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안전불감, 아차! 추락사'...안전보건공단, ‘패트롤 데이’ 산재 예방 [산업안전PLUS]

김정규 기자 2023. 10. 2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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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도내 건설현장 사망자 376명
이중 절반 넘는 196명이 추락으로 숨져
안전모 쓰고 안전대 신체 연결이 최선책

경기도내 건설현장에서 한 해 평균 125명의 근로자가 생을 마감하고 있다. 건설업은 모든 업종 중 산재 사고사망이 가장 많이 나오는 업종이며, 이들 근로자 절반이 ‘떨어져’ 목숨을 잃는다. 어쩌면 건설업 추락사는 산재 사망사고에서 가장 원초적인 사고 중 하나인데, 그만큼 이를 막기 위해선 ‘기본과 원칙’이 중요하다. 건설업 추락사를 예방하기 위해선 어떤 작업 수칙이 지켜져야 하는지 자세하게 살펴본다. 편집자주

건설현장 작업 모습. 경기일보DB

■ 건설업, 산재 사망 최다…가장 많이 떨어져 죽는다

21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20~2022년 3년간 경기도내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누적 사고사망자 수는 총 376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137명 ▲2021년 123명 ▲2022년 116명으로 발생, 한 해 평균으로 따져보면 약 125.3명이 건설업 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로 좁혀서 따져보면 건설업 사고사망자 수(116명)는 전체 사고 사망자 수(257명)의 45.1%에 달했다. 다른 업종의 사고 사망과 비교해봐도 건설업 사고사망은 제조업보다 약 1.8배 많았다. 올해의 경우 9월 말 기준으로 근로자 72명이 건설현장에서 생을 마감했다.

안전보건공단 경기지역본부 데이터 제공

이들은 어떤 재해로 인해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을까. 산재로 인한 사고사망의 원인은 ‘떨어짐’, ‘끼임’, ‘부딪힘’ 등으로 분류되는데, 요약하면 건설현장의 노동자들은 대부분 ‘떨어져’ 사망한다. 같은 기간 도내 건설업에선 누적 사고 사망자 376명 중 196명(52.1%)이 ‘추락’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의 경우 건설업 내 추락사는 59건으로 건설업 전체 사고사망 건수(116건)에서 50.9%로 최다였다.

■ “알면 막을 수 있다”…건설업 추락사, 어떻게 발생하나

수원시 장안구의 한 주상복합시설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이 비계에 올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민경찬PD

그렇다면 건설업에서의 추락은 어떤 형태로 일어날까. 안전보건공단은 추락 사고사망 발생의 주요 사례를 ▲비계 위 외벽작업 중 발을 헛디뎌 추락 ▲공장지붕 설치 중 중심 잃고 추락 ▲자재운반 중 개구부(뚫린 부분)로 추락 ▲철골조립 중 이동식 비계에서 추락 등으로 정리했다.

이 같은 추락 사고의 형태는 안타까운 실제 사례로도 확인된다.

지난 10일 시흥시 정왕동의 한 물류센터 공사 현장에선 용역업체 소속 60대 근로자 A씨가 추락해 사망했는데, 당시 A씨는 7~9m 높이의 작업대에 올라 배관 공사를 하던 중 작업대가 쓰러지며 아래로 떨어져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지난 6월 김포시에 소재한 한 공장에선 지붕 판넬 설치 작업 중 판넬이 미끄러지며 근로자 B씨가 판넬과 함께 8.2m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2월에는 구리시의 한 고속도로 공사현장 교랑 상판에선 근로자 한 명이 개구부 덮개를 치우던 중 1.7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 “기본이 가장 중요” 안전모·안전대 착용, 건설업 추락사 예방의 핵심

건설업 추락사를 막기 위해선 어떤 조치가 필수적일까. 안전보건공단은 큰 틀에서 건설업 추락 예방을 위해 ‘안전모’와 ‘안전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건설현장 근로자들이 작업을 앞두고 안전모를 쓰고 있다. 민경찬PD

