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도 깜빡 속은 '나솔 성대모사'의 달인, 비법은 바로…"
성우는 목소리만 연기? 표정, 몸까지 다 써야
활동 영역? 더빙·내레이션·성대모사까지 다양
특색 없다 생각했던 목소리, 성대모사엔 최적
우연히 시작한 성대모사, 이젠 '유튜버'도 익숙
배우·댄서도 해보고파, 계속 새로운 도전할 것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김보민 성우 (유튜브 '쓰복만' 운영자)
◇ 채선아> 10년 차쯤 되면 남한테 할 말이 생긴다. 한 자리에서 10년 이상 밥 벌어 먹고사는 갖가지 생활 속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보는 시간. <10년 차>! 오늘은 성대모사 달인으로 정말 유명한 분이죠. 목소리부터 표정, 시선 처리까지 똑같이 따라 하는 '인간 복사기'로 불리는 분을 모셨습니다. 유튜브 <쓰복만>을 운영하는 김보민 성우님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김보민> 네 안녕하세요. EBS 성우, 그리고 유튜브 <쓰복만>으로 활동하고 있는 성우 김보민이라고 합니다.
◇ 채선아> 벌써 7년 차라고 들었어요.
◆ 김보민> 그러니까요. 진짜 세월이 빠른 것 같습니다. 그런데 10년 차 전까지는 아직은 좀 무르익지 않은 느낌이라고 봐야 하거든요. 예전에도 선배님들이 "어우 야 10년은 해야 성우지" 10년은 해야 한다. 그래서 아직은 좀 더 열심히 해야죠.
◇ 채선아> 처음에 성우라는 직업을 갖게 되시기까지 꽤 오랜 시간 걸렸다고 들었어요.
◆ 김보민> 네 제가 지망생을 6년 정도 했어요. 딱 6년 차 되던 해에 합격했거든요. 보통 평균적인 기간이에요. 빨리 되는 분들은 1년~3년 안에 되시는 분들도 있는데 보통 대부분은 5년 이상은 해요.
◇ 채선아> 성우 자체가 길이 좁네요. 막상 시험 봤을 때 내 목소리는 메리트가 없다고 느끼셨다고 들었어요.
◆ 김보민> 계속 불합격하니까 안 되는 이유를 계속 찾게 되잖아요. 왜 안 됐을까 혹시 목소리 때문인가라는 생각까지 한 거죠. 그런데 사실은 목소리가 아닌 연기적인 부분에 더 집중해야 했는데 워낙 소리가 좋으신 분들이 많다 보니까 제 소리는 특색이 없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딱 들었을 때 꽂히는 느낌이라든지 아니면 어떤 느낌으로 주는 색깔이 있잖아요. 저한텐 없는 것 같아서 고민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저희 선생님께서 "보민아, 너의 소리를 더 멋지게 들려주게 하는 건 정말 종이 한 장 차이야. 그런데 너의 연기를 통해서 그 소리를 더 좋게 들리게 할 수 있어"라고 하셨어요. 그 부분에 좀 더 집중해 보면 어떻겠느냐 하셔서 관점을 다르게 바꿔서 생각할 수 있게 됐던 것 같아요. 저는 단편적으로만 생각했던 거죠.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제 소리가 너무 좋고요. 다양한 역할들을 소화할 수 있으면서 너무 치우치지 않은 부분이 강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 채선아> 특색이 너무 강한 목소리였으면 성대모사가 잘 안됐을 것 같아요.
◆ 김보민> 그랬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다양한 성대모사를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채선아> 지망생으로 6년 가까이 준비를 하셨으면 그 시간을 버틸 만큼 성우에 대한 꿈이 확실하셨나 봐요.
◆ 김보민> 맞아요. 제가 최근에 생활기록부를 제출할 일이 있어서 봤는데 제가 중학교 때도 장래 희망을 성우라고 기입했더라고요. 꾸준히 고등학교 때도 '그래 맞아. 내가 성우를 정말 이만큼 좋아했었지'라고 생각했었어요. 일단 제가 성우라는 직업에 필요할 만한 부분들에 대해서 흥미를 많이 가지고 있었더라고요. 연기를 한다든지 어떤 걸 보고 따라 한다든지 소리를 변성하면서 뭔가 표현하는 걸 흥미가 있어서 취미처럼 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제 성격 자체도 워낙 재미있는 것도 좋아하고 친구들 앞에서 뭔가 계속 내뿜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직업이 성우라고 생각했어요. 직업이 특이하기도 했고 생소하면서 멋있어 보였어요. 그래서 성우를 직업으로 가지면 진짜 멋있겠다고 생각했었죠.
◇ 채선아> 성우의 영역이 굉장히 넓잖아요. 성대모사도 하시지만 더빙, 내레이션도 하고 광고도 출연하고, 또 부캐인 유튜버 <쓰복만> 얘기를 좀 해볼게요. 맨 처음에 유튜브에 성대모사 영상을 어떻게 올리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 김보민> 그때 제가 한창 <스카이캐슬>이라는 드라마를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요. 워낙 캐릭터 강한 인물들이 많잖아요. 드라마를 다 보고 나니까 당연히 따라 할 수밖에 없게 되는 거예요. 몇 번 따라 해 봤는데 그걸 제 남자친구가 옆에서 보고 찍어준 거예요. 제가 얼굴을 바꿔주는 앱을 이용해서 더 그럴싸하게 비슷하게 찍어서 그걸 편집해서 올렸어요. 유튜브라는 공간이 그때만 해도 제 거를 보는 분들이 아무도 없어서 '그래 올려놓으면 어때' 그리고 채널에 제 샘플도 같이 올려놨었거든요.
