 유류세 인하를 실시했고 일부 지자체는 교통유발부담금 경감 조치 등과 같이 개인승용차 사용을 더욱 부추기는 정책을 실시했다”고 지적했다.
무상교통의 효과는 화성시민의 반응에서 드러났다. 경기연구원의 화성시민 76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90.4%가 ‘무상교통 정책의 필요하다’고 했다. 무상교통 대상자의 98.1%, 무상교통 비대상자의 85.0%가 이같이 답했다.
대상자 중 80.1%가 무상교통 정책을 이용해 월평균 2만2926원을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하지 않는 19.9%의 응답자들은 가장 큰 이유로 공짜 요금이 ‘화성시 관내 통행만 지원하기 때문’(51.9%)이라고 답했다.
무상교통 정책과 병행 추진할 정책대안으로는 ‘간선버스 노선 선정 및 관리’(28.3%)를 가장 선호했다. 이어 ‘버스 운행 횟수 증대’(21.3%), ‘정시성 및 배차 간격 관리’(20.8%) 순이었다.
경기연구원은 “무상교통 참여율과 효과를 동시에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 간 광역권 통행을 무상교통에 포함시킬 필요성이 있다”며 “무상교통 수혜 주체와 세금납부 주체의 불일치 문제가 발생하므로 예산 확보가 어려워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광역지자체 및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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