우선, 안전모는 제조사가 권장하는 주기에 맞춰 교체하고 손상되거나 파손된 제품은 사용하면 안 된다. 턱끈을 조여 안전모가 벗겨지지 않도록 고정해 사용해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건설현장에서 안전모를 벗어선 안 된다는 점이다. 기본이자 원칙이지만 안전모 탈모는 건설현장에서 왕왕 일어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안전대를 착용한 건설현장 근로자들이 안전난간에 안전고리를 걸고 있다. 민경찬PD

이와 함께 안전대 역시 건설업 추락 예방의 중요한 축이다. 안전대는 근로자의 신체를 지지하는 요소와 구조물 등에 연결하는 요소로 나뉘며, 근로자의 행동 반경을 제한해 추락을 방지한다. 안전대는 그네식과 벨트식으로 구분되는데, 그네식은 추락 시 충격 하중을 분산시켜 신체보호 효과가 뛰어나며 벨트식 안전대는 위치고정용이나 사다리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안전대 착용 역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밖에도 현장에선 반드시 추락 위험 장소에 작업발판과 안전난간을 설치해야 하며, 개구부에는 반드시 덮개를 설치해야만 한다.

■ 안전보건공단, ‘패트롤 데이’로 건설업 추락 잡는다

안전보건공단의 패트롤 카 모습. 민경찬PD

이런 가운데 안전보건공단이 ‘패트롤 데이’를 통해 건설현장 내 추락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의 한 주상복합시설 건설현장. 건설 자재를 바삐 나르는 근로자들 앞으로 초록색의 안전보건공단 경기지역본부 패트롤 카가 모습을 드러냈다. 공단 건설안전부 등 인원 4명은 패트롤 카에서 내렸고, 현장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들의 ‘매의 눈’은 슬라브 철근 배근 작업이 이뤄지는 공간에 다다르자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곳에선 건물 외벽을 둘러싼 비계의 안전상태를 볼 수 있었고, 엘레베이터 용도로 사용되는 개구부 등의 안전상태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시스템 비계의 안전조치는 갖춰졌는지, 안전모와 안전대 착용은 올바로 이뤄졌는지, 작업발판 설치 상태는 양호한지 등을 살펴보며 ‘사망사고 위험 시정지시서’에 체크를 이어 나갔다.

지난 11일 수원시 장안구의 한 주상복합시설 공사현장에서 안전보건공단 직원들이 패트롤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민경찬PD

또 현장에선 비계에 중간 난간대 하나가 빠져있는 상황이 발견돼, 즉시 시정되기도 했다. 순간의 방심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패트롤 인력’의 매의 눈은 약 1시간 동안 현장 곳곳을 향했다.

이날 진행된 ‘페트롤 데이’는 3대 사고유형(추락, 끼임, 부딪힘)·8대 요인을 중점 관리대상으로 선정하고 고위험 요인·기인물에 대한 핵심 점검사항을 집중점검해 실질적 안전조치를 확보하는 점검이다. 특히 건설업 추락과 관련해선 비계, 지붕, 사다리, 고소작업대(차) 등을 점검하며, 작업발판·안전난간·추락방호망 설치, 개구부 덮개 설치, 개인보호구 착용 등을 필수 확인하게 된다.

지난 11일 수원시 장안구의 한 주상복합시설 공사현장에서 안전보건공단 직원들이 패트롤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민경찬PD

사업 대상은 건설업 공사금액 1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사업장이며, ▲사전홍보 ▲불시방문 ▲패트롤 현장점검 ▲ 시정지시 ▲노동부 감독 요청 ▲사업장 재점검 등의 절차로 진행된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건설업 사망사고 감축은 안전보호구 착용, 추락방호조치 등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패트롤 현장 점검을 통해 건설업 사망사고를 줄여나가는 한편 위험요인 미개선 불량사업장도 개선이 이뤄질 수 있게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 해당 기사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안전문화 확산 공모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김정규 기자 kyu515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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