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의 솔직토크] '아버지와의 추억' G2 야이크의 ID에는 감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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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혼난 기억을 ID로 평생 간직하고 있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아버지와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ID로 평생 간직하고 있는 선수도 있다.
바로 G2의 '야이크' 마르틴 순델린이 그 선수다.
레이싱 게임, 그리소 앞서 말한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등 아빠와의 게임에서 항상 졌는데, 덕분에 이렇게 승부욕있는 선수로 성장하게 된 것 같아요.
가족의 힘 덕분일까? 그는 G2로 이적한 지 두달만에 팀을 2023 윈터 우승자로 발돋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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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이솔 기자) 아버지에게 혼난 기억을 ID로 평생 간직하고 있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아버지와의 잊을 수 없는 추억을 ID로 평생 간직하고 있는 선수도 있다. 바로 G2의 '야이크' 마르틴 순델린이 그 선수다.
20일 오후 2시부터 서울 KBS아레나에서 펼쳐진 2023 월드챔피언십 스위스 스테이지 2R 경기 G2 이스포츠(G2)-웨이보 게이밍(WBG)전에서는 초반 불리함을 뒤집은 G2가 WBG를 제압하고 2승 조로 향했다.
- 경기 관련
이날 경기를 마친 야이크는 경기 소감으로 '아쉬움'을 내비쳤다.
"초반 게임은 사실 좋지 못했는데, 중후반 경기를 잘 풀어갔다. 어제와 비슷한 양상이다. 초반 경기 및 오브젝트 관리가 사실 잘 되고 있지 않다"
WBG를 상대하며 상대로 중점적으로 준비한 것은 있었을까?
"DK전을 복기하며 어제 못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준비했다. 근데 오늘도 바론 트라이를 비롯해 못한 부분이 나온 것 같은데, 오늘도 이 부분을 개선하도록 모여서 회의를 해봐야겠다"
LCK의 해설진은 경기를 보며 '현대미술'로 이를 표현했다. 경기 내에서의 판단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말씀들이 많았는데, 왜 이런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을까? 혹시 G2의 아이덴티티일까?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려는 의도는 아니다. 저희가 이상하게 이득보고 이겨놓고 갑자기 다 던져버리고, 뜬금없이 정신차리고 잘 해져서 이기고 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보는 사람은 재미있는 경기일지 몰라도 분명히 고쳐야 할 패턴이라고 생각한다"
그 '패턴'의 결정체는 21분 바론시도였다. 상대와 거리를 벌려야 하는 조합임에도 바론을 먼저 시도, 스틸당하고 4명이 전사하는 등 게임을 괴멸시킬 뻔 한 판단이 나왔는데, 어떻게 이 판단을 내리게 됐는지 궁금했다.
"팀적으로 결정한 내용이다. 용이 3개나 밀리고 있어서 뭔가 해야 한다는 급박감이 있었다. 내가 렐이라서 바론을 빨리 녹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다가 바론을 어떻게 쳐야 하는지, 그리고 상대가 어디로 진입하고 어떻게 이를 받아쳐야 할 지에 대해서 서로 말이 너무 많이 오고가게 됐고, 오더가 뒤죽박죽 되서 경기를 내줬다"
비록 어려운 경기였지만, G2가 승리를 따내게 된 계기도 있었을 터. 야이크는 언제 승리를 예감했을까?
"28분경 미드라인 한타에서 아지르를 녹여버렸고, 상대에게 3인궁도 적중시키는 등 좋은 그림을 만들어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그 때부터 게임을 컨트롤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러던 도중 위기도 있었다. 캡스-브로큰블레이드가 상대 본진 안쪽으로 텔레포트를 활용한 것. 백도어 상황, 어떤 판단이었을까?
"우리가 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뒷 텔레포트가 찍힌걸 보고, 심지어 두 개의 텔레포트가 찍힌 걸 보고 큰일났다고 생각했다. 그 상황에서 캡스가 아무말도 하지 않고 텔레포트를 활용했다. 깜짝 놀라긴 했지만 덕분에 상대에게 큰 압박을 심어주게 되었다"
역시 캡스다운 활약이었다.
- 개인 관련
큰 의미 없는 아이디도 있지만, 왠지 모범생 야이크라면 어딘가에서 영감을 받아서 ID를 만들었을 법 했다.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라는 게임에서 '아이크(파이어 엠블렘: 창염의 궤적)'라는 캐릭터를 정말로 좋아했다. 이를 살짝 바꿔서 아이디를 짓게 된 것이 바로 야이크다"
"9살에서 12살때까지 정말 많이 했다. 사촌이나 형제들, 그리고 부모님과도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며 좋은 추억들을 쌓았다. 야이크도 그 좋은 추억이 녹아 있는 아이디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롤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뒤로부터는 많이 플레이하지는 못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게임을 플레이할 정도로 '게임 가족'인 야이크의 가족. 많은 지지를 보내주는 가족들, 특히 아버지께 한말씀 전할 것을 요청했다.
안녕하세요 아버지,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를 보러 한국에 와 계세요. 여기까지 이렇게 와주셔서, 그리고 항상 나에게 응원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릴때 아빠랑 게임하던 추억이 생각나네요. 레이싱 게임, 그리소 앞서 말한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등 아빠와의 게임에서 항상 졌는데, 덕분에 이렇게 승부욕있는 선수로 성장하게 된 것 같아요. 아버지 항상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가족의 힘 덕분일까? 그는 G2로 이적한 지 두달만에 팀을 2023 윈터 우승자로 발돋움시켰다. 이런 성장세의 원인이 있다면?
"코칭스탭의 힘이 컸다. 딜런 코치님이 게임을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선수로 성장해야 하는지를 매일매일 지도해주신 덕분에 이렇게 급속도로 리그 정상에 설 수 있는 선수가 됐다"
마지막으로, 응원을 보내주고 계신 LEC와 LCK 팬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했다.
"매경기 응원 감사드린다. 응원을 받는다는 그 자체만으로 가슴이 뛴다. 한국에도 LCK와 G2팬들이 많다고 느껴지는데, 감사드린다는 말 자체로는 모자라겠지만, 좋은 경기력으로 성원에 화답하도록 노력하겠다"
어쩌다 보니 인터뷰 마지막이 수상 소감처럼 감사인사를 전하는 자리가 됐다. 이처럼 모두에게 감사할 줄 알고, 항상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펼치는 야이크. 그의 앞길을 축복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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