그래서 샘플도 올릴 겸 누군가가 볼 수도 있고 PD님들이 제 목소리 샘플을 들으러 왔다가 나에게 이런 면도 있다, 이런 재미있는 것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릴 수 있기도 하고 또 재미있으면 그만이니까 한번 보고 웃으시면 또 좋으니까 여러 가지 생각에서 올려놨던 건데요. 딱 그 주에 <스카이캐슬> 드라마가 시청률이 확 떠서 정말 운때가 잘 맞았다고 해야 하는 거죠.
◇ 채선아> <스카이캐슬>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다양한 드라마 따라 하셨잖아요.
◆ 김보민> 맞아요. 그때 너무 재미있어서 그 뒤부터 이것도 따라 해 보고 저것도 따라 해 보고 집에 있는 소품을 이용해서 분장도 해보고 그렇게 해서 유튜버가 된 거죠. 사실 유튜버를 할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누가 저한테 "유튜버 쓰복만 님이시죠?" 하니까 '내가 유튜버가 됐구나.' 이렇게 된 거죠.
◇ 채선아> 최근에 저 진짜 인상 깊게 봤는데 <나는 솔로> 16기 영숙 있잖아요. 역대급 기수라고 불리는데요. 16기 영숙은 어떤 식으로 연기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김보민> 제가 <나는 솔로> 애청자거든요. 매주 수요일 본방 사수하면서 너무 즐겁게 봤는데요. 방송을 11주 했더라고요. 드라마도 거의 그 정도 하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드라마 한 편을 본 거라고 생각하고, 아니나 다를까 다 끝나고 나니까 음성과 표정과 그런 것들이 제 뇌리에 남아 있다 보니까 한번 뱉어봤는데 '이거 느낌 비슷한데? 한번 해볼까?' 그즈음에 다른 분들도 패러디를 많이 하시는 거예요. 캐릭터가 확실하신 분들이 많았어요. 저는 어떤 인물의 말투나 캐릭터가 확실한 분들이 더 따라 하기 쉽고 눈이 더 많이 가요. 그러다 보니까 따라 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심지어 영숙 님께서 댓글을 또 남겨주셨어요.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우리 아들이 "엄마다"라고 했다고'
◇ 채선아> 그 정도로 비슷했다는 거네요.
◆ 김보민> 그래서 감사하다고 남겨주셨어요.
◇ 채선아> <쓰복만> 채널에 달린 댓글도 "목소리뿐만 아니라 시선 처리, 입 모양, 손동작 얼굴 근육까지 너무 똑같다"는 댓글들이 많았거든요. 성우라는 직업이 우리가 항상 목소리로만 듣다 보니까 표정은 볼 수 없었는데 <쓰복만> 채널은 좀 다른 점 같아요.
◆ 김보민> 아무래도 저는 화면을 통해서 보여드리지만 흔히들 성우를 목소리로 연기하는 사람, 정말 목소리로만 할 것 같은데 결국에는 온몸, 얼굴 근육과 표정을 활용해야지만 표현이 되거든요. 사실 성우도 배우들이랑 똑같이 모든 근육을 활용해서 연기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저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연기했기 때문에 목소리로만 표현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저희도 이미 모든 걸 활용해서 연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우 출신의 배우도 많고 저도 나중에 배우로서의 꿈이 있고요.
◇ 채선아> 기대가 됩니다. 저희가 끝으로 <10년 차> 출연진분들한테는 이 얘기를 꼭 여쭤봐요. 다음에 태어나도 성우라는 직업을 선택하실 건가요?
◆ 김보민> 너무 감동적인 질문인데요. 저는 선택하지 않겠습니다. (웃음)
◇ 채선아> (웃음) 다들 여기 나오시는 분들은 원래 하던 직업을 안 한다고 하세요.
◆ 김보민> 제가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이번 생애는 해봤으니까 다음 생애는 다른 것도 한번 도전해 보면 어떨까? 좀 더 다채롭게 어떨까? 이 생은 성우로서 제가 다 쏟아부었으니까 다음 생애는 새로운 것에 한 번 쏟아부어보고 싶다고 생각해요.
◇ 채선아> 다른 건 어떤 쪽에 도전을 하고 싶은 건가요?
◆ 김보민> 제가 어렸을 때 춤추는 걸 좋아했거든요. 혼자 노래 들으면서 거울 앞에서 되지도 않는 춤을 췄는데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했고요. 그래서 내가 25년 더 젊었으면 아이돌에 도전해보거나 혹은 댄서를 한번 해볼까.. 그래서 다음 생에는 댄서의 꿈을 한번 펼치고 싶어요.
◇ 채선아> 네. 댄서를 지망하는 성우 <쓰복만> 님과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오늘 여기서 인사 나눌게요. 고맙습니다.
◆ 김보